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S 급감 카톡 때문?…아이폰도 ‘한 몫’

일반입력 :2012/04/20 15:15    수정: 2012/04/20 19:37

“어, 해지한 아이폰으로 문자메시지가…”

최근 P씨는 당황스런 경험을 했다. 사용하던 아이폰을 LTE폰으로 기기변경을 했는데도 문자메시지(SMS)가 LTE폰이 아닌 아이폰으로 수신됐기 때문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이폰을 사용하는 이동통신3사 가입자는 약 400만명. 이 중 상당수 이용자는 SMS를 주고받는 것이 ‘아이메시지(iMessage)’를 통해 이뤄지고 있음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모바일 메신저가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설치하고 이용해야 되는 반면, 애플의 아이메시지는 기존 SMS 창을 함께 이용하기 때문이다.■정보유출 우려도

아이메시지를 SMS로 오해한 P씨나 아이메시지를 보낸 이조차도 이를 SMS로 착각하고 있었다. SMS와 아이메시지의 구분은 말풍선 창이 흰색과 파란색으로 나뉜다는 것뿐이어서 눈여겨보지 않으면 알아보기 쉽지 않다.

아이메시지는 3G나 LTE 통신이 없어도 와이파이(Wi-Fi)로 주고받을 수 있어, P씨처럼 해지된 휴대폰으로 SMS가 수신되는 것 같은 착각을 만들어 낸다.

특히 타 모바일 메신저의 경우 다른 휴대폰에 동일한 앱을 설치할 경우 새로 설치된 휴대폰으로 수신지가 바뀌지만, 아이메시지는 [설정]-[메시지]-[iMessage] 탭을 비활성화하거나 초기화해야 한다.

따라서 아이폰을 타 휴대폰으로 교체해도 이 같은 작업을 하지 않는다면 아이폰에서 SMS를 보내는 상대방의 문자를 새 휴대폰으로 받을 수 없다.

또 내달부터 이동통신사 대리점이 아닌 곳에서도 휴대폰 구매가 가능한 자급제(블랙리스트)가 시행되면 자칫 개인정보 유출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향후 거래사이트나 개인 간 중고폰 매매가 활성화가 되면 아이폰 이용자들은 휴대폰을 팔기 전에 반드시 초기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신사 SMS 매출도 ‘뚝’

아이메시지 때문에 당황스러움을 겪는 건 이용자뿐만 아니다. 이동통신사 역시 SMS 매출 감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4천500만 가입자를 넘긴 ‘카카오톡’ 때문에 주목을 끌지 못했지만, 400만의 국내 아이폰 가입자 간 주고받는 SMS도 아이메시지로 인해 무료화가 됐다.

때문에 아이폰 이용자들은 카카오톡뿐만 아니라 아이메시지 등으로 인해 스마트폰 정액요금제에서 제공되는 SMS 건수를 소진하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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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아이폰을 국내에 들여오면서 대부분의 임직원들이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 KT조차도 임직원들이 SMS가 아닌 아이메시지를 부지불식간에 이용하고 있을 정도다.한 통신업체 임원은 “SMS를 많이 사용하는 청소년들의 경우 예전에는 SMS 사용한도가 넘어 이를 충전하기 바빴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카카오톡, 아이메시지와 같은 무료 모바일 메신저 때문에 청소년들조차도 제공되는 문자를 다 소진하지 못할 정도”라고 푸념했다.

이어 “지난해 기본료 인하와 함께 50건의 SMS를 추가로 제공하면서 SMS 수익은 아예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며 “m-VoIP가 허용되면 음성시장도 똑같은 길을 가지 않을까”라며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