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PC시장 잡아라" 업계 경쟁 본격화

일반입력 :2012/05/14 16:32    수정: 2012/05/14 18:26

“중국에서만 1등 해도 글로벌 2등은 한다”

PC 업계서 유행처럼 번지는 말이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글로벌 PC 출하 점유율을 두고 레노버를 겨낭한 표현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국 PC시장 규모와 성장 가능성을 일컫는 것이다. 스마트폰, 태블릿에 밀린 PC를 중국이 일으켜 세운다는 보랏빛 전망도 잇따라 제기된다.

이처럼 중국이 PC 시장 부흥의 열쇠를 쥐자 세계 각국 PC 업체의 행보가 분주하다.

타이완을 포함한 범 중국계의 레노버, 아수스, 에이서는 강력한 현지 마케팅을 펼친다. 가전 양판점 외벽마다 대형 포스터를 내걸고, 레노버를 중심으로 중국 내 PC 조달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1위 PC 기업인 HP도 이 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매년 미국에서 진행하던 대규모 신제품 행사를 지난 9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었다.

멕 휘트먼 HP 최고경영자(CEO)는 이례적으로 미디어 대상 발표회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2015년이면 중국 PC 시장이 미국 시장의 2배를 차지할 것”이라며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시장이 인구나 성장 속도 외에 현저히 낮은 PC 보급률도 PC 업계가 주목하게 하는 요소다. 스티브 호프만 HP PPS 그룹 수석 부사장은 “중국의 PC 보급률은 약 20%”라며 성장 잠재력을 각인시켰다.

중국은 소비 시장만 갖춘 것이 아니다. 전세계 유명 PC 위탁 생산 업체가 몰려있기도 하다. 아이폰 공장으로 잘 알려진 폭스콘을 비롯해 콴타컴퓨터, 페가트론테크놀로지 등이 중국과 그 주변국에 공장을 운영 중이다.

휘트먼 CEO는 “중국에서만 매년 9천만대 이상의 PC가 제조되고 있다”며 “중국은 HP 전략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한 분기 글로벌 PC 출하량을 한 국가에서 쏟아내는 셈이다.

특히 중국 시장 현지화를 감안한다면, 중국과 그 주변국이 대규모 생산기지를 갖춘 점은 PC 업계에 호재다. 기존 미국, 유럽, 일본 시장을 넘어서 중국이라는 신흥 PC 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이 폭넓게 열려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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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도 중국 PC시장을 간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PC 업계 후발주자로서 시리즈9을 통한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PC 브랜드 위상을 높이는게 우선 과제”라며 “향후 보급형 PC를 통해 일반 소비자 시장은 물론 B2B 시장 공략도 강화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초기에 정착하지 못하면 진입 장벽이 높아질 수 있다”며 “시장 규모와 성장 속도를 모두 확인한 만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