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고용 신화까지 무너뜨린 샤프의 몰락

일반입력 :2012/08/03 10:15    수정: 2012/08/03 19:40

정현정 기자

일본 샤프가 실적악화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주력인 LCD 사업 등 부진이 계속되면서 인원 감축이 불가피해 진 것이다. 이달부터 신형 아이폰5용 패널 생산이 시작되면 하반기 다소 개선된 실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일 샤프는 2012년 회계연도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전체 직원의 8.8%에 해당하는 5천명을 감축한다는 구조 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타이완 혼하이 그룹과 공동으로 운영하는 사카이 공장에 약 1천300명이 이동하고 나머지 3천700명은 희망퇴직과 정년퇴직 등 형식으로 줄여 나갈 예정이다. 임원 보수 삭감 폭도 당초 예정했던 10~30%에서 20~50%로 늘렸다.

지난 1950년에도 희망퇴직을 모집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 구조조정은 1912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샤프는 지난 2001년 경기 침체에도 고용 유지 사훈에 따라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않고 2차 세계대전 패배 후 미군정기 불황 때도 경영진의 의지로 정리해고를 하지 않는 등 일본의 종신고용 문화를 대표해왔다.샤프는 지난해 3천760엔(약 5조5천억원) 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 1분기 1천38억엔(약 2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폭이 대폭 확대된 이유는 TV와 LCD 패널 사업 부진이다.

주력제품인 평판TV는 일본 국내와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스마트폰용 중소형 액정 패널은 고화질 제품의 양산이 늦어지면서 고객사들이 차례로 이탈하고 있다. 지난 분기 사카이 공장의 가동률은 30%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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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쿠다 다카시 샤프 사장은 이날 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아이폰5용 패널 출하를 이달부터 시작한다고 확인했다. 사카이 공장 역시 혼하이 그룹에 대한 패널 공급이 시작되면서 10월 이후 가동률이 80~90%까지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쿠다 다카시 사장은 상반기가 바닥이었지만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