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팟캐스트서 '책 읽어주는 사람' 넘친다

일반입력 :2012/05/07 17:01    수정: 2012/05/07 18:33

남혜현 기자

출판가에도 '책 읽어주는 사람들'이 인기다. 작가나 편집자, 또는 평론가가 직접 책을 소개하는 창구가 인터넷 방송인 애플 아이튠즈 팟캐스트에 잇달아 마련되고 있다.

지난 1일 문을 연 '이동진의 빨간책방'이 한 사례다. 기자 출신 영화 평론가 이동진 씨가 진행을 맡은 빨간책방은 방송 첫 회에 애플 아이튠즈 예술부문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빨간책방은 이동진 씨 외에 소설가 김중혁 씨가 참여, 테마별로 선정한 책을 소개한다. 첫 회에는 '지난 10년간 가장 재밌었던 한국 소설'을 주제로 천명관 작가의 '고래'와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을 소개했다.

방송 이후 팟캐스트 게시판엔 150여개의 후기가 올라왔다. 이용자들은 공중파에서 책에 관한 프로그램이 많이 줄어 안타까웠는데 팟캐스트를 통해 양질의 방송을 듣게 돼 행복하다 동네 복덕방에 마실나온 기분, 잘 들었다 등 호평을 내놨다.

빨간책방은 출판사 위즈덤하우스가 기획, 투자해 만든다. 출판사가 직접 비용을 들여 팟캐스트를 제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첫째는 도서 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이고 둘째는 자체적인 도서 홍보 수단 마련이다.

위즈덤하우스 관계자는 하루에도 몇 개씩 서점들과 중소 출판사들이 매출 압박과 적자에 못 이겨 문을 닫는 상황이 속출한다며 그나마 베스트셀러 우위를 점령하는 도서들도 영화화 혹은 드라마화된 도서, 일명 스크린셀러들이 대부분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은 주류 출판 매체가 아닌 전자책 부문에서 더 심하다. 지난 3월 문을 연 '북씨 라디오-도전 베스트셀러'가 탄생한 이유는 '마땅한 홍보수단'을 찾으려는 전자책 작가들의 요구 때문이다.

스마트폰 탄생 이후, 독서 흐름이 종이에서 전자로 넘어가 것이란 예측은 많았다. 그러나 국내 상황만 놓고 살피면, 전자책 시장 규모는 전체의 1%로, 미미하다. 아직까지 전자책으로 출판되는 분야도 소위 마이너로 분류되는 로맨스, 판타지, 무협 등 장르 문학이다.

그렇다보니 특별한 홍보 수단이 없다는 것도 작가들로선 어려운 일이다. 전자책 전문업체 북씨가 팟캐스트 방송을 만든 것도 읽을 만한 전자책을 대중에 알리기 위해서다.

보름에 한 번 꼴로, 벌써 여섯번이나 방송을 내보낸 '북씨 라디오'는 지금까지 전자책 위주로 추천 도서를 선정했다. 방송은 박용수 북씨 대표를 비롯, 신혜정 라이브러리앤리브로 편집장, 이준희 마더북스 대표, 이동민 작가 등이 참여한다.

특히 작가들의 관심이 뜨겁다는 설명이다. 작가들이 먼저 자신의 책을 평가 받고 싶다는 문의를 해 온다는 것. 방송에서 영화평처럼 도서에 별점을 매기는 등 청취자들이 알기 쉽게 도서를 평가하는 것이 인기 요인이란 분석도 덧붙었다.

북씨 라디오는 작가들에 기회의 장으로 알려지면서 입소문을 타자 기존 음성 중심 팟캐스트에서 작가 강연 등을 동영상으로 찍어 업로드 하는 등 형태를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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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수 북씨 대표는 전자책 작가들이나 출판업체들이 마케팅을 하기 쉽지 않다며 페이스북 등에서 잘 들었다는 평가가 올라오는 등 반응이 좋아 동영상으로 방송을 확대 개편하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