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공약 "게임 중독 청소년 뇌=마약 중독?"

일반입력 :2012/11/12 18:22    수정: 2012/11/13 10:34

안철수 대선 후보의 공약 정책 ‘안철수의 약속’이 지난 11일 발표된 가운데 게임 중독에 관한 표현이 논란이 되고 있다.

안철수 공약집 ‘아동 청소년을 위한 건강한 미디어 환경 조성’ 부분 현실 진단(328페이지)에 따르면 “게임 중독 청소년의 뇌는 마약 중독 상태와 같으며 폭력성과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같은 정신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표현이 담겼다.

이는 한 정신의학 저널에 실린 글을 차용한 것이지만 셧다운제 논란 때마다 등장했던 내용이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주로 셧다운제 찬성론자들이 게임 산업을 규제해야 한다는 이유로 게임 중독을 들며 병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반면 현 상태의 게임 규제를 반대하는 측은 게임 중독이란 표현보다 게임 몰입이란 용어를 사용하며 단계적인 현상이라 동일시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지난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서 거듭 불거지기도 한 논쟁이다.

이에 안철수 후보가 셧다운제를 옹호하는 것 아니냐며 누리꾼들은 “IT 출신 안철수 후보마저”,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순간”이라며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산게임아카데미 김성완 교수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근거로 제시한 이 학술 논문은) 단지 일주일에 몇 시간 게임을 즐기는 지만으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서 뇌 영상을 찍어 본 것”이라며 적절한 평가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즉 대선 공약의 근거 자료로 싣기에는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설명이다.

한편 안철수의 공약을 살펴보면 이외의 다른 표현은 모두 게임 중독이 아닌 게임 몰입으로 표현됐다. 때문에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게임 산업에 대해 큰 고민이나 기준이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이밖에 공약집엔 게임 산업의 위상과 규모에 맞는 게임 진흥과 규제 기구의 부재를 문제로 지적하며 주무기관인 문화관광체육부와 별도로 유관기관인 게임산업위원회를 신설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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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체제의 개선점을 언급했지만 규제 필요성을 강조하는 문구가 진흥보다 많아 업계서는 다소 실망하는 눈치다.

한국게임산업협회의 최관호 회장은 “게임 진흥과 규제의 일원화를 위한 게임산업위원회 분리 구성으로 게임산업에 대한 체계적 진흥과 합리적 자율규제 시스템의 완비가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다”며 “막연한 낙관주의로 어설프게 대응한 책임을 통감하는 하루”라는 생각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