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기업 69% 정보손실…핵심정보 유출

일반입력 :2012/07/27 15:05

손경호 기자

국내 100개 기업을 포함해 전 세계 38개국 총 4천506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9%가 정보손실을 경험했고, 유출된 정보의 절반(49%)가량이 고객정보, 지적재산, 금융거래 정보 등 핵심정보의 비중이 절반(49%)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만텍이 26일 발표한 '2012 기업정보관리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사회 모든 영역에 걸쳐 디지털 정보의 수집과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기업들 역시 정보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전 세계적으로 기업들이 보관하고 있는 정보의 총량은 2.2제타바이트(ZB)로 기업들의 정보 관리 비용은 연간 1.1조 달러(약1천254조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2.2ZB는 10킬로바이트(kB) 분량의 텍스트가 종이 한 장을 채운다고 가정할 때, 전부 쌓으면 1천287개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높이에 달하는 수준이다. 대기업의 경우는 평균 10만 테라바이트(TB), 중소기업은 평균 564TB의 정보를 보유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각각 올해 대비 대기업은 67%, 중소기업은 178% 정보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69% 기업이 정보손실

시만텍은 69%의 기업들이 임직원들의 실수나 하드웨어 결함, 보안 침해, 기기의 분실이나 도난과 같은 다양한 이유로 정보 손실을 경험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중 고객 정보부터 지적 재산, 금융 거래 정보 등 기업들의 경쟁력과 효율성,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중요 정보가 기업 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9%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만텍은 여기에 정보의 유출이나 오용·남용 등 각종 침해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이 정보를 보다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관리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연평균 정보관리비용 437억원

정보량이 폭증하면서 정보관리 비용도 늘어나는 추세다. 연간 정보 관리 비용은 대기업이 평균 3천800만 달러(약 437억원), 중소기업은 33만 달러(약 3억8천만원)로 조사됐다.

직원 당 정보 관리 비용을 계산하면 중소기업이 3천670달러(약 422만원)로 대기업의 3천297 달러(약 379만원)를 훨씬 넘어선다.

전형적인 50명 규모의 소기업은 연간 18만 달러(약 2억7백만원)를 정보 관리에 지출했으며, 2천500명 규모의 대기업은 820만 달러(약 94억원)로 소기업의 45배에 달했다.

■치명적 정보손실, 2년간 사업중단할 정도

시만텍은 비즈니스 정보의 손실은 정상적인 기업을 ‘돌연사’로 이끌 만큼 치명적이라고 밝혔다. 이 조사에서 한 대기업의 IT관리자는 “정보를 손실할 경우 비즈니스를 예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사업을 2년간 중단해야 할 정도로 타격이 크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고객 손실(49%) ▲기업 이미지 및 평판 하락(47%) ▲매출 감소(41%) ▲비용 증가(39%) 등의 이유로 정보 손실이 비즈니스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고객손실(49%) ▲기업 이미지 및 평판 하락(43%) ▲비용 증가(41%) ▲매출 감소(37%)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 정보를 노리는 보안 위협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정보 보호는 최우선 순위에 올랐지만 여전히 기업들은 정보 보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에서 전체 69%의 기업들이 지난해 임직원들의 실수나 하드웨어 결함, 보안 침해, 기기의 분실이나 도난과 같은 다양한 이유로 정보 손실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또한 69%는 기밀 정보가 외부에 유출됐고, 31%는 정보 관련 법규를 제대로 준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의 경우 91%가 기밀 정보 유출을 경험했고, 65%가 정보 손실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 중복 저장도 문제

기업들이 직면한 또 다른 문제는 정보가 중복되어 저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조사 결과 평균 42%의 기업 정보가 중복 저장돼 스토리지 활용이 비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31%의 정보만이 방화벽 내에 저장되어 있고 18%는 방화벽 밖에 위치했으며, 중소기업의 경우 20%의 정보가 방화벽 내에, 8%의 정보가 방화벽 밖에 위치해 정보 유출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이 같은 정보 손실 위험과 비효율성으로 인해 기업들은 정보를 보호하고 관리하는데 필요 이상으로 많은 비용을 지출하게 된다. 응답기업의 30%는 체계적이지 못하고 접근이 어려우며, 여기저기 정보가 중복 저장되는 ‘정보의 스프롤(Sprawl) 현상’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 기업, 정보가치 높게 평가에도 정보손실경험 94%

국가별로 봤을 때 우리나라의 경우는 중요 정보가 기업 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해 다른 나라보다 정보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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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손실이 비즈니스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기업 이미지 및 평판 하락(52%) ▲고객 손실(48%) ▲매출 감소(40%) ▲비용 증가(36%) 순이라고 답했다. 또한 ▲국내의 53%의 기업 정보가 중복 저장돼있고 ▲40%의 정보는 방화벽 내에 ▲28%의 정보는 방화벽 밖에 위치해 있다고 답했다. 특히 한국은 94%가 정보 손실을 경험했다고 답해 다른 어느 지역보다 정보 보호 및 관리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경원 시만텍 코리아 대표는 “기업들이 생성하고 있는 방대한 정보들은 생산성을 높일 수 있지만 제대로 보호∙관리되지 않는다면 기업들에게 큰 골칫거리가 된다”며 “정보의 가치와 비용이 전례 없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