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 출시 지연에 LGU+ 미소?

일반입력 :2012/11/03 21:34    수정: 2012/11/05 08:27

정윤희 기자

“그렇게 큰 영향을 줄 것 같지 않습니다.”

LG유플러스가 느긋해졌다. 지난달 초 아이폰5가 LTE 지원을 발표했을 당시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아이폰5의 국내 출시가 지연되고 있는 데다, 출시된다 하더라도 물량 부족의 영향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 1일 LG유플러스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도 잘 묻어난다. 이날 성기섭 LG유플러스 경영기획실 전무는 “아이폰5가 출시되더라도 LG유플러스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다만 국내에 나올 아이폰5의 물량이 어느 정도일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물량 상황에 맞춰 대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LG유플러스는 아이폰5는 없지만 갤럭시노트2, 옵티머스G 등 국내 제조사가 만든 플래그십 모델들이 출시되는 만큼 가입자 유치는 안정적”이라는 자신감까지 내비쳤다.

당초 업계에서는 아이폰5 출시로 LG유플러스가 하반기 LTE시장 경쟁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었다. LTE를 지원하는 아이폰5는 국내서 SK텔레콤, KT서만 판매하기 때문이다. 연말 LTE 가입자 목표를 달성하고 KT의 추격을 뿌리쳐야하는 LG유플러스 입장에서 아이폰5는 위협적인 존재였다.

때문에 LG유플러스로서는 아이폰5 출시가 계속 늦어지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다. 아이폰5가 출시되면 마땅한 대항마가 없는 LG유플러스가 꺼내들 카드는 보조금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무리한 보조금 투입으로 인한 재정악화가 발목을 잡은데다 방통위의 보조금 과다 경쟁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역시 부담스럽기만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이폰5의 출시 지연은 LG유플러스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호재다. 현재 아이폰5는 3차례나 전파인증을 다시 받으며 국내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 통신업계에서는 11월 2일 아이폰5 출시를 유력하게 점쳤으나, 이마저도 넘긴 상황이다.

2일 태국과 인도 등에서 아이폰5가 출시됐지만 국내 출시일정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SK텔레콤과 KT, 애플코리아 모두 명확한 출시 일자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심지어 업계 일각에서는 아이폰5가 국내 출시된다고 해도 충분한 물량이 풀린다는 보장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덕분에 LG유플러스는 3분기 LTE 가입자 모집에서도 승승장구했다. 17만원짜리 갤럭시S3를 등장시킨 보조금 광풍으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칼을 빼드는 가운데서도 이통3사 중 유일하게 가입자가 늘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번호이동 건수가 9월에 비해 반토막 났지만, LG유플러스는 3만378명의 가입자가 순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에서 12만8천246명을 뺏겼지만 15만8천624명을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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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섭 LG유플러스 전무는 “아이폰5는 없지만 갤럭시노트2와 옵티머스G의 판매량이 전체 LG유플러스 스마트폰 판매량 중 각각 30%, 1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5 국내 출시 지연의 가장 큰 수혜자는 LG유플러스”라며 “아이폰5로 LTE 시장 뒤집기를 노리는 KT의 경쟁을 큰 품 들이지 않고 뿌리치는 동시에 LTE 가입자를 끌어 모아 아이폰5가 나오기 전에 LTE 2위 굳히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