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두들로 본 ‘17일간의 올림픽 드라마’

일반입력 :2012/08/15 12:14    수정: 2012/08/15 18:27

전하나 기자

구글이 특정 기념일에 선보이는 로고 ‘구글 두들’을 런던올림픽 기간(7월 27일~8월 12일) 중 다채롭게 구성해 눈길을 모았다. 17일간의 올림픽 드라마를 두들로 살펴본다.

…○ DAY 1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실력을 겨루는 올림픽이 시작됨을 알리며 성대한 개막식이 열렸다. 개막식 주제는 ‘경이로운 영국’.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연출한 대니 보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장장 3시간 동안 영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그려졌다. 피날레는 전설적인 록 그룹 ‘비틀스’의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가 명곡 ‘헤이 주드(Hey Jude)’를 열창하는 것으로 장식했다.

…○ DAY 2

한 여자 양궁 선수가 Google의 O자 과녁을 조준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선 한국 양궁이 여전히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켰다. 단체전에서 중국을 꺾어 금메달을 획득했고, 기보배는 개인전 금메달을 따냈다.

미 로이터는 여자 양궁의 7연패를 미국 남자 농구 드림팀과 함께 런던올림픽에 기억할 만한 위업으로 소개했다. 특히 이번 런던올림픽에선 양궁에 출전한 40개국 가운데 한국인 감독이 11개국 14명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이 양궁의 지도자 나라로 부상했음을 알 수 있었다. 남자 양궁 단체전과 여자 양궁 개인전 4강에 진출한 팀 모두 한국인 사령탑을 둔 미국과 멕시코, 이탈리아였다.

…○ DAY 3

이번 올림픽에서 수영은 단연 우리 국민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은 종목이다. 올림픽 2연패를 노렸던 박태환은 자유형 400m 예선에서 ‘부정 출발 실격 후 판정 번복’이라는 롤러코스터를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결선에 출전했지만 결국 제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1위를 중국 쑨양에게 넘겨줘야 했다.

쑨양은 자유형 1500m 금메달을 포함해 금 2, 은 1, 동 1개로 거머쥐었으며 박태환은 은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1500m에선 올림픽·세계선수권을 통틀어 처음 결선에 올라 4위를 했다.

…○ DAY 4

두 명의 펜싱 선수가 Google의 O와 l로 표현돼 있는 재밌는 그림이다. 이번 올림픽은 ‘신아람의 눈물’로 펜싱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신아람은 런던 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종료 1초를 남겨놓고 심판의 오심으로 패배를 당했다. 추첨을 통해 우세권을 얻은 상황이라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오를 수 있었던 신아람은 어이없는 판정에 경기가 끝나자마자 주저 앉아 울었다. ‘멈춰버린 1초’라고 이름 붙여진 이 가슴 아픈 장면은 런던올림픽 폐막식 영상에도 담겼다.

…○ DAY 5

런던올림픽 기계체조는 새 역사를 썼다. 개브리엘 더글러스는 동유럽 백인과 중국 선수들이 지배하던 여자 기계체조 개인종합에서 흑인 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땄다.

한국 체조도 사상 처음 금메달을 기록했다. 양학선 선수가 자신의 주종목인 도마 금메달을 따낸 것. ‘국민의 희망’으로 떠오른 양학선은 이후 부모와 함께 전북의 한 농촌에서 작은 비닐하우스 가건물에 살고 있는 사실 등 어려운 생활 형편이 알려져 많은 기업의 후원도 받게 됐다. 이와 관련 미 CNN은 ‘한국 체조 도마 금메달리스트, 가난뱅이에서 부자가 되다’라는 헤드라인을 뽑았다.

…○ DAY 6

하키는 스틱을 이용해 공을 상대편 골문에 넣는 구기 종목이다. 11명으로 한 팀이 구성되며 전후반 35분씩 총 70분간 경기가 진행된다. 남자하키는 1908년 런던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으며 여자하키는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에 이르러서야 정식 종목이 됐다.

1986년 서울아시아경기대회에서 남녀 대표팀이 동반 우승을 차지하며 우리나라는 하키 강국으로 급부상했다. 이번 올림픽에선 8위 성적을 거뒀다.

…○ DAY 7

중국은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남녀 개인 단식과 단체전 금메달 4개를 모두 쓸어담아 탁구의 절대강자임을 다시 한 번 뽐냈다. 한국은 아쉽게도 은메달 1개로 런던올림픽을 마감했다. 여자 탁구도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탁구가 정식종목이 된 이후 처음으로 노메달에 그쳤다.

