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천만’ 카카오스토리 써보니…

일반입력 :2012/03/29 16:56    수정: 2012/03/30 14:18

정현정 기자

카카오스토리가 연일 화제다. 출시 3일만에 500만 가입자를 끌어모으며 대박 조짐을 보이더니 얼마 안가 1천만 고지마저 무너뜨리며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출시 직후에는 쇄도하는 친구신청 메시지에 하루 내내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1위를 독차지하며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카카오가 사진 콘텐츠 기반의 새로운 프로필 앨범 서비스를 표방하며 내놓은 카카오스토리는 사진과 글로 친구들과 소소한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일종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카카오톡 이용자 중 상당수가 하루에도 몇 번씩 프로필 사진과 상태메시지를 바꾸는 사용패턴을 보이는 것에 착안해 만들어졌다.

단순한 생각에서 출발한 만큼 손쉬운 접근성과 간편한 사용법이 최대 강점이다. 대다수의 이용자들이 꼽는 카카오스토리의 장점도 직관적이고 단순한 메뉴 구성과 쉬운 사용방법에 있다.

카카오스토리에 새글을 업로드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직접 사진을 촬영하거나 앨범에서 선택하면 원본, 선명한, 빛바랜, 뽀얗게, 가을날, 노을빛, 그늘진, 무지개, 흑백 등 필터를 선택할 수 있다. 이는 사진기반 SNS ‘인스타그램’이나 ‘푸딩.투’를 떠올리게 하는 기능이다. 사진과 함께 간단한 메시지를 입력하거나 사진 없이 텍스트만을 업로드 하는 것도 가능하다.

카카오스토리에 게시하는 사진과 글은 업로드 순서대로 축적되며 타일모양으로 배열돼 나만의 프로필 앨범으로 꾸밀 수 있다. 각각의 콘텐츠는 ‘친구공개’와 ‘전체공개’로 공개범위를 설정할 수 있으며 친구공개 시에는 별도 단계를 거쳐 친구를 맺은 이용자끼리만 공유되도록 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기존 SNS가 너무 공개적인 불만이 있었다는 점에서 사생활 침해 시비를 차단하려고 노력한 부분이다.

이렇게 업로드 된 게시물은 페이스북의 ‘타임라인’ 격인 ‘소식’에 차례로 업데이트되며 시간 순으로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스토리에 전체공개로 올린 사진은 카카오톡 미니 프로필에도 함께 보여진다.

카카오톡과는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출시됐지만 카카오톡과 최대한 연동되도록 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카카오톡 미니 프로필에서 ‘스토리 방문’을 누르면 카카오스토리로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연동시켜 접근성을 높였다.

카카오스토리에서 친구신청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해당 이용자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해 친구수락 여부를 묻는다. 지인들의 전화번호가 대부분 휴대폰에 저장돼 있다는 점에서 기존 SNS의 친구검색이나 친구맺기 과정을 대폭 생략할 수 있어 접근장벽이 낮아졌다.

페이스북의 ‘담벼락’이나 싸이월드 ‘방명록’에 해당하는 친구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능은 없다. 대신 친구들의 게시물에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 ‘멋져요’, ‘기뻐요’, ‘슬퍼요’, ‘힘내요’ 등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이용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쇄도하는 친구신청 메시지에 뭔가 하는 호기심에서 사용을 해봤을 뿐 이미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이 주류 SNS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또 하나의 SNS 계정을 갖기는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가입자 수는 1천만을 넘겼지만 아직 활발하게 사용하는 이용자가 많지 않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SNS로 꼽히는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이미 국내 SNS 시장을 휩쓴 가운데서도 이를 뛰어넘는 성과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기대를 거는 시각이 더 많다. 트위터는 물론이고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페이스북도 아직 국내에서 1천만 가입자를 확보하지 못했다.

일단 카카오스토리가 1천만이 넘는 이용자의 호기심을 끌었다는 것은 ‘한국형 SNS’에 대한 수요가 있었음을 증명한다. 기존 SNS 서비스가 PC를 기반으로 모바일로 영역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PC 버전이 없는 카카오스토리는 본격 모바일 기반 SNS로 해석할 수도 있다.

가장 많이 비교대상이 되는 서비스는 페이스북이다. 하지만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기존 SNS를 관심있는 뉴스링크를 공유하거나 업무의 연장선상에서 네트워크 확장이나 사회참여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이용자가 많았다면 카카오스토리는 사진을 매개로 보다 순수한 일상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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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에서 카카오스토리의 인기를 2000년대 초중반 일어났던 싸이월드 열풍과 닮았다는 분석도 많다. 무엇보다 외산 서비스에서는 느낄 수 있는 아기자기함과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들도 특징이다. 싸이월드가 모바일 환경에서 새로운 부활을 꾀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그 틈새를 파고 들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카카오스토리가 광범위한 카카오톡 이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과거 싸이열풍을 주도했던 젊은층과 기존 SNS 활용에 부담감을 느끼던 청소년층과 중장년층을 빠르게 흡수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