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슈퍼컴퓨터 활용하는 시대 올 것”

일반입력 :2012/05/17 14:34

송주영 기자

<새너제이(미국)=송주영 기자> 의학, 천문학 등에 사용됐던 슈퍼컴퓨터가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한걸음 더 다가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학문 등에 적용됐던 전문 영역의 슈퍼컴퓨터가 가정에서도 활용되게 될 날이 오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GTC2012 행사에서 만난 엔비디아의 수밋 굽타 박사(테슬라 GPU컴퓨팅 담당)는 “고성능 컴퓨팅(HPC)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다”며 “정부나 부자만 사용하는 것에서 벗어나 널리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슈퍼컴퓨팅은 최근 학문에서 벗어나 다양한 산업군에서 테스팅 용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는 애플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아이폰 강도를 측정하는 데 슈퍼컴퓨터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예전에는 스마트폰 테스트를 할 때 실제로 떨어뜨려 보면서 강도를 측정했지만 이제는 슈퍼컴퓨터로 그 결과를 예측한다. 충격에 대한 손상 정도를 시뮬레이션해 결과에 따라 두께를 얼마로 할지, 부품은 어떤 소재가 적당한지 등을 결정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자동차 제조사 역시 차량 충돌에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등을 측정하는 데 슈퍼컴퓨팅을 활용하고 있다. 전화, 비행기 경로 측정 등도 슈퍼컴퓨터의 영역이다.

굽타 박사는 개인이 가정에서 슈퍼컴퓨터를 응용할 수 있는 사례도 제시했다.

일례로 “트위터를 살펴보고 자동으로 긍정적인 응답과 부정적인 내용을 구분하는 등의 활용사례가 있다”며 “응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엔비디아는 이 슈퍼컴퓨터에 GPU를 활용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굽타 박사는 “GPU는 전력소모량에서 강점이 있어 낮은 비용으로 슈퍼컴퓨터를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GTC2012에서는 새로운 아키텍처를 통해 개인용 슈퍼컴퓨터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엔비디아는 이 행사에서 코어가 1천536개가 달린 케플러 아키텍처를 발표했다. 기존 아키텍처인 페르미는 코어수가 480개였는데 단순 코어 수로만 보면 3배가 늘었다. 케플러는 지포스 등 개인용 GPU에도 탑재되는 제품이다.

이 행사에서는 또 고성능 테슬라 GPU인 K10, K20도 선보였다. K10은 메모리 대역폭을 늘려 속도가 빠른 대신 소수점 계산의 한계를 갖는 싱글 프리시젼을 택했다. 소수점을 무한정 늘려 계산해야 하는 세밀한 연산에서 정확도는 떨어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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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K20은 더블 프리시젼을 택해 소수점 계산 등 연산에서의 정밀도는 높인 반면 속도는 떨어진다. 주로 천문학 등 일부 과학 분야에 적용될 전망이다.

굽타 박사는 “정확도가 더 높은 K20보다는 속도가 더 빠른 K10에 대한 수요가 더 많다”고 말했다. K10은 행사를 통해 출시됐으며 K20은 연말 께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