…○ DAY 8

런던올림픽 첫 메달 박탈 사례가 포환던지기에서 나왔다. 2010년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오스탑추크는 포환던지기에 출전해 21.36m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땄으나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나타내 메달을 박탈당했다. 이에 따라 은메달리스트인 뉴질랜드의 발레리 애덤스가 금메달을 승계했다.

…○ DAY 9

장대높이뛰기의 여신으로 불리는 러시아 선수 이신바예바가 이번 올림픽에서 4m 70에 머무르며 동메달을 따는데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이신바예바는 내년 러시아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끝으로 은퇴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실력이 급속히 떨어지면서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 국제대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신바예바가 자리를 내준 여왕 자리에는 미국의 제니퍼 수어가 올랐다.

…○ DAY 10

수중 발레라고도 불리는 싱크로나이즈는 수영과 춤, 체조 요소를 결합한 종목이다. 한국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결선에 진출했다. 우리 선수로 나선 박현선-현하 자매에도 관심이 모였다. 언니 박현선이 1988년생, 동생인 박현하는 1989년생으로 초등학교시절 나란히 싱크로나이즈에 입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자매는 전체 24개 조 중 12위로 결선에 올라, 꼴찌인 12위로 마감했지만 한국 싱크로나이즈드의 미래를 밝혔다.

…○ DAY 11

런던 올림픽에서 창던지기 종목 남자 금메달리스트는 축구장 길이에 달하는 84.53m 던져 화제를 샀다. 여자 금메달 리스트는 69.55m를 던졌다.

경기에 출전한 파라과이 미녀 선수 레린 프랑코도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그는 실제 전문 모델로도 활동 중이다. 2006년 미스 유니버스 파라과이 대표 선발 대회에선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에는 미국 유명 스포츠 매체인 ‘블리처 리포트’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수에 선정되기도 했다.

…○ DAY 12

런던올림픽 최대 이변은 허들에서 나왔다. ‘황색 탄환’으로 불리는 중국 선수 류샹이 육상 남자 110m 허들 예선 6조에서 일찌감치 탈락한 것. 당초 류샹은 여유있게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출발 총성과 함께 앞으로 빠르게 치고 나가자마자 첫 번째 허들에 걸려 넘어졌다. 류샹에 이어 2연패를 노리던 쿠바의 다이론 로블레스도 실격을 당해 이변이 속출했다.

…○ DAY 13

미국 남자 농구대표팀이 런던 올림픽 정상에 오르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군단으로 구성된 드림팀의 활약에 전세계 팬들의 이목이 쏠렸다. 이로써 미국은 농구가 처음 정식종목이 된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을 시작으로 이번 대회까지 총 18개의 금메달 중 14개를 가져가게 됐다.

…○ DAY 14

비인기종목인 ‘카누’도 두들을 통해 재조명됐다. 이번 올림픽에선 이탈리아 카누 국가대표로 출전한 조세파 아이뎀이 여자 선수 가운데 올림픽 최다 출전 기록을 세운 것으로 밝혀졌다. 그의 올림픽 출전 횟수는 8차례. 4년마다 올림픽이 개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28년이나 올림픽과 함께한 셈이다.

…○ DAY 15

한국 축구는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꺾고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했다. 1948년 런던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이후 무려 64년 만에 꿈에 그리던 메달을 목에 건 것이다. 아시아 국가로는 일본(1968년 멕시코 대회 동메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올림픽 축구에서 메달을 차지한 나라가 됐다.

한편 동메달전 승리 후 박종우 선수가 관중석으로부터 넘겨받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뛰다 메달 박탈 위기에 놓인 일은 아직 논란에 휩싸여 있는 상태다.

…○ DAY 16

여자 선수가 리본으로 Google의 O자 2개를 그리고 있는 이 두들은 리듬 체조를 표현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손연재는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 리듬체조 결선에서 역대 아시아 선수 중 최고 성적인 5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외신들의 극찬도 쏟아졌다. AP통신은 금메달을 딴 러시아의 예브게니아 카나예바가 아닌 손연재의 사진을 홈페이지 메인화면으로 내걸었다. 자신감이 붙은 손연재는 다음 올림픽에서 더 좋은 성적을 자신했다.

…○ DAY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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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을 기념한 마지막 두들은 다양한 종목의 23명 선수를 보여줬다. 17일간 대장정을 달려온 런던올림픽은 영국의 록그룹 더 후, 깜짝 재결성한 스파이스 걸스, 전설 조지 마이클 등 팝음악의 본고장 영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팝스타가 출연한 폐막식을 끝으로 모든 공식 행사를 마쳤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를 따내며 종합순위 5위로 당초 목표(메달 10개, 종합순위 10위)를 초과달성했다. 역대 원정 올림픽 최고 순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