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스택 스폰서 모금 시작, 그리고…

일반입력 :2012/04/14 21:44

어중간한 태도를 취해온 레드햇이 마침내 오픈스택 진영 공식 지원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함께 오픈스택은 이미 지지의사를 밝혔던 19개 회사들로부터 자금지원을 얻어냈다. 시트릭스의 클라우드스택, 기타 IT업체의 지원을 받는 오픈스택 간 오픈소스 클라우드 플랫폼 전쟁이 시작됐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픈스택재단은 19개 회사가 새로 플래티넘 및 골드 멤버로 참여키로 결정했다고 공식발표했다. 레드햇, IBM, AT&T, 캐노니컬, HP, IBM, 네뷸라, 랙스페이스, 수세 등이 플래티넘 멤버로 등록했다.

시스코시스템즈, 클리어패스네트웍스, 클라우드스케일링, 델, 드림호스트, ITRI, 미란티스, 모프랩스, 넷앱, 피스톤클라우드컴퓨팅, 야후 등은 골드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오픈스택재단 플래티넘 멤버는 재단에 직접 참여해 의사결정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코드, 디자인, 테스트계획, 문서화 등의 프로젝트에 직접 관여하게 된다. 골드 멤버는 일반에 공개된 지지자로서의 임무와 프레임워크에서 그려진 원칙에 기반해 활동하게 된다. 재단의 결과물을 가져다 실험해 자사 솔루션에 적용할 수 있고,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다. 이들은 제안만 할 뿐 의사결정엔 참여할 수 없다.

각 참여업체들은 재단에 기술, 자금 등을 제공하게 된다. 오픈스택은 지난 3월 멤버십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무영리 사업으로 오랜 시간 영속하기 위한 스폰서십을 마련했다.

레드햇은 그동안 오픈스택에 지지의사를 밝히기보다 후방지원하는 모습을 취해왔다. 레드햇 중심의 퍼블릭 클라우드 생태계 구축작업을 진행하면서 경쟁체제로 그려지는 듯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 올해 들어 글러스터를 인수한 뒤 스토리지 쪽으로 오픈스택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픈스택의 이같은 행보는 이달 시트릭스가 클라우드스택을 아파치소프트웨어재단에 등록하며 오픈스택에서 이탈한 것과 오버랩된다. 오픈스택이 정형화된 스폰서십을 확립해 자금을 끌어모으고, 시트릭스가 보다 분명한 이탈의지를 보이면서 오픈소스 클라우드의 전쟁이 본격화된 것이다.

두 진영의 행보나 구성을 보면 향후 행보를 예측가능하다. 오픈스택은 대다수의 유명 IT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경쟁업체들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제조업체들은 자사의 이익을 극대화할 방법으로 오픈스택을 지지하고 있다.

델, HP, IBM 같은 제조사들은 저마다 퍼블릭 클라우드를 운영하거나,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으로 매출을 끌어내려 시도중이다. 이 회사들은 자신들의 솔루션을 사주지 않는 AWS에 고객을 빼앗기는 것을 경계한다,

시트릭스는 가상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AWS와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에서 사세를 키워 빠져나오는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려는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AWS와 페이스북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클라우드를 구축한 징가의 경우 시트릭스 클라우드스택을 활용해 인프라를 마련했다.

이는 오픈스택과 클라우드스택의 API를 보면 명확하다.

오픈스택은 VM웨어나 아마존웹서비스(AWS) 등과 호환되는 것을 신경쓰지 않는다. 클라우드스택의 API는 AWS와 호환되도록 설계됐다.

AWS 고객은 중소기업(SMB)나 스타트업들로 일정규모까지 회사와 서비스를 키우면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하는 게 일반적이다. 페이스북 역시 AWS에서 특정 시점에 이탈한 대표적인 사례다. 즉, 한번 AWS 고객이 영원히 AWS 고객이 아닌 것. 클라우드스택의 공략지점은 여기다.

AWS에서 이탈한 고객은 여전히 EC2의 환경을 원한다. 내부 인력이 AWS에 익숙해져 있고, AWS에서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작업이 순조로우려면 호환이 중요하다. 시트릭스의 클라우드스택은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작업을 도와준다.

시트릭스가 노리는 시장은 델, HP, IBM 등 벤더도 노리는 곳이다. HP는 다음달 컨버지드 클라우드란 서비스를 오픈한다. 이는 오픈스택을 활용한 퍼블릭 클라우드다.

이들은 자랑스럽게 엔터프라이즈 기업도 쓸 수 있는 퍼블릭 클라우드란 점을 자사 서비스의 강점으로 앞세운다. 오픈스택재단에서 만들어 준 오픈소스 기반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꾸렸다는 점도 강조된다. API로 호환되지 않는다 해도 자신들이 가진 기술력과 서비스를 활용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또한 특정한 주인이 없는 오픈스택은 참여의지에 따라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벤더의 솔루션과 호환될 여지가 더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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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스택은 이달초 세번째 정식버전 ‘에섹스’를 발표하며 전열을 정비했다. 시트릭스의 이탈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 듯 보인다. 그러나 곳곳에서 오픈스택 안정화가 더디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현 시점에 안정성은 클라우드스택이 한발 앞서있다는 주장이다.

공식 스폰서를 늘려갈 오픈스택재단과 시트릭스를 필두로 세운 아파치재단의 오픈소스 전쟁은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