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찜’한 신생 모바일게임사, 주무기는?

일반입력 :2012/03/21 11:45    수정: 2012/03/21 18:18

전하나 기자

10명 규모의 신생 모바일게임사 플라스콘. 설립 1년이 채 되지 않은 이 회사가 지난해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일이 있었다. 모회사 넥슨에 최근 흡수 합병된 넥슨모바일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던 것. 넥슨이 첫 번째로 투자한 외부 모바일게임 개발사라는 점에서 플라스콘은 주목받기에 충분했다.

플라스콘을 이끄는 차경묵㉝, 조영거㉜ 공동 대표의 독특한 인연에도 눈길이 간다. 이들은 넥슨에서 각각 ‘버블파이터’와 ‘카트라이더’ 제작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비슷한 시기 같은 회사에서 한솥밥을 먹었지만 이들이 연을 맺은 곳은 넥슨이 아닌 ‘야전’이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갈증을 품고 있던 이들은 넥슨을 박차고 나와 각자 창업을 하면서 서로를 알게 됐던 것. 차 대표가 구글에 인수된 국내 유일의 벤처 태터앤컴퍼니 창업 멤버를 거쳐 게임서버 미들웨어 업체 클라우드기프트를 꾸렸을 당시 조 대표는 스몰월드크리에이티브라는 1인 기업을 차려 ‘RPG스네이크’라는 게임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었다. 인디 개발자가 스타덤에 오르던 앱스토어 시장 초기였다.

이렇게 각기 다른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던 이들이 의기투합하게 된 계기는 간단했다. 조 대표는 “갈수록 조직화되는 시장에서 1인 개발자로는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 RPG스네이크는 앱스토어 전체 무료 2위를 달성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어려운 패키지 형태였다. 그가 “혼자선 빨리 갈 수 있지만 멀리 가기 위해선 동료가 필요하더라”고 말한 이유다.

여기에 “각자의 경험이 만나면 분명 시너지를 낼 것”이란 확신이 결심을 뒷받침했다고 차 대표가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온라인 MMORPG에 쓰이는 서버, 인터넷 대규모 분산처리, 3D 그래픽에 대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고 무엇보다 이를 다루는 노하우가 풍부하다”며 “넥슨이 플라스콘에 투자한 것 또한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플라스콘은 이러한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넥슨 IP를 활용한 3D TPS 액션 게임 ‘프로젝트 BF’를 개발 중이다. 올 여름께 출시가 목표다.

이 회사의 처녀작인 ‘체인팡’도 다음 모바게를 통해 이번주 내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체인팡은 3개 이상의 같은 블록을 맞춰 없애는 퍼즐 액션게임. 전체 이용자 혹은 친구 리스트 중 무작위로 경쟁 상대를 붙이는 기존 퍼즐게임과 달리 자체 개발 온라인서버가 점수대를 분석해 실력이 비슷한 이용자를 2명씩 계속 매칭시켜주는 ‘소셜랭킹’으로 차별화를 꾀한 것이 특징이다.

한편 플라스콘은 다양한 대작 게임 개발과 함께 ‘인디(indie)’라는 색깔도 함께 지향할 계획이다. 차 대표는 “플라스콘의 이름을 건 타이틀이 일단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나면 개발자 각자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빠르게 ‘게임잼*’하듯 완성시켜나가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수익 확대에 목매다 개발자 개개인의 개성을 담은 아이디어를 쉽게 사장시키는 우를 범하지는 않겠단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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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단순히 실험으로 끝낸다는 생각은 아니다. 조 대표는 “실험적인 시도도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며 “매출이라는 고질적 난관을 극복하고 ‘인디게임도 꾸준히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을 플라스콘이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나중에는 다양한 인디게임 팀들을 기술적으로나 비즈니스적으로 돕는 허브 역할도 하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게임잼 : 정해진 시간 동안 프로그래머·디자이너·기획자가 머리를 맞대고 간단한 게임을 완성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