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갑’ 노릇에 삼성·LG 시큰둥

일반입력 :2012/03/19 10:20    수정: 2012/03/19 16:04

김태정 기자

“윈도폰, 우린 아쉽지 않은데 그쪽은 왜 그러는지...”

마이크로소프트(MS)가 급했던 걸까. ‘윈도폰’ 탑재 스마트폰을 늘리라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을 압박, 논란이 불거졌다.

MS 모바일 운영체제(OS) 윈도폰의 세계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2% 미만으로 삼성전자 ‘바다’보다도 부족하다. MS의 ‘갑’ 행세에 제조사 관계자들이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이유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상반기 중 윈도폰 탑재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1종을 미국에 출시, 시장 반응을 살필 계획이다. 출시 스마트폰 중 80%에 달하는 구글 안드로이드 비중을 줄이려는 움직임은 아직 없다. 지난해에도 삼성전자는 몇 개의 윈도폰을 출시했지만 큰 의미는 없었다. OS 다양화 차원의 테스트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LG전자의 반응은 더 차갑다. 윈도폰을 아예 출시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MS와 LG전자 간 협상이 순탄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역시 스마트폰 OS 주력은 안드로이드가 될 것”이라며 “MS와는 다양한 가능성만 열어뒀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지난해 국내용 윈도폰 스마트폰 개발에 박차를 가했었지만 결국 출시하지 않았다. 시장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지난달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2’서도 예상과 달리 윈도폰 탑재 제품을 부스에서 제외했다.

몇몇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MS가 윈도폰을 많이 만들어달라고 무리한 요구를 했고, 국내 제조사들은 여력이 부족하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MS가 국내 제조사들을 통해 윈도폰을 테스트하려는 것이라는 비판 목소리도 들린다.

한 제조사 임원은 “윈도폰은 우리가 도와줘야 뜰 수 있어 보이는데 MS의 생각은 다른 듯하다”며 “국내 제조사들과 윈-윈할 전력을 MS가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S는 지난해 노키아와 출시한 윈도폰 스마트폰 ‘루미아’가 부진하면서 고민이 더 커진 상황. 지난해 4분기 루미아 판매량이 300만대 정도라고 외신들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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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 HTC 등과의 파트너쉽 강화가 필요해 보이지만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MS 관계자는 “다양한 제조사들과 협력해 윈도폰 점유율을 확대해갈 것”이라며 “제조사들의 가격 경쟁력 제고에도 윈도폰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