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사장끼리 1조원 ‘에누리’ 협상 화제만발

일반입력 :2012/04/19 09:54    수정: 2012/04/19 17:04

김태정 기자

“한 1조만 깎아줄래?”

“그럴까?”

페이스북의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마크 주커버그㉗의 에누리(?) 실력이 화제다. 벤처 인수 과정서 상대방이 제시한 금액의 절반인 10억달러(약 1조1천370억원)를 깎았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주커버그가 최근 밝힌 ‘인스타그램’ 인수가 10억달러는 당초 상대가 제시했던 금액의 절반 수준이다. 인스타그램의 공동창업자 겸 CEO 캐빈 시스트롬㉘은 “우리 회사를 인수하려면 20억달러(약 2조2천790억원)는 내 놓으라”고 강경한 자세를 보였지만, 주커버그의 설득에 결국 10억달러만 챙기게 됐다.

주커버그는 미 실리콘밸리내 팰러알토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 시스트롬을 초청, 지난 5일부터 사흘간 열성적으로 설득했다.

결국 이 두 20대는 10억달러 인수협상을 사흘 만에 끝냈고, 두 회사의 다른 이사들과 임원들은 관련 내용을 통보만 받았다. 주커버그는 은행과 이사회 도움 없이 인수협상을 성공시켰다는 설명이다.

주커버그는 페이스북 지분 28%를 보유했고, 우호지분까지 합치면 57%에 달한다. 시스트롬도 인스타그램 보유지분이 45%나 되기에 협상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이 중요한 협상에 이사회를 배제한 것에 대한 잡음도 들려온다. 주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드렉셀대 경영대학원 법인지배구조센터의 랠프 워클링 소장은 “CEO의 견제기구가 이사회”라며 “소액주주들을 위한 마지막 방어선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스트롬이 지난 2010년 만든 인스타그램은 스마트폰과 SNS를 활용한 사진 공유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 개시 2년 만에 이용자 3천만명을 모았으나 직원 수는 10여명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