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가상화, VM웨어 독주 언제까지?

일반입력 :2012/06/29 08:44    수정: 2012/06/29 08:49

올해 가트너 x86 서버 가상화 매직쿼드런트에서 재밌는 변화가 나타났다. VM웨어의 공고한 선두유지 속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시트릭스를 밀어내고 2위 지위를 획득했다. 시트릭스는 모든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밀려난 업체로 나타났다.

가트너 매직쿼드런트는 각 분야별 주요업체들의 실적과 비전, 전략, 활동영역, 제품 포트폴리오 등의 기준으로 평가해 선정한다. 4분할 그래프 중 오른쪽 위 부분에 위치할수록 시장 주도업체다.

시트릭스의 후퇴와 MS의 상승세는 표면적인 변화다. 그보다 내부적인 시장변화가 더 눈에 띈다. 하이퍼바이저 분야의 경쟁은 가상화 시장 점유율 싸움이었다. 앞으로의 싸움은 전체적인 클라우드 플랫폼과 운영·관리 측면으로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각 업체들의 사업전략도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VM웨어의 독주가 멈칫할 가능성이 조금씩 발생하는 양상이다.

기업들은 가상화, 클라우드 환경 구축 시 상황에 맞게 하이퍼바이저를 혼용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연결, 즉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도 고려되면서 전반적인 플랫폼 경쟁력이 중요해졌다.

가트너는 지난해부터 X86 서버가상화 보고서에서 상용 소프트웨어만을 기준으로 매직쿼드런트를 평가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 2년간 자료는 오픈소스 하이퍼바이저를 포함하지 않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가트너는 매직쿼드런트에 VM웨어, 시트릭스, MS, 래드햇, 오라클, 페러렐즈 등을 올랐다.

■시트릭스, 젠서버보다 클라우드스택

VM웨어 V스피어의 경쟁상대로 유일하게 꼽혀온 시트릭스는 뒤로 밀려났다.

시트릭스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서버 가상화 시장에 대한 전략을 수정했다. 가상데스크톱인프라(VDI) 분야의 고객기반을 서버 가상화로 연결하려던 전략은 최근엔 눈에 띄지 않는다. 시트릭스의 전략적 무게중심은 젠데스크톱을 비롯한 클라이언트 가상화에 실려 있다. 여기에 클라우드 플랫폼 전체로 집중이 이어진다.

태도변화는 작년 하반기부터 나타났다. 시트릭스는 클라우드닷컴을 인수하면서, 클라우드스택이란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솔루션을 확보했다. 클라우드스택은 젠서버뿐 아니라 VM웨어, MS, 레드햇 등 멀티하이퍼바이저를 지원한다. 시트릭스는 구조적으로 젠서버6의 사용을 유도했지만, 굳이 시트릭스만 고집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시트릭스는 이후 자체 서버가상화 솔루션보다 그를 포괄하는 전체 플랫폼 시장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서버 가상화 분야는 마케팅이나 영업에서 힘을 줄였다.

젠서버 사업의 가장 큰 난제는 무료버전 사용자의 유료버전 업그레이드 비율이 낮다는 점이다. 시트릭스 젠서버는 가격적으로 VM웨어보다 저렴하다. 시트릭스는 어드밴스드, 엔터프라이즈, 플래티넘 등 3개의 유료버전을 판매하는데, 과금방식이 물리적 서버 한대 당 1카피 라이선스다. 각 라이선스는 1천, 2천500, 5천달러 순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젠서버 사용자들은 유료버전을 사용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시트릭스 젠서버가 무료버전으로 필수적인 기능 대부분을 제공하는 탓이다. 유료버전은 고가용성과 매니지먼트 자동화 등의 기능을 포함한다. 무료버전으로도 사용에 무리가 없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시트릭스는 하이퍼바이저 단독판매보다 전반적인 클라우드 환경 구축으로 큰 매출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전세계적으로 보유한 젠앱, 젠데스크톱, 넷스케일러 고객을 클라우드스택 고객으로 확장하겠다는 계산이다. 단순히 저렴한 하이퍼바이저 판매보다는 훨씬 더 큰 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다.

