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한달 써본 윈도8 ③장단점과 이상한점

메트로UI를 둘러싼 '좋은점, 나쁜점, 이상한점'

일반입력 :2012/04/04 10:34    수정: 2012/04/04 10:36

1개월 전 윈도8 컨슈머프리뷰 공개 직후 그 성패를 단정짓는 의견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8을 만들면서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전면에 내건 만큼 큰 파장을 몰고온 것이다. '메트로UI'라 불리는 낯선 조작환경이 윈도의 새 얼굴이 되리란 예고에 일부 사용자는 신선하다는 평가를, 다른 이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또 다른 사람들은 어설프거나 잘못된 행보라는 판단을 내놓고 있다.

터치스크린에서 돌아가는 메트로UI가 독창성과 편의성을 갖췄다는 게 흔한 찬사다. 낯설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기존과 달리 구성된 화면 때문으로 이해된다. 이외 부정적인 반응은 보수적인 사용자들의 선입관에, 일반인의 적응을 돕기에 인색한 MS의 안이함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 볼 수 있다.

특히 MS는 데스크톱 환경에서 메트로UI를 어떻게 다뤄야 할 것인지 분명한 지침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메트로UI는 윈도8을 태블릿용 운영체제(OS)로 받아들이게 하는 데는 효과적인 특징이지만, 기존 PC 사용자들도 끌릴만한 요소를 제공할 것이란 기대를 형성하긴 어려운 모습이다.

본편은 x86 윈도8 컨슈머프리뷰 버전을 설치한 노트북PC를 통해 메트로UI의 가능성을 살펴보는 내용이다. 터치스크린 없이 마우스와 키보드를 연결한 상태로 메트로UI를 쓸 때 윈도8의 좋은 점과 나쁜 점과 이상한 점을 정리해 봤다.

[연재순서]

①하드웨어 요구 사양, 설치 방식과 주의사항

②한국어 키보드 입력 설정법, 최적화와 호환성

③메트로UI를 둘러싼 '좋은점, 나쁜점, 이상한점'

■좋은 점

메트로UI 자체만 놓고 본다면 사용자는 한 곳에 집중화된 기능을 다룸으로써 편리함을 느낄 수 있다. 타이포그래피에 초점을 맞춘 화면 구성이나 복잡함을 걷어낸 전체화면 위주의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동작이 직관성을 높여 준다.

이가운데 앱 경계에 막힘 없이 통합된 검색, 필요한 앱을 한 데 모아 찾고 설치하고 업데이트할 수 있는 윈도스토어, 클라우드로 문서나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다른 단말기와 동기화할 수 있는 스카이드라이브, 메신저와 페이스북과 메일 메시지를 몰아서 볼 수 있는 메시징 등이 기본 앱으로 제공된다.

특히 화면 오른쪽 맨 위나 아래에 마우스 화살표를 대거나 윈도 키와 알파벳 C를 함께 눌러 표시할 수 있는 '참(Charm)' 막대가 메트로UI의 핵심 기능을 집약적으로 보여 준다. 참 막대는 화면 오른쪽에 세로로 검색(Search), 공유(Share), 시작(Start), 장치(Devices), 설정(Settings), 5개 기능 아이콘을 담은 도구다. 메트로UI와 데스크톱 환경을 통틀어 아무 때나 불러낼 수 있다.

검색은 입력받은 낱말과 관련되는 파일, 폴더, 시스템설정, 웹사이트 등을 메트로UI와 데스크톱 영역에서 종횡무진해 찾아낸다. 공유는 메트로UI에서 현재 띄운 문서, 사진, 음악, 영상, 웹사이트 경로, 메시지 등을 실행중인 앱이 지원하는 범위만큼 사용자가 선택한 메일, 메시지, 소셜네트워크 등 수단으로 전달해 준다. 시작은 어떤 상황에서든 메트로UI 시작 화면으로 보내주는 역할이다. 장치는 단말기가 지원하는 디스플레이 출력 등 외부 단자 기능을 설정하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설정은 메트로 스타일 기반으로 윈도8 시스템의 사용자 지역 시간대, 계정 설정, 자동 업데이트, 데이터 초기화, 부팅 옵션 관리 등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스카이드라이브가 윈도8 사용자 계정을 통해 자동 접속돼 사용자 개인 데이터를 쉽게 관리할 수 있었다. 클라우드에 저장된 사진, 문서 등 파일을 한꺼번에 표시하고 검색하고 열람할 수 있는 점은 편리했다. 또 사진 앱을 통해 스카이드라이브에 저장된 사진과 윈도8 컴퓨터에 저장된 앱을 한 번에 접근할 수 있었다. 일부러 동기화하지 않더라도 원래부터 한 곳에 있는 데이터처럼 표시된다는 얘기다.

