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식 착한 이벤트…게임하면 땅 빌려줘

일반입력 :2012/06/15 11:01    수정: 2012/06/15 11:02

게임을 즐기면 주말 농장 분양권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게임업계가 매년 사행성 이벤트로 논란이 인 가운데, 이 이벤트는 건전한 게임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착한 게임 이벤트란 평가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 E&M 넷마블(부문대표 조영기)은 대규모 전투를 담은 웹게임 '킹덤즈'의 공개서비스를 기념해 주말 농장 분양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경품 당첨자 중 주말 농장 분양권이 필요 없는 이용자는 CJ상품권으로 대체 지급받을 수 있다.

이번 이벤트는 게임 내 레벨 15를 달성한 영주가 5천 명을 돌파할 때 추첨을 통해 50명에게 실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게임업계는 다양한 경품을 내걸고 이벤트를 진행해 왔지만 실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을 제공한 사례는 없었다.

넷마블 측이 주말 농장 분양권을 경품으로 내건 것은 불특정다수를 공략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웹게임을 즐기는 주 연령층은 30~40대. 자녀가 있는 유부남 유부녀의 경우 주말 농장에 대한 동경을 꿈꾸고 있는 만큼 이들을 위한 이벤트일 가능성이 높다.

웹게임은 특성상 직장 내에서 틈새시간 즐길 있고 게임성도 쉬워 연령층이 높은 이용자가 선호하고 있다. 특히 결혼을 한 유부녀 유부남의 경우 플레이 시간이 긴 게임을 즐기기 어렵다는 점에서 웹게임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넷마블이 제공할 예정인 주말 농장은 수도권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십에서 수백만원 정도의 가치로 환산되는 주말 농장 분양권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주말 농장은 가족 등과 함께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특수한 구역을 말한다. 주말 농장 1년 분양권은 10평 기준 최소 수십만 원을 호가한다고 알려졌다. 땅 주인 입장에서는 놀고 있는 토지를 운용한다는 점에서, 땅이 없는 게임 이용자는 농사를 통해 자연을 알고 가족 간의 친목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 윈-윈이다.

또 다른 측면으로 보면 넷마블의 주말 농장 분양권 이벤트가 향후 국내 게임 산업에 경종을 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부 게임사가 현금 및 금, 고가의 명품 등을 이벤트 경품으로 내걸어 사행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만큼 게임업계 전반에 ‘넷마블식 착한 이벤트’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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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의 아파트를 경품으로 내건 한 게임사는 사행성 논란으로 이용자의 공분을 사자 이벤트를 취소했다. 다른 게임사는 수백만원의 현금을 이벤트 경품으로 제공, 돈 때문에 게임을 즐기도록 유도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해 한 업계전문가는 “게임업계는 매년 사행성 논란의 중심에 서왔다”며 “그러나 이번 넷마블식 주말 농장 분양권 이벤트는 게임과 자연, 게임과 가족애를 융합시켜준다는 점에서 향후 국내 게임업계의 이벤트 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