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탈세의 개척자"...NYT 직격탄

일반입력 :2012/04/29 16:39    수정: 2012/04/30 08:00

이재구 기자

“애플은 탈세 기법 개발의 선구자다. 정상적이라면 미국정부에 24억달러나 더 냈었어야 했다.미국에 일자리와 부를 가져다 주고 자선사업을 했다고는 하지만 탈세액을 벌충할 만큼은 안된다. 심지어 고향마을 학교가 재정난에 시달려도 모른 체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애플을 탈세개발의 선구자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NYT는 “물론 거의 모든 주요기업이 자사의 세금을 최소화 하려고 한다”고 전제한 후 “IT거인 애플은 산업시대에 만들어진 세금코드를 어떻게 오늘날의 디지털경제에 잘 맞게 사용할 줄 안다며 절묘한 세금회피 방식을 소개했다.

이 신문은 이미 지난 1월 애플제품을 생산하는 중국공장 폭스콘 근로자가 얼마나 비윤리적 근로환경에서 일하는지 고발한 바 있다. 당시 NYT는 폭스콘 근로자들의 열악한 근로자들의 실태를 고발해 '윤리적 아이폰을 만들어 달라'는 청원까지 이끌어 낸 만큼 이번 기사의 파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캘리포니아에 본부뒀지만 네바다에 사무소...세금 제로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미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이지만 미국과 전세계의 세율낮은 지역과 국가들의 약점을 교묘히 이용해 세금을 절약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애플의 본사는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있지만 생산공장이나 고객서비스센터도 없는, 본사에서 320km 떨어진 네바다주 레노에 사무소를 두고 자사의 투자와 이익을 챙기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기업세는 8.84%인데 반해 네바다주에서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NYT보도는 익명의 애플 전임원의 말을 인용, 애플의 기술혁신은 단지 제품개발에 있지 않으며 이같은 조세회피 사례도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애플 전 임원은 예를 들어 애플은 높은 세금을 매기는 국가에 판매직원을 보내 낮은 세율을 매기는 국가에 있는 자회사 대신 물건을 팔도록 한 후 이를 통해 수익세를 회피해 나간다고 털어 놓았다.

애플은 또한 이른 바 ‘하나의 네덜란드샌드위치에 두 개의 아일랜드인 (Double Irish With a Dutch Sandwich)’탈세 전략의 개척자 이기도 하다.

보도는 이 탈세 방식은 애플의 이익을 아일랜드 자회사와 네덜란드 자회사를 거쳐 카리브해로 돌리면서 세금을 줄이는 기법이라고 소개했다.

애플의 회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 방법은 다른 수백개의 기업들에게 사용되는 탈세기법이며 일부 회사는 애플의 방법을 그대로 베껴서 수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도는 임원,제품디자이너,마케터,직원,연구개발자 등이 모두 미국내에 있는 애플이 이 같은 탈세관행을 통해 이익의 70%를 해외로 빼돌릴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기막힌 수법...디지털시대 세금회피의 선구자?

뉴욕타임스는 또한 디지털경제는 애플의 탈세 게임방식을 바꿔놓았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일례로 애플은 룩셈부르크 자회사를 사용하는 탈세방식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에따르면 애플에게는 룩셈부르크 자회사가 하나 있는데 이 룩셈부르크지사의 존재를 알려주는 것은 ‘아이튠스 살ITUNES SARL)이라고 쓰여있는 우편함 뿐이라고 꼬집었다.

보도는 애플이 이 명목뿐인 회사를 통해 아프리카,유럽,중동에서 아이튠스를 통해 다운로드되는 노래,TV쇼,앱을 룩셈부르크에서 판매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의 전임 임원은 룩셈부르크 자회사의 이점은 아주 단순하다고 말하고 있다.

일례로 룩셈부르크는 만약 자국을 통해서 거래를 할 경우 애플과 다른 수많은 IT기업에게 아주 낮은 세율을 매기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

NYT는 이 나라를 거쳐 가면서 자사 매출에 대해 할인된 낮은 세금을 내지 않았다면 이들 세금은 영국, 프랑스, 미국, 그리고 수많은 나라에 더 높은 세율의 세금으로 돌아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7년까지 애플의 유럽 소매마케팅 및 세일즈를 도왔던 로버트 하타는 “우리는 애플의 아이튠스는 무형의 제품이기 때문에 당신의 컴퓨터가 프랑스에 있건 영국에 있건 아무런 상관이 없기에 룩셈부르크에 사무소를 설치했다. 만일 당신이 룩셈부르크에서 이 무형의 물건을 산다면 그건 룩셈부르크와 관계를 맺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NYT는 미정부 데이터를 인용, 이같은 세금 회피로 인해 애플, 구글,야후,델 같은 스탠더드앤푸어스(S&P)인덱스500에 속하는 기업들 가운데에서도 손꼽히는 우량기업들이 지난 2년간 전세계에서 가장 세금을 적게 내는 회사들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애플, 세금 24억달러 더 냈었어야

보도는 애플이 이런 탈세 전략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면 지난 해 24억달러를 냈었어야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애플은 지난해 9.8%의 세금을 내는데 그쳐 비IT기업인 월마트가 24%의 세금을 내는 것과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고 꼬집었다.

NYT는 애플이 일자리와 부를 미국에 남게하고 있으며 엄청난 자선을 하고 있어 세금회피는 복합적인 문제이기는 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규모가 애플의 세금회피 금액을 벌충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일례로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도 다녔고 애플 직원과 자녀들 대다수가 수업도 하고 수영장을 사용하고 있는 등 매우 연관성이 많은 애플 본사 근처 드안자대학이 예산부족에 시달리는 것을 사례로 들었다.

브라이언 머피 드안자대학학장은 “분명히 애플의 모든 사람들이 드안자와 연관이 있는데도 그들은 가능한 한 적게 세금을 내려고 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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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왕 쿠퍼티노 시의원은 시에서 새 애플 캠퍼스 건축을 승인할 때 구글이 마운틴뷰시에 그랬던 것처럼 쿠퍼티시 전역에 무선와이파이를 설치해 달라고 건의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녀는 당시 잡스가 “우리는 세금을 내고 있는데 왜 우리가 해줘야 하느냐고 말했다”고 털어놓았다. 당시 잡스는 “만일 우리가 세금을 안내게 되면 기꺼이 와이파이를 설치해 주겠다”고 말했고 왕의원은 제안을 철회했다. 이어 우리는 애플이 여기 있는 게 자랑스럽지만 그들과의 연관성을 어떻게 가져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애플은 NYT에 “애플은 적용할 수 있는 모든 법과 회계법에 따르면서 최고의 윤리기준을 가지고 사업을 해 오고 있으며 애플의 모든 기여에 대해 믿을 수 없는 긍지를 느낀다“며 ”애플은 엄청난 세금을 내며 이는 미정부와 각 주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