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반도체…파운드리↑일본↓

일반입력 :2012/08/10 22:18

송주영 기자

파운드리 업체 실적 상승, 일본업체 하락세. 지난 2분기 반도체 시장의 흐름이었다. 경기불황, 특히 일본 전자업계의 하락세를 반영했다. 파운드리 업계의 실적상승은 불황 속 종합반도체 업체가 물량을 일부 위탁생산으로 돌렸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상반기는 인텔, 삼성전자, TSMC,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1~4위권 업체의 입지가 굳건한 가운데 퀄컴이 지난해 7위에서 올 상반기에는 2계단 상승한 5위를 기록했다.

10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트는 TSMC, UMC, 글로벌파운드리 등이 각각 전분기 대비 22%, 18%, 16%의 매출 상승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일본업체인 도시바, 르네사스 등은 26%, 10% 등의 매출 감소세를 나타내며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동의 1, 2위는 역시 인텔, 삼성전자였다. 인텔은 상반기 242억달러, 삼성전자 반도체는 145억달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매출은 상반기 인텔의 59% 수준으로 지난해 67% 비중에서 격차가 더 벌어지기는 했지만 3위 TSMC와의 격차가 워낙 커서 단기간에 1, 2, 3위 순위가 바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종합반도체 업체 위탁생산 전환 수혜

2분기만 놓고보면 반도체 업계에서는 단연 파운드리 업체의 매출 상승이 돋보였다.

20위권 업체 중 2분기 가장 큰 폭의 매출 상승세를 나타낸 업체는 파운드리 시장 1위 TSMC다. TSMC는 전분기 대비 22% 매출 상승으로 43억달러를 기록하며 상반기 79억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TSMC 등 파운드리는 종합반도체 업체가 일부 양산 물량을 파운드리로 전환하면서 2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TSMC는 2분기 풀가동 상태로 가동률 102%를 기록했다. IC인사이트는 TSMC는 독특한 가동률 계산법을 갖고 있는데 이를 기반으로 하면 100%를 초과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TI, 르네사스, ST마이크로 등의 종합반도체 업체들이 일부 물량을 위탁생산으로 전환하면서 수혜를 봤다.

글로벌파운드리도 2분기 18%의 매출 상승으로 상반기를 종합하면 21위에서 무려 5계단 뛴 16위가 됐다. 글로벌파운드리는 파운드리업계에서도 UMC를 제쳐 2위가 됐다. 15위는 일본업체 후지쯔가 포진했다. 후지쯔는 최근 부진해 글로벌파운드리는 조만간 15위권 내 진입도 바라보고 있다.

후지쯔는 2분기에만 매출이 23% 하락하며 2분기에는 9억3천만달러 매출로 11억1천만달러를 기록한 글로벌파운드리에 뒤졌다.

UMC는 20위로 순위 변화는 없었지만 2분기 16% 매출 상승으로 괄목할만한 실적 향상을 보였다.

파운드리 실적 호조세는 전 세계적인 흐름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동부하이텍도 2분기에 1분기보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에는 가동률도 올랐다. 동부하이텍 관계자는 “2분기는 5~6월 풀가동이었다”며 “스마트폰, 가전 등 전반적으로 주문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동부하이텍은 1분기 90%대의 가동률을 유지했다. 4분기만에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일본 반도체 순위 동반 하락

상반기 일본업체의 부진은 반도체 업계 지형도를 바꿨다. 6위 도시바, 7위 르네사스 등이 모두 지난해 5, 6위에서 1계단씩 순위 하락했고 15위 후지쯔도 글로벌파운드리에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후지쯔는 20위 UMC보다도 못한 실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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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업체의 부진 속에 퀄컴이 약진했다. 퀄컴은 팹리스 업체로는 유일하게 5위권 내에 진입했다. 2분기 매출 하락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5, 6위였던 도시바, 르네사스 등 일본업체의 실적이 워낙 부진해 순위가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ST마이크로의 1분기 매출 부진으로 지난해 9위에서 상반기에는 8위로 순위가 뛰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은 22억달러로 20억달러의 르네사스를 앞섰다. 마이크론도 10위에서 9위로 올라섰다. 반면 지난해 8위의 성적을 기록했던 ST마이크로는 10위로 밀려났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감산, 감원 등 일본 반도체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완제품 업체의 부진으로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