즉석카메라, 한국서 유독 잘 팔리는 이유

일반입력 :2012/11/13 13:13    수정: 2012/11/13 18:25

김희연 기자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아날로그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그 중에서도 카메라가 특히 그렇다. 디지털 카메라의 화질과 성능 향상으로 아날로그 카메라 시장은 날이 갈수록 하향길을 걸었지만 유일하게 즉석카메라만이 아날로그 감성을 이어나가고 있다.

디지털 시대 마지막 남은 아날로그 카메라 브랜드 인스탁스가 여심 공략에 나선다. 한국후지필름은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인스탁스 미니8 출시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어 신제품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이날 한국후지필름은 국내외 시장 비즈니스 전략도 함께 공개했다.

■인스탁스, 소녀 카메라로 인기 잇는다

인스탁스 미니8은 10~20대 초반 여성들을 타깃으로 여성들의 작은 손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크기와 무게를 줄인 것이 특징이다. 색상 역시 핑크, 블루, 옐로, 화이트, 블랙 등 5종의 파스텔톤 멀티 컬러로 출시됐다.

신제품은 화사하게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하이키 모드를 추가해 촬영 상황에 맞게 빛의 양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제품 가격도 12만8천원으로 저렴해 구매 부담을 최소화했다.

최근 디지털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아날로그 카메라 수요가 줄어들었다. 즉석카메라 대표 브랜드였던 폴라로이드사가 낮은 시장성으로 철수하면서 인스탁스는 전세계 유일한 즉석카메라 브랜드가 됐다.

디지털화 속에서도 연간 글로벌 판매량 200만대를 기록하며 스마트폰 판매율과 비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후지필름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첫 선을 보인 지난 1998년 이 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2005~201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39%로 국내 누적 판매수도 160만대에 이른다.

한국후지필름 관계자는 “미니8은 장소 환경에 따라 카메라가 자동으로 빛의 양을 판단해 LED로 촬영 모드를 알려줘 카메라 알려주는 모드에 다이얼을 맞추고 촬영 가능하다”면서 “노출조정을 수동에서 반 자동으로 업그레이드한 점도 기존 제품과의 차별점이다”고 설명했다.

■즉석카메라 국내 인기요인, 뭐길래?

지난해 인스탁스 글로벌 판매량 140여만대 중 20%인 28만대를 한국 소비자들이 구입했다. 꾸준히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전 세계에서 즉석카메라가 가장 많이 팔리는 나라가 됐다.

이런 인기요인은 바로 여심잡기에 성공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여성들은 일반 카메라와는 다른 느낌의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을 즉석카메라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여기에 카메라 자체의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을 적용한 즉석 카메라가 출시돼 갖고 싶은 소품으로 자리잡았다.

즉석카메라는 감성카메라라는 키워드로 여성유저들을 공략했다. 인스탁스 제품의 경우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공식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캐릭터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개발 및 출시하고 한국 내에서만 다양한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이면서 국내시장에서 꾸준히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관련기사

또한 기존에는 전자양판점을 통해서만 판매하던 제품을 다양한 유통채널로 확대한 점도 꼽을 수 있다. 여성들이 자주 찾는 교보문고, 아트박스 등부터 오픈마켓까지 채널을 넓히면서 여성들의 접근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일본 후지필름 관계자는 “세계에서 즉석 카메라를 가장 많이 찍고 즐기는 한국 소비자들은 세계 유행을 선도하는 트렌드세터의 나라기도 하기 때문에 신제품을 가장 먼저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