조동규 시트릭스코리아 부장은 “서버 가상화 시장이 성숙단계에 접어들었고, 고객들은 멀티 하이퍼바이저 환경을 요구한다”라며 “특정 하이퍼바이저보다 그보다 좀 더 큰 클라우드 차원에서 사업을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트릭스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서 강점을 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스택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통합이 쉬우며, 이전하기 용이하다. AWS가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의 1위업체이므로 시트릭스 클라우드스택이 채택될 공간이 넓다. 대표적으로 징가는 클라우드스택을 이용해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이전했다.

가트너는 “시트릭스가 최근 몇년 사이 단독 서버 가상화 솔루션에 대한 강조를 줄이고 있지만, 서버 가상화는 시트릭스에게 여전히 중요하다”라고 분석했다.

■2위로 올라선 MS의 상승세, 벽에 부딪치다

MS는 작년 하이퍼V와 시스템센터의 새로운 버전을 올해 하반기 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윈도서버2008 R2 이후 뿌리부터 뜯어고쳤다는 하이퍼V 3.0은 수많은 신기능을 추가했다.

MS하이퍼V는 3.0에 이르러 VM웨어와 기능적 격차를 줄였다. 라이브 마이그레이션, 클러스터 볼륨 공유, 다이나믹 메모리, 네트워크 가상화 등 대부분의 구멍을 메웠다. 시스템센터2012 역시 메트로UI로 변경한 것과 함께 파워셸 기능도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 정식버전이 출시되지 않았지만, MS는 고객들의 선제적인 반응 덕에 시트릭스의 지분을 다수 흡수했다.

MS는 기능적으로 VM웨어를 따라잡으면서, 가격적 이점을 앞세우고 있다. 윈도서버2012와 시스템센터2012는 상대적으로 낮은 라이선스 체계를 내세웠다. 덕분에 MS의 주요고객은 근로자 1천명 미만의 중견기업 이하 고객이다. MS는 작년 미드마켓의 30~40%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MS는 윈도 애저란 퍼블릭 클라우드와 윈도서버2012의 연결을 강조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란 목표를 염두에 둔다면, 가장 원활하고 쉬운 연결조합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MS의 여러 관리 기능은 VM웨어 V센터와 자동화도구 들에 비해 여전히 부족하다. 시스템센터2012가 여러 복잡한 인프라 환경을 쉽게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음에도 라이선스 체계가 고비용구조다.

시트릭스는 앞섰지만 VM웨어를 따라잡아야 한다는 도전과제는 여전하다. 작년 VM웨어에서 MS로 기업들이 이동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서비스프로바이더(SP) 시장 역시 VM웨어와 경쟁이 치열하다. 신제품 업데이트가 여전히 진행중이고, 실제 판매와 배포시점이 여전히 확실치 않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하이퍼바이저도 ‘오라클 ON 오라클’

가트너는 시트릭스와 MS를 해설한 다음 오라클을 이었다. 오픈소스젠에 기반해 설계된 오라클VM은 벤더종속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오라클은 오라클VM 하이퍼바이저 외에 솔라리스 운영체제를 비롯해 엔터프라이즈매니저 12C 를 가상화 포트폴리오로 보유했다. 오라클VM은 x86버전과 유닉스 버전이 따로 있다.

오라클 리눅스, 오라클 솔라리스 등의 사용자는 오라클 VM 사용을 통해 많은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스토리지, 메모리, 네트워크 가상화 등의 기능도 강화돼 잠재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라클DB를 사용하는 경우 오라클VM은 통합의 이점을 제공한다. 오라클VM은 단독으로 공급되기보다 오라클 엔지니어드 시스템의 구성요소로 제공되는 경우가 더 많다.

오라클은 자사 하이퍼바이저를 레드햇 KVM보다 가격경쟁력에서 앞선다고 강조한다. 오라클의 엔지니어드시스템을 구매하거나, SW라이선스를 보유했다면, 오라클VM은 무료로 제공되며, 유지보수비용도 거의 없다.

가트너는 “오라클VM이 1년 동안 오라클 중심의 아키텍처를 위한 단단하고 성숙된 솔루션이 됐다”라며 “오라클VM을 사용하거나 고려하는 고객들이 많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라이브마이그레이션, 스토리지 복구 등의 기능 문제도 해결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약점은 역시 오라클 온리 정책이다. 오라클은 자사 제품을 사용할 경우에 오라클VM에 여러 혜택을 준다. 하이퍼바이저 기반 솔루션과 별도로 솔라리스 컨테이너에서 더 적은 OS 인스턴스로 가상화 집적도를 높이는 기능을 제공하는데, 이도 확장을 저해할 수 있다.

