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조작?…자면서 ‘인셉션 앱’ 써보니

일반입력 :2012/04/20 17:37    수정: 2012/04/20 17:37

김태정 기자

‘꿈을 만들어서 꾼다’

사람이 꿈에 빠진다는 ‘렘수면(rapid eye movement sleep)’ 상태. 이때에 맞춰 특정 환경의 소리를 들려준다면 꿈에 반영이 될까.

예컨대, 요란한 액션영화를 틀어놓고 잠이 들었을 때, 꿈에서 비슷한 내용이 이어졌다는 경험담은 흔하다. ‘드림온(Dream ON)’은 이 같은 원리에 착안해 만든 애플리케이션이다.

드림온을 다운로드 받아 직접 체험해봤다. 영국 하트퍼트셔 대학 심리학과 교수 리처드 와이즈맨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는 문구가 눈에 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전용이며, 다운로드는 무료다.기본 동작법은 간단하다. 드림온 실행 후 아이폰을 침대 위에 놓고 잠을 청하면 된다. 원하는 꿈의 세계로 유도됐다면 성공.

구체적으로 드림온이 잠자리에 든 사용자 몸의 움직임을 감지, 렘수면에 들어갔다고 판단되면 특정 환경 소리를 낸다. 학자들이 “뇌는 깨어있으나 몸은 움직이기 어렵다”고 말하는 그 상태다. 소리는 서부극과 우주여행, 도쿄여행 등 20여가지다. 소리를 듣는다고 그 세계로 유도될지, 성공 확률은 개인마다 다르다.

이 꿈들은 모두 0.99달러 유료다. 드림온 애플리케이션 자체는 무료이지만, 꿈은 종류마다 0.99달러를 내고 결제해야 한다. 한 마디로 ‘꿈 장사’다. 렘수면에서 깨면 알람이 울리도록 설정할 수 있다. 이 때 깨지 않으면 논렘수면(Non-REM)을 지나면서 꿈을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꿈을 잊으면 드림온의 성공여부를 알 수 없다.

관련기사

직접 사용해본 결과는 실패였다. 워낙 의식을 해서인지 효과를 못 느꼈다. 렘수면이 시작됐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기능이 아직 정교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얼마나 효과를 봤는지에 대한 통계 역시 없다.

와이즈맨 교수는 드림온 체험담을 모으고 있다. 이를 모아 분석해 드림온을 더 정교하게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10만명 이상 참여했지만 아직은 테스트 성격에 가까운데 꿈당(?) 0.99달러는 너무 비싸게 느껴진다. 안드로이드는 연말 출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