그리고 마우스와 키보드를 통해 다룬 메트로UI는 소문만큼 어색하거나 불편하지 않았다.

윈도 로고 키를 통해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는 메트로UI 시작 화면은 아이콘으로 가득찬 데스크톱보다 더 알아보기 쉽고 안정감있는 기본 화면으로 느껴졌다. 시작 프로그램에서 접근할 수 없게 된 시작 프로그램 그룹은 메트로UI 오른쪽 영역에 새로 자리를 틀고 나타났는데, 원한다면 이를 처음 나타나는 왼쪽 영역으로 가져오는 것도 쉬웠다.

다중작업시 ALT와 탭 키를 함께 눌러 프로그램을 전환할 수 있는 기능은 여전히 쓸 수 있었다. 데스크톱 상태에서든 메트로UI 화면에서든 창전환 모드가 작동했다. 창전환 모드는 메트로UI 앱일 경우 이를 작은 미리보기 화면 오른쪽 아래에 별도로 아이콘과 함께 표시해 데스크톱 앱의 창과 쉽게 구분지어줬다.

마우스나 터치스크린을 써서 띄우는 화면 왼쪽의 새 작업전환 막대는 메트로UI 앱끼리만 전환할 수 있어 다른 용도임을 알 수 있었다.

■나쁜 점

주로 윈도8에 기본 내장된 메트로스타일 앱에 대해 나쁜 점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일단 메트로UI를 위해 제공되는 기본 앱들은 사용자 언어 또는 지역 환경에 의존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일부 윈도 스토어 앱뿐 아니라 MS가 기본 탑재한 윈도8용 메트로 앱조차 제대로 쓸 수 없게 돼 있다. 그렇다고 현재 윈도스토어에 등록된 앱이 이를 무시해도 괜찮을 정도로 많은 앱을 제공하지도 못하고 있다. 플랫폼 도입 초반에 기본 앱조차 부족했던 윈도폰의 약점을 대물림할 우려가 예상된다.

예를 들어 '날씨(Weather)' 앱은 아예 실행조차 되지 않는다. 해당 앱이 사용자 마켓에서 지원되지 않는다는 이유다. 지역 설정을 바꿀 수 없는 금융정보(Finance) 앱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에서 썩 일관성있는 제약은 아니다.

엔터테인먼트 관련 앱도 전혀 쓸 수 없다. X박스 컴패니언이나 X박스 라이브 게임, 뮤직이나 비디오 앱을 켜면 기본적으로 MS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인 '준(Zune)' 계정이 필요하다. 준 서비스가 아예 제공되지 않는 국내서는 기본 앱을 통 쓸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일부 메트로 앱이 데스크톱 환경에서도 무조건 작동되도록 연결돼 있어 불편을 유발한다.

MS는 JPG나 PNG같은 일반 이미지 파일을 메트로UI 환경에서 별도 프로그램 없이 볼 수 있도록 포토(Photos)라는 기본 앱을 제공한다. 문제는 데스크톱환경에서도 이미지 파일을 열어보려 할 때 강제로 메트로UI로 전환돼 포토 앱이 실행된다는 점이다.

기존 윈도 이미지 프로그램인 '윈도 사진 뷰어(windows photo viewer)'도 여전히 쓸 수 있지만 해당 이미지 파일에 대한 기본 연결 앱 설정을 바꿔줘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다. 기존 데스크톱 윈도 사용자들에게 이는 나쁜 변화로 꼽힐 것이다.

데스크톱 상태에서 PDF문서를 열어볼 때도 마찬가지로 메트로 전용 앱이 실행되지만 기존 윈도 데스크톱은 기본 PDF파일 뷰어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번거로워졌다고 할 수는 없다. 문서 파일 보기에 관한 불편함은 따로 있다.

MS는 윈도8에서 메트로UI를 위한 오피스 뷰어 앱을 지원하지 않는다. 메트로UI 상태에서 3가지 오피스 문서인 엑셀(xls), 파워포인트(ppt), 워드(doc) 파일을 열어볼 수 없는 것이 문제다. 클라우드서비스인 스카이드라이브 앱에서 오피스 문서를 열 땐 IE10 브라우저를 띄우고 웹기반으로 접근 가능한 '오피스웹앱스'를 실행할 뿐이다.

오피스웹앱스는 윈도8 환경에 오피스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사용자를 위한 보조형 서비스다. 기본적인 기능을 쓰려 해도 기존 설치형 오피스가 포함돼 있는 게 유리하다. 결국 메트로UI 상태에서 오피스문서를 열어보려면 이를 지원하는 서드파티 앱이나 기존 데스크톱용 오피스 앱을 설치해야 한다는 얘기다.

