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10, 광고주들이 질색할 이유?

일반입력 :2012/06/05 11:26    수정: 2012/06/05 11:27

인터넷 익스플로러(IE) 10 버전에는 웹 광고주들이 싫어할만한 기능적 변화가 있다. 서비스업체가 사이트 방문자의 이용내역을 수집하지 않도록 지정하는 '두낫트랙(Do Not Track)' 표준을 기본 작동시킨 것이다.

웹사이트 운영사나 온라인 서비스 업체들은 기본적으로 브라우저 사용자들이 어떤 링크를 누르고 무슨 페이지를 얼마나 오래 보고 있었는지 등 '온라인 활동'에 대한 정보를 기록해왔다. 이를 타깃마케팅 근거 자료로 쓰고싶어하는 광고주들에게 가치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GPS등 센서를 탑재한 모바일 기기 사용자가 늘면서 기업들은 위치정보 등 사용자 데이터 수집 범위를 늘리는 상황이다.

이제껏 사용자들은 자신의 활동정보가 수집되는지도 알지 못했거나, 알더라도 이를 막을 방법이 거의 없었다. 이같은 상황은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로 이어졌다. DNT 표준은 이같은 걱정을 덜어줄 수 있는 일종의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으로 등장했다.

■DNT 표준이 뭐길래

브라우저 사용자가 이 기능을 켜두면 방문자 기록을 수집 보관하는 사이트에 'DNT 신호'가 간다. 방문한 곳이 해당 표준을 알아차리도록 설계된 곳이라면 내 온라인 활동 이력을 저장하지 말라'는 통보로 인식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가 최근 이를 공식 지원한다고 밝혔다.

DNT 표준을 지원하는 브라우저와 사이트가 늘어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프라이버시에 불안을 느끼는 사용자들에게 차별성을 제시하기 위해 기업들이 이를 지원한다고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트위터같은 일부 서비스 업체들과 구글, 모질라같은 주요 브라우저 개발사들이 그런 사례다. 스스로 광고플랫폼 업체인 구글 역시 연말까지 그 설정 관련 기능을 구현할 계획을 연초 밝혔다. 다만 이는 해외의 경우다.

국내 웹 생태계에서는 주요 사업자들도 최신 브라우저 대응 기술과 관련 표준 지원이 굼뜬 편이다. 윈도XP나 IE6 브라우저를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점유율이 이를 방증한다. 단시간내에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포털사들이 DNT 표준을 지원해주길 바라기 어려운 이유다.

그런데 DNT 지원이 대세라면 광고주들이 IE10를 특별히 싫어할 이유가 있을까. 씨넷 블로거 랜스 휘트니는 그렇다고 지적한다.

■기본 작동하면 어때서?

휘트니는 이달초 MS가 IE10에 적용한 행동추적방지 정책을 통해 광고주들을 떨어낸다(ticks off)고 표현했다. DNT 기능을 다른 브라우저로 쓰려면 반드시 사용자가 작동시켜야 하지만, IE10 환경에선 기본적으로 작동상태기 때문이다.

광고주들이 원하는 지점은 명확해 보인다. DNT 기능이 대세가 되더라도 프라이버시 보호에 관심이 없거나 DNT 기능을 쓸 줄 모르는 인터넷 사용자들은 여전히 행동정보 수집 대상으로 남을 것이다. 기업들에게 타깃마케팅 광고를 위한 데이터를 제공해줄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시나리오에 IE10 브라우저는 예외가 된다.

휘트니는 광고주들을 대표하는 협의체 디지털광고연합(DAA)은 가능한한 오랫동안 DNT 기능이 브라우저 설정가운데 기본 작동하지 않길 바라왔다며 이들은 MS가 IE10에서 해당 기능을 기본 작동되게 만든 것은 연초 백악관에서 체결한 (사업자간) 협정에 위배되는 것이라 주장한다고 썼다.

DAA측의 요지는 DNT 기능을 사용하는 주체는 온라인 이용자 개인이어야지, 브라우저를 제공하는 일개 기업이 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프라이버시 보호 위해

이처럼 MS가 IE10를 선보이면서 광고주들이 싫어할만한 결정을 내린 배경은 뭘까. 회사는 소비자들이 스스로 온라인 활동이 추적되고 공유되고 사용되는 방식에 대해 더 많이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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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든 린치 MS 최고 프라이버시 책임자(CPO)는 DNT 기능을 정의하기까지 광범위한 산업계 공감대를 형성하려 노력해온 가운데 우리는 이를 윈도8 IE10에서 기본 작동되게 하는것이 소비자들을 믿을만한 온라인 환경으로 이끌어 줄 중요한 움직임이라 봤다고 설명했다.

씨넷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관련 보도를 인용해 MS의 결정과 별개로 전반적인 DNT 정책을 놓고 정부와 광고주간 온도차가 존재한다고 전했다. 어쨌든 온라인 광고를 집행하는 기업들은 올해 말까지 방문자들의 DNT 요청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업들이 사용자들에 대해 수집한 정보를 쓰지 않는 것에만 동의한 반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당최 소비자 행동정보 수집 중단을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