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8 라이선스 변경, 조립·맥PC도 조준

일반입력 :2012/08/21 10:25    수정: 2012/08/21 10:27

일반 사용자가 직접 조립한 PC에 소매점 판매용이 아닌 제조사 공급용 윈도8 제품을 설치해 쓸 수 있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윈도8 최종사용자라이선스계약(EULA)을 공개해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20일(현지시각) MS가 윈도8에 대한 EULA 내용을 완전히 뜯어고쳐, 난해한 법률용어를 쉬운 표현으로 바꾸고 소매 고객들이 더 저렴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버전을 쓸 수 있도록 법적으로 처음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보도한 미국 지디넷 블로거 에드 보트는 마지막 라이선스 형태는 일반 소비자가 직접 조립한 PC나 별도의 파티션 또는 가상머신(VM)에 윈도8을 설치할 수 있는 권리를 MS가 처음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윈도 라이선스, 무엇이 달라졌나

윈도8에 적용될 3가지 라이선스는 MS가 PC 제조사들에게 대량 공급하는 'OEM', 회사가 기존 보유한 PC를 업그레이드하는 개인들에게 판매하는 '리테일업그레이드', 앞서 언급한 '시스템빌더를 위한 개인용 라이선스'다.

시스템빌더를 위한 '개인용' 라이선스가 새로운 항목이다. 시스템빌더를 위한 라이선스는 원래 OEM 제조사들에게만 허용됐던 것이다.

윈도8프로 버전에 대해 허용되는 시스템빌더를 위한 개인용라이선스는 '파티션'과 '가상머신(VM)'을 언급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MS는 이 라이선스를 통해 사용자가 개인용도로 직접 만든 PC, 또는 로컬 영역에 놓인 VM이나 분리된 파티션에 부가적으로 돌아가는 OS에 윈도8을 쓸 수 있다고 허용한다.

개인사용자가 로컬VM이나 분할된 파티션에 테스트 또는 보조OS 개념으로 쓰는 방식도 여전히 복수 단말기나 사용자를 허용하진 않는다. 그러나 이로써 조립PC뿐아니라 리눅스나 맥기반 컴퓨터에도 윈도8이 돌아갈 수 있는 여지를 키운 것으로 비친다. 회사가 완제품PC와 조립PC 그리고 맥 컴퓨터 사용자 환경 모두를 겨냥했다는 얘기다.

더불어 OEM과 리테일업그레이드는 원래 있던 방식이지만 평이한 문장으로 알아보기 쉽게 바뀌었다.

원래 일반 사용자가 OEM판 윈도8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다. 이는 판매되는 게 아니라 PC제조사가 MS로부터 라이선스료를 지불하고 완제품을 생산할 때 미리 거기 설치하는 방식으로 공급된다. 사용자에게 허용되는 일은 해당 컴퓨터에 문제가 생겼을 때 포맷하고 윈도를 재설치하는 것 뿐이었다. 그 사용권은 다른 장치가 아니라 처음 윈도가 깔렸던 그 PC에만 허용됐기 때문이다. 이 제한은 지금도 유효하다.

그리고 리테일업그레이드판 윈도는 개인 사용자 1명이 쓰는 컴퓨터 1대에 설치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동시에 여러대에 설치할 수는 없다. 그리고 서로 다른 사람이 같은 PC를 돌려가며 써도 되지만, 동시에 여러 사람이 쓰면 안 된다. 일반적으로 이는 사용자가 윈도를 자기 PC에 단일 운영체제(OS)로 설치하고 거기서만 구동하는 걸 허용한단 뜻이다.

■MS, 윈도 개인용 풀패키지 시장 포기?

새 EULA에서 윈도8 라이선스와 관련해 새로운 점은 ▲윈도8과 윈도8프로 버전에 대한 리테일 버전 업그레이드 정책 ▲대다수 일반 소비자들이 윈도8을 사전 탑재한 새 PC를 구매시 접하는 OEM계약 ▲오는 10월하순 윈도8 상용화(GA) 시점부터 발효되는 새 라이선스 타입 '시스템빌더를 위한 개인용라이선스(윈도8프로 전용)', 3가지로 요약된다.

현재까지 MS는 윈도 라이선스를 3가지 방식으로 팔아왔다. 리테일업그레이드, OEM 시스템빌더 패키지, 그리고 풀패키지제품(FPP)이라 불리는 '풀리테일라이선스'다. 개인사용자들은 조립PC에 '적법하게' 윈도를 쓰려면 FPP를 사야 하는 상황이었다.

MS는 시스템빌더를 위한 개인용라이선스를 통해 FPP를 쓰도록 강요했던 사용자들에게 다른 길을 열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FPP 가격은 OEM용 라이선스보다 서너배 이상 비싸고 업그레이드판보다도 높았다.

이번에 시스템빌더를 위한 개인용 라이선스가 나오면서 굳이 FPP를 사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MS입장에서 전체 윈도 사업에서 FPP로 얻는 이익이 미미해 가능한 선택이다. 지난달초 MS가 윈도 출시일자를 명시하며 기간한정 업그레이드 가격 '39.99달러'를 공개했지만 풀버전 가격은 언급하지 않았다. 회사가 FPP 방식을 없앨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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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기존 EULA는 난해한 법률용어가 빼곡히 들어찬 긴 문서로 묘사된다. 새 EULA는 이 틀을 완전히 깨고 새로 등장했다. 보도가 인용한 영문판 EULA를 보면 간단하고 평이한 언어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 첨부된 질의응답(Q&A)장에 모든 라이선스 유형에 대한 정의가 실렸으며, 이는 사용자가 궁금해하는 윈도 설치본 백업용 미디어 만들기나 제품 인증(activate)시 요구사항 등을 설명한다. 윈도8에 대해 여느 Q&A와 가장 다른 내용은 '이 계약에 따른 특정 라이선스로 사용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명시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