경쟁 플랫폼에서는 이를 위한 기본 앱을 제공하거나 OS에 내장된 뷰어가 존재한다. 편집 기능까지 접근할 수는 없지만 이를 통해 다른 메일 앱이나 웹서핑 중 등장하는 온라인 오피스 문서를 급한대로 열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MS가 향후 이같은 기능을 OS 안에 담아낼 것인지는 미지수다. 현재 윈도8 출시와 맞물려 개발중인 오피스15 버전이 어떤 방식으로 제공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상한 점

이상하게 여겨지는 부분은 역시 메트로UI 자체만 놓고 볼 때가 아니라 데스크톱과의 접점이나 연결성에 대해 평가할 때 두드러진다.

메트로UI는 모바일 환경을 고려한 인터페이스이기 때문에 남은 배터리 용량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남은 용량을 백분율로 표시하거나 예상 가용시간을 시간과 분단위로 보여주는 등 구체적일수록 좋을 것이다. 실제로 노트북 사용자들은 기존 윈도 데스크톱 상태에서도 이를 알 수 있었고 이는 윈도8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메트로UI 상태에서 볼 수 있는 전원 관련 정보는 전력이 얼마나 남았는지 짐작밖에 할 수 없는 건전지 모양 아이콘이 전부라는 것이다. 메트로UI로 배터리 잔량을 보는 방법은 2가지가 있는데 모두 숫자를 보여주지 않는다. 참 막대를 불러낼 때 화면 왼쪽 아래에 날짜, 시간과 함께 나타나는 배터리 잔량이 그 하나다. 다른 하나로, 절전 모드로 들어갔다가 다시 컴퓨터를 켤 때 나오는 대기 화면도 배터리 잔량을 그림으로만 보여 준다.

즉 모바일 기기 윈도8 환경에서 남은 배터리 용량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려면 꼭 데스크톱 화면으로 가서 작업표시줄을 봐야 하는 웃기는 상황이다. 전원 관련 정보를 숫자로 보여주는 게 메트로UI에서 아직 구현되지 않은 부분이라면 컨슈머프리뷰 버전도 정식 출시까진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사실 스마트폰 플랫폼인 윈도폰도 마찬가지로 전원 관련 정보를 보여주는 데 인색하다. 일단 메트로UI 첫화면에서 남은 배터리 용량을 표시해주지 않는다. 경쟁 플랫폼인 iOS와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이든 태블릿이든 별도 앱을 실행하지 않고 있을 때 항상 배터리 잔량을 표시해주는 것과 대조적이다.

데스크톱과 메트로UI에 각각 따로 존재하는 인터넷 익스플로러(IE) 10 버전도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일단 IE10은 윈도8에서 굉장히 특이한 앱이다. 데스크톱과 메트로UI간 별개로 실행되지만, 일부 정보를 공유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즉 하나의 앱이 데스크톱 상태와 메트로UI 상태를 모두 지원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여타 윈도8용 앱은 오로지 데스크톱에서만, 또는 메트로UI에서만 실행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메트로UI에서 IE10를 켜고 빈 탭을 띄우면 최근 방문한 사이트 목록 10개를 보여 준다. 이는 데스크톱에서 IE10을 실행하고 새탭을 띄울 때 나오는 목록과 같다. 메트로UI버전 IE10으로 열린 사이트에서 주소표시줄 오른쪽 스패너 모양 단추를 누르면 '데스크톱에서 보기(View on the desktop)'를 실행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지금 보고 있는 사이트를 데스크톱 IE10로 다시 열어 주는 것이다. 회원제 사이트나 웹메일 서비스에 로그인한 상태도 유지된다. 일시적으로 저장되는 사용자 데이터가 공유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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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MS는 굳이 필요하지 않은 기능이라 판단한 것일까. 역으로 데스크톱 IE10에서 메트로 버전 IE10으로 넘어갈 수는 없다. 또한 IE10 브라우저가 한몸이란 사실을 알 수 있을만한 다른 특징이 거의 없다. 메트로버전의 IE10에 설정 가능한 요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다른 모바일 OS는 시스템 설정 안에 내장 브라우저에 대한 기능 조절 항목이 포함돼 있지만 윈도8은 그렇지 않다. 덕분에 메트로UI에서 IE10 버전은 인터페이스가 지극히 단순하고 제법 빠르다는 것 외에 별 특징이 없다.

모질라가 파이어폭스를, 구글이 크롬을, 윈도8 메트로 버전으로도 만들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MS가 자사 브라우저를 어떻게 차별화해나갈 것인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