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업계, "ASML 주목하라"...왜?

일반입력 :2012/07/25 08:13    수정: 2012/07/30 15:04

송주영 기자

'글로벌 장비업계 1위 ASML주목하라.'

최근 전세계 반도체업체들이 인텔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지분투자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세계적인 반도체장비 업체 ASML을 눈여겨 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나선 업체는 인텔이다. 인텔은 이달 초 ASML에 31억달러 규모의 지분투자를 발표했다. 31억달러를 통해 인텔은 총 15%의 ASML 지분을 인수했다. 인텔의 ASML에 대한 투자비는 연구개발비용까지 총 41억달러 규모다.

연이어 삼성전자도 ASML에 대한 지분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업계 전망이 흘러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먼저 나섰지만 삼성전자도 450mm 웨이퍼 개발에 참여하는 등 신기술에 관심이 높다”며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17년만에 글로벌 장비 시장 1위

반도체 업계의 관심이 쏠려 있는 ASML은 지난 1984년 설립된 네덜란드 장비업체다. 우리나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도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장비 시장 1위 업체로 지난해 매출은 57억유로(한화 7조9천억원)로 어려운 반도체 경기 속에도 전년 대비 24%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처음 매출로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를 제치고 장비 시장 1위로 껑충 뛰어올랐다.ASML의 주력 분야는 리소그래피다. 기판에 미세 전자회로를 그리는 역할의 장비다. 리소그래피 시장 경쟁사인 니콘 등의 매출 성장률이 10%를 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높은 성장률이다.

AMSL은 이 시장 1위인 동시에 글로벌 장비업계 1위 업체다. 미세공정에서 향후 이머전 리소그래피를 대체할 EUV 리소그래피 장비를 개발하고 있으며 450mm 웨이퍼 장비 개발에도 나섰다. 코트라에 따르면 ASML은 R&D 개발에 적극적으로 네덜란드 업체 중 가장 많은 R&D 예산을 배정하는 업체로 알려졌다.

ASML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는 리소그래피는 반도체 공정의 핵심 장비로 특히 EUV는 미세공정 전환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미세공정이 한계를 갖고 있다고는 하지만 EUV를 이용하면 미세한 패턴을 그릴 수 있다”며 “이 장비만 잘 이용해도 당분간 차세대반도체를 이용하지 않고도 미세공정이 적용된 반도체를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반도체 주도할 장비기술 보유

ASML이 공급하는 장비는 핵심 제품으로 분류되며 가격만 해도 수백억원에서 1천억원이 넘기도 한다. 우리나라가 장비쪽으로도 많은 발전을 이루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리소그래피를 개발한 업체는 없을 정도로 기술 진입장벽이 있다.

ASML은 내년부터 EUV 장비를 양산할 계획이다. 오는 2018년이 되면 450mm 웨이퍼 장비도 공급할 예정이다.

먼저 내년 양산이 예정된 EUV는 미세공정 기술의 핵심 장비다. 반도체 기술이 미세화되는 가운데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는 올해를 기점으로 현재의 20나노급이 10나노급으로 미세화된다. 삼성전자, 도시바가 올해 10나노급 낸드플래시를, 내년에는 인텔이 14나노급 CPU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크기인 1나노를 줄이기 위한 반도체 기술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EUV는 현재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데 사용되는 파장을 짧게 해 더 미세하게 패턴을 그릴 수 있는 장비다.

ASML은 EUV 뿐만 아니라 450mm 웨이퍼에도 핵심 장비다. 현재 450mm 웨이퍼 장비들이 개발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종류는 다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리소그래피는 핵심 장비여서 ASML이 이를 개발하지 못하면 450mm 웨이퍼 시대는 더 요원할 수 있다.

반도체 업체는 미세공정으로 집적도를 높여 한 웨이퍼에서 최대한 많은 반도체를 생산, 기술 원가를 낮췄지만 4~5년 뒤에는 웨이퍼 크기를 키우는 데 나설 전망이다. 수율에서도 웨이퍼 크기는 중요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웨이퍼 크기가 커지면 수율에도 강점이 생긴다”며 “크기가 커질수록 그만큼 건질 수 있는 칩의 수도 늘어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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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인텔은 핵심장비인 ASML에 대한 지분 15%를 확보하며 향후 기술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한 포석을 깔아뒀다.

삼성전자 역시 ASML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에 따르면 ASML은 각 분야 1위 반도체 업체인 인텔, 삼성전자, TSMC 등과 지분 투자 협상을 벌였다. 이에 대해 TSMC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지분 투자에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