■레드햇 KVM, 리눅스 통합이 관건

레드햇은 가트너 매직쿼드런트에서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 회사는 MS 속박에서 벗어난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버추얼라이제이션(RHEV) 3.0을 내놨다. RHEV 3.0은 라이브 마이그레이션이 강화됐으며, 대중적인 리눅스OS인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RHEL)와 통합도 긴밀하다.

레드햇은 KVM을 리눅스 생태계와 연계하는 측면으로 접근하고 있다. 또한 KVM은 놀랍게도 가상화 솔루션 중 최고의 성능을 자랑한다.

올해는 레드햇에 있어 분기점이 될 수 있다. 앞으로 KVM은 모든 리눅스에 커널로서 기본 탑재된다. 여러 OEM 서버업체들인 IBM, HP, 델 등이 레드햇 리눅스에 많은 힘을 쏟는 상황에서 KVM 사용 고객이 늘어날 길이 열릴 수 있다.

그럼에도 레드햇 KVM은 힘이 부족해보인다. 시장 측면에서 마케팅과 영업 노력이 많지 않다.

VM웨어 환경에서 리눅스를 운영하는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점도 문제다. 레드햇은 VM웨어보다 낮은 비용으로 가상화 환경을 꾸릴 수 있고 리눅스 운영성능도 높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KVM은 안정적인 매니지먼트 도구가 부족하며, 써드파티 생태계가 완벽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가트너로부터 받았다.

레드햇의 과제는 KVM을 여타 오픈소스 하이퍼바이저와 어떻게 차별화할 것이냐다. 오라클VM, 젠서버, 패러렐즈, 수세 등이 KVM의 경쟁자다.

RHEV는 서브스크립션 방식의 과금체계기 때문에 VM웨어에 비해 단순한 비용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 가상화 관리 기능을 포함한 오픈소스버전 오버트(Ovirt.org)는 공짜로 쓸 수 있다. 써드파티의 각종 솔루션은 오버트에 엮어 사용할 수 있어, 오버트의 확장범위는 무한하다는 점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VM웨어 독재는 언제까지 갈까

VM웨어는 작년 하반기 V스피어5.0을 발표했다. V스피어 5.0은 고가용성 아키텍처와 확장성, 관리 자동화를 강화했는데, 가상화란 영역에서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가를 보여줬다.

VM웨어의 하이퍼바이저는 단일 데이터센터의 범위를 넘어 광범위한 데이터센터 집군을 아우를 수 있도록 발전했다. 또한 유닉스에서 운영되던 미션크리티컬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적 준비도 마쳤다.

VM웨어의 도전과제는 새로운 라이선스 체계다. 과거부터 비싸다는 평가를 받아온 VM웨어의 과금체계는 작년부터 CPU 코어 기반에서 가상메모리 기준으로 변경됐다. 각 VM에 할당되는 가상메모리의 용량에 따라 카피 라이선스의 금액이 다르게 책정된다.

이용 상황에 따라 라이선스 비용이 대폭 늘어날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 때문에 고객들이 VM웨어 라이선스 비용증가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또한 VM웨어 환경이 멀티하이퍼바이저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벤더종속 우려도 제기된다. 고객 요구사항이 멀티하이퍼바이저에 쏠릴수록 VM웨어의 지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VM웨어의 성장세는 작년부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2005년만 해도 100%에 가까웠던 VM웨어의 가상화 점유율은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이에 VM웨어는 전략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 단일 하이퍼바이저 판매에 치중하기보다 클라우드란 큰 그림의 포트폴리오 확보에 집중한다. V스피어 환경의 여러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V클라우드 디렉터로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의 연합을 조직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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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M웨어는 엔터프라이즈 기업 중심에서 서비스프로바이더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서버 가상화에 기반한 VDI 사업도 강화하는 모습이다. 열세였던 시트릭스 젠데스크톱에 대응하기 위해 VM웨어뷰5가 V스피어 고객기반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VM웨어는 멀티하이퍼바이저란 거대한 고객 요구사항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놔야 할 것을 보인다. 또한 가격적 이슈에 대한 해명도 더 필요하다. 클라우드 기반 애플리케이션 개발 환경(PaaS)과 VDI, 클라우드 서비스사업자 시장 공략이 VM웨어 시대의 존속을 유지하는 키포인트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