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구글·애플에 "독도는 누구 땅?" 물으니...

일반입력 :2012/10/25 11:19    수정: 2012/10/25 11:23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애플 등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글로벌 IT기업에게 '독도가 누구 땅'인지 물으면 어떤 답이 나올까? 이들 3개사의 신형 태블릿 출시를 전후해 독도 관련 이슈가 해당 서비스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살펴보자.

최근 MS, 구글, 애플이 신형 태블릿 출시를 앞다퉈 관심이 쏠린다. 구글 '넥서스7'이 지난달, 애플 신형 아이패드가 지난 23일 등장했고 MS '서피스'가 오는 26일부터 시판된다.

모바일기기 활용에 밝은 일반인에게는 단말기뿐아니라 제품에 탑재된 각사 운영체제(OS)와 그에 연계된 서비스도 관심거리다. 3사는 OS에 통합된 자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통해 서비스경쟁을 계속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이가운데 국내 사용자들에겐 내장된 지도서비스가 현재 '독도'의 지역 명칭과 행정구역을 어떻게 표기해주느냐가 화두로 떠올랐다. 최근 우리나라와 일본간 독도 영유권 시비가 불거지면서, 해당 지도 데이터는 그저 디지털 정보가 아니라 해당 사안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와 일반 사용자 인식과 연계되는 것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구글, 애플, MS가 지도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일정한 방침을 둘 수는 있겠지만, 민간사업자 입장에서 국가간 영토분쟁으로 비치는 사안에 대해 공식입장을 밝히긴 불편할 것이다. 다만 실제 제공되고 있는 지도서비스의 데이터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를 통해 그 입장을 파악할 수는 있다.

■독도 아니고 주인없는 섬 '리앙쿠르암'이다

구글은 최근 일본의 입장을 수용했다.

과거 회사 지도는 '독도(dokdo)'를 해당 한글, 로마자 표기와 함께 우리나라 영토로 표기해왔다. 그런데 최근 제3국에서 쓰는 프랑스어 명칭 '리앙쿠르암(Liancourt Rocks)'이 로마자로 표기되기 시작했다. 구글이 '독도' 표기와 국내 행정구역상 주소 '울릉군 799-800'을 삭제한 것이다.

25일 데이비드 막스 구글 아태지역 제품커뮤니케이션 총괄은 독도-다케시마, 동해-일본해, 센카쿠-댜오위다오, 페르시아만-아라비아만, 4개 지역에 대한 표기를 갱신했다며 이는 글로벌정책에 따라 해당 지역에 중립적 입장을 취하는 동시에 지역 연관성을 높이기 위해서고 (업계 추정과 달리) 어떤 정부 요청과도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는 구글이 일본 정부 항의를 받아 해당 데이터를 수정한 것으로 본다.

일본 정부는 올초부터 독도 소재지를 울릉군이라고 밝힌 구글맵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수차례 구글측에 수정을 요구해왔다. 현지 언론도 구글 임원이 공식입장을 설명하기 하루 앞서 바뀐 표기를 보도하며 구글 글로벌판이 일본 지방자치단체 요청을 받아들여 지도에서 독도 한국주소를 삭제했다고 썼다.

다만 이를 사실로 봐도 글로벌사업자 구글이 어리석은 판단을 했다고 보긴 어렵다. 국내서는 구글맵이 네이버, 다음 등 포털지도보다 인기가 없지만 일본내 사용자 비중은 절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앞서 애플이 iOS6를 통해 자체 지도를 선보이자, 일본을 포함한 각국 사용자들이 큰 불편을 호소했지만 우리나라 사용자들은 원래 안 썼다며 태연한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한국에선 독도고, 일본에선 다케시마지

오히려 애플은 자체 지도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국내 사용자 목소리를 반영했다.

구글 것을 빼고 애플 지도앱을 넣은 iOS6 버전은 아이폰5 출시 이전까지 여러차례 시험판으로 제공됐다. 지난 6월 앱 개발자들에게 배포된 iOS6 시험판에선 지도 앱이 고유명칭 독도를 못 찾고 일본명칭 다케시마를 검색해야 해당 위치를 보여줬다.

이후 국내 사용자들 사이에선 애플이 아니라 지도데이터 반출을 규제하는 국내법이 문제라는 성토가 나왔고 그 법때문에 한국포털이 애플측 자료요청에 협조 안 해서 일본측이 제공한 것을 쓰게돼 이리 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회사가 국내 시장에 관심이 없고 일본에 비해 제품 출시 우선순위가 떨어져서 그렇다는 분석도 있었다.

이후 애플은 지난달 iOS6 개발자용 최종판(GM)을 공개하며 이를 교묘하게 고쳤다. 국내 사용자들에게는 한국어 정보로 우리나라의 고유 지명을, 일본 사용자들에게는 일본어 정보로 현지에서 주장하는 명칭을 적용시킨 것이다.

즉 사용자 언어를 일본어로 맞추면 여전히 '竹島'라고 표기되지만, 한국어나 영어와 중국어같은 외국어를 쓰면 한글로 '독도'라 나오도록 했다. 현재 iOS6 지도는 '독도', 'dokdo', 'Liancourt Rocks'를 동일한 좌표에 대한 지명으로 찾아준다. 지도상 독도 표기를 해주긴 했지만 우리나라 행정구역 정보는 없다.

요약하면 구글은 일본이 주장해온 '다케시마(竹島)'라는 명칭을 한자로 찾아주지 않는 대신 우리나라 독도 영유권의 정당성마저 배제한 모습이고, 애플은 양국 입장을 각각 반영해 기계적인 중립을 취한 셈이다.

■한국에서는 독도, 일본에선 독도-다케시마-리앙쿠르암, 딴 데선 글쎄

그렇다면 차세대 윈도에 탑재될 MS 지도는 어떨까. MS는 구글과 애플에 비해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현지화전략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윈도8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한국MS에서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을 듯하다.

현재 MS 지도는 '독도'를 검색시 그 위치를 제대로 찾아주며, 대한민국 영토임을 나타내고 있다. 단, 한국 지도로 설정돼 있을 경우뿐이다. 미국 지도로 설정하면 독도(dokdo), 다케시마(takeshima), 리앙쿠르암(liancourt rocks), 어느 쪽도 찾아주지 않는다. 반면 일본 지도로 설정할 경우는 위 3가지 로마자 검색을 모두 찾아주는데, 한자표기인 '竹島'는 검색되지 않는다.

윈도8과 윈도RT에 기본 탑재되는 지도는 MS가 제조사 노키아와 손잡아 서비스하는 '빙맵'이다. 현재 윈도8용 지도 앱을 사용하면 대다수 지역에서 MS와 노키아 데이터를 함께 사용중인 것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 동해, 일본 지역을 표시하기 위해 MS는 일본 지도 업체 '젠린(Zenrin)'과 계약했다. 내일 한국MS도 국내에 윈도8을 공식 출시하지만, 우리나라 지도서비스를 위해 국내 사업자와 계약했다는 내용은 알려진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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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한국MS측에 우리나라 지도서비스와 관련된 사업제휴 등의 진행상황을 문의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결국 외국어 사용자가 해외서 접근 가능한 글로벌 지도 데이터상으론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나타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25일은 민간단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선언한 독도의 날이다. 한국교총은 지난 1900년 오늘 대한제국 고종황제 칙령41호에서 울릉군 관할구역에 독도(당시 '석도')를 포함시킨 것을 기념해 지난 2010년 이날을 독도의날로 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