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라클 “HW 슬럼프? 우린 잘나가”

일반입력 :2012/03/22 13:48

오라클의 하드웨어 사업 슬럼프가 1년째 이어지고 있다. 1년간 4번의 실적발표에서 모두 매출하락이란 성적을 내놓은 상태. 그럼에도 한국오라클은 국내시장만큼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22일 한국오라클 하드웨어사업부 측은 국내 사업의 경우 빠르게 매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엑사데이터, 엑사로직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고 밝혔다.

미국 본사의 실적과 별개로, 국내시장 성적은 상승세란 주장이다. 최근까지 한국오라클의 하드웨어사업부 실적이 오라클 아태지역 지사 가운데 1위를 기록중이라는 사실도 강조했다.

■“다른데는 몰라도 한국은 다르다”

한국오라클은 2010년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인력이 이전 업무를 유지하면서 통합됐다. 썬의 천부영 한국지사장은 현재 한국오라클의 부사장으로서 계속 하드웨어사업을 지휘하고 있다.

하드웨어사업부 인력들은 오히려 썬 시절이 슬럼프였다고 말한다. 본사의 지원규모와 지지 측면에서 비교불가란 설명이다.

천부영 한국오라클 시스템사업부 총괄 부사장은 “과거 썬 시절 자신감을 잃었던 직원들이 자신감을 되찾으면서 전열을 가다듬고 적극적이고 역동적으로 현장을 누비고 있다”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오라클이 내세우는 무엇보다 고무적인 사실은 엑사데이터에 대한 국내 시장의 관심이다. 기업들의 SW영업 현장에서 지원 플랫폼으로 경쟁 하드웨어업체의 제품보다 엑사데이터를 요청해 테스트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정병선 한국오라클 제품세일즈 부장은 “프로젝트 인지가 전에 비교할 수 없이 더 좋아졌고, 승률도 높아졌다”라며 “대형 프로젝트 초대도 많이 받고 있는데, 실적도 좋아지지만 파이프라인도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출시한 오라클 솔라리스11 운영체제(OS)가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유닉스 서버 시장도 반전됐다. 스팍 T4프로세서 제품군이 시장에 안착하면서 지난해 4분기 한국IDC 서버시장 집계에서 한국오라클 유닉스 사업은 전년동기대비 71% 이상 성장한 188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오라클은 지난해 12월, 올해 1월 사이 T4 서버의 판매량이 25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T4 고객사는 100곳을 넘었다.

■“글로벌 슬럼프도 곧 좋아질 것”

한국오라클의 분전에도 미국 본사의 부진은 여전히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

지난 20일 오라클의 회계연도 2012년 3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하드웨어 시스템 매출은 14억7천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1% 감소했다. 제품 판매 매출액이 8억6천900만달러로 전년보다 16% 줄었고, 지원 매출이 6억400만달러로 4% 감소했다.

전체 실적은 괜찮다. 일반회계원칙기준(GAAP)으로 순익 25억달러(주당 49센트), 매출 90억4천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각각 18%, 4% 증가했다. 이는 SW사업의 좋은 성적 덕분이었다. 신규 SW 라이선스 매출액은 7% 증가한 24억달러를 기록했다. SW 업데이트 및 서비스 매출은 8% 증가한 40억달러를 기록했다.

SW와 하드웨어 사업의 이같은 이질적인 성적에 대해 투자자들은 하드웨어 사업의 미래에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당초 기업용 솔루션 시장의 애플을 표방하는 '썬 하드웨어+오라클SW'란 엔지니어드 시스템 전략에도 의구심을 보였다.

오라클은 하드웨어 매출하락 원인을 로엔드 서버 매출 감소로 지목했다. 낮은 영업이익률을 보이는 저가 서버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지 않은 상황에서 나오는 현상이란 설명이다. 고수익성 사업인 엔지니어드 시스템에 집중하고 있고, 엔지니어드 시스템 매출이 로엔드 제품 매출 하락 수준을 메우는 시간이 필요하단 것이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는 “엑사리틱스는 출시 후 수백대를 판매했다”고 밝혔고, 마크 허드 공동사장은 “엑사로직은 전년대비 4배 성장했으며, 엑사데이터 매출은 계속해서 두배씩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사프라 카츠 오라클 CFO는 “해당 기간동안 엔지니어드 시스템 성장률은 139%”라고 설명했다.

오라클은 오는 6월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회계연도부터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래리 엘리슨 CEO는 내년이면 전체 하드웨어 사업이 성장 스토리를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오라클은 이번 분기를 통해 썬을 인수합병하기 전인 영업이익률 51%를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하드웨어 서비스 매출도 하락세에서 탈출한 모습을 보였다.

■“숫자만 보지 말아달라”

한국오라클은 단순한 숫자만 보고 단편적인 평가를 내리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오라클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술력을 어떻게 결합해 나가는지 주목해달란 것이다.

이는 프로젝트에서 단순히 하드웨어 성능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주요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이 얼마나 잘 운영될 수 있느냐를 뒷받침하는지 강조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소프트웨어 사업부와 하드웨어 사업부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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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오라클 시스템 세일즈 담당자는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사업부와의 협업이 매우 활발히 이뤄져 다양한 산업군의 고객을 만나고 있다”며 “고객에게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한 그림 안에 담은 혁신안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천부영 부사장은 “한국오라클은 인수합병 과정에서 썬의 좋은 인력들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조직의 모습을 갖췄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단순한 시스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사업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고객들이 원하는 큰 그림의 혁신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실제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