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의 아버지, 오라클-구글 소송에 입 열다

일반입력 :2012/05/01 15:11    수정: 2012/05/01 17:56

'자바의 아버지'라 불리는 개발자 제임스 고슬링이 구글에 기술 특허를 침해당했다며 소송을 건 오라클 입장에 힘을 싣는 입장을 밝혔다. 오라클에 인수된 뒤 썬을 나와 잠시 구글에서 일했던 그가 구글에 비판적이고 오라클이 옳다는 견해를 드러내 눈길을 끈다.

미국 씨넷은 30일(현지시각) 구글때문에 썬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고 오라클이 안드로이드에 자바 코드를 사용한 방식 때문에 구글을 고소한 것은 옳다는 고슬링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제임스 고슬링은 지난 1995년 썬에서 일하며 오늘날 수십억개 디지털기기에서 돌아가는 자바 프로그래밍 언어를 만든 인물로 묘사된다. 그에 따르면 구글 안드로이드는 오라클 소송 전부터 자바 특허 관련 문제를 내재해왔다. 단지 특허소송이 썬의 기업성향에 맞지 않았을 뿐이란 얘기다.

■오라클 편드는 건 아니지만…

이를 방증하는 것은 앞서 고슬링이 지난 2010년 8월10일 오라클이 자바 특허 침해로 구글을 고소할 당시 개인 블로그에 자바의 새 주인은 구글과 안드로이드에 관한 문제를 썬과 다른 사례로 접근하려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며 썬과 오라클이 (인수합병을 위한 미팅 당시) 썬과 구글간의 특허 문제를 논하며 오라클 변호사의 눈에서 불꽃이 튀는(eyes sparkle)것을 볼 수 있었다는 언급이다.

그는 이어 15일 내 코멘트를 놓고 오라클 소송을 지원하는 것으로 해석하지 말라면서 썬이 강하게 의도했던 (자바와의) 상호운용성이 안드로이드에 매우 취약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 이 소송은 단지 특허나 정책이나 프로그래밍언어에 관한게 아니라 (기업) 철학과 돈과 권력에 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고슬링은 썬이 오라클에 인수합병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던 인물이다. 그는 썬이 오라클에 74억달러에 인수된지 채 3개월도 지나지 않은 지난 2010년 4월 독설을 날리며 오라클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며칠전에는 자바에 대한 구글의 태도를 강도높게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제임스 고슬링 구글 잘못이다

그는 현재 재판 상황에 대해 썬이 태생적으로 특허소송을 벌이지 않아왔다는 사실이 (구글 행위에 대해) 잘못됐음을 느끼지 않았다는 것을 뜻하진 않는다며 난 오라클과 다른 관점을 가졌지만 이 사안에 대해서는 그들이 정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구글은 썬을 분탕질했고(totally slimed) 조나단 슈워츠 전 CEO를 비롯한 우리 모두를 혼란스럽게 했다며 슈워츠는 그저 태연한 얼굴로 전화위복을 기도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앞서 슈워츠가 구글측에 유리한 증언을 했던 일을 꼬집은 것이다.

씨넷에 따르면 고슬링과 썬 입장에서 볼 때 안드로이드는 자바와의 호환성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한번 개발해 어디서나 돌리는(WORA)' 특성을 부정하게 만들었다. 썬은 자사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인 에릭 슈미트 회장과 일군의 최상급 자바 엔지니어를 데리고 있던 구글을 건방지고 야심차게 여겼다. 구글은 썬의 어느정도는 제한된 개방성을 이용해, 자바와 그 커뮤니티를 10년 넘는 기간에 걸쳐 수천만달러를 투자해온 회사와의 분쟁에 거의 도움이 안 되는 식으로 움직였다.

일례로 지난 2007년 3월8일 스콧 맥닐리 썬 공동창업자 겸 당시 회장은 구글과 자바 관련 라이선스나 파트너십을 협의했던 슈워츠에게 보낸 메일에서 구글 것(안드로이드)은 끔찍하다며 그들은 저작권법, 시민의식에 무감각하고 공유는 커녕 확인조차 하지 않는다고 평했다.

■구글 공정이용했다…오라클 변명 마라

한편 이날 오라클과 구글은 자바 특허 소송을 놓고 배심원 평결을 받기 위한 재판 절차를 진행했다. 이를 보도한 미국 지디넷은 구글이 최후 진술에서 안드로이드에 대한 자바 사용을 방어하기 위해 '공정이용(fair use)'을 동원했다고 썼다. 이는 오라클이 주장한 자바API 내용의 '저작권' 개념을 인정한 모양새다.

구글측 변호사 로버트 반 네스트는 구글이 오라클의 자바 5.0 스탠더드에디션(SE)을 베끼지 않았으며 안드로이드가 시장에서 다른 성공을 거둔 '실질적인' 별개의 산물이라고 변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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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오라클은 구글이 그저 변명하기 바쁘다고 받아쳤다. 오라클측 변호사 마이클 제이콥스는 배심원들에게 이 재판은 거대한 기업간에 매우 중요한 사업적 문제와 관련된 것이라며 어떤 회사가 다른 기업 자산을 허락 없이 쓸 수 있겠는가하는 질문을 던졌다.

양사 최후 진술 내용을 보도한 지디넷은 이 순서가 재판의 첫 부분에 해당할 뿐이라는 점을 기억하라고 지적했다. 배심원들은 양측 진술을 듣고 돌아가 이번주중 저작권에 대한 평결을 내놓을 예정이다. 재판은 그 다음에야 '특허' 얘기를 다루게 된다. 윌리엄 앨섭 판사는 앞서 배심원들이 평결을 내놓기까지 최대 1주일까지 걸릴 수 있다고 말했지만 일단 하루 반날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