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터넷 감시대상국...이유는?

일반입력 :2012/03/13 15:00    수정: 2012/03/13 15:34

이재구 기자

한국이 12일 국경없는기자회가 내놓은 ‘2012년 인터넷 적대 국가’보고서에서 인터넷감시대상국에 지정됐다. 보고서는 또 인터넷에서 많은 부정적 행위가 있었지만 아랍의 봄에 대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국경없는기자회(RWB)가 12일(현지시간) 내놓은 ‘2012년 인터넷 적대 국가(Enemies of the Internet 2012)’ 연례보고서에서 한국,러시아,태국,스리랑카,튀니지,터키 등 12국을 인터넷 감시대상국(countries under surveillance)에 포함시켰다. RWB는 매년 전세계 정부가 자국민들의 인터넷 접속차단 및 정보의 자유를 제한하는 국가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해 오고 있다.

이들이 감시대상국에 포함된 이유도 제각각이다.

우리나라는 북한 정치선전 홍보사이트 접속을 제한 및 인터넷에 대한 일련의 압박적 법률시행이 감시대상국 포함의 이류로 거론됐다. 호주는 아동포르노물 범람을 차단하기 위한 콘텐츠필터링이, 프랑스는 불법다운로드 삼진아웃제 도입이 감시대상국 지정의 배경이었다. 보다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수단으로 체제유지 및 정치적 목적아래 인터넷접속과 정보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 러시아,스리랑카,태국,말레이시아,터키,튀니지 등도 같은 반열에 포함됐다.

특히 인터넷자유에 대한 최악의 국가를 지칭하는 ‘인터넷의 적(enemieis of the internet)에는 중국을 비롯, 북한,이란,시리아,사우디아라비아,버마,베트남,쿠바,사우디아라비아, 투르크메니스탄,우주베키스탄 등이 망라돼 있다.

■감시 대상국의 면면은?

RWB는 한국이 감시대상국에 포함된 이유에 대해 홈페이지에서 “한국은 북한으로부터 오는 (인터넷)정치선전에 대한 (접속)통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인터넷에 대한 일련의 압박적 법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RWB가 소개한 한국과 함께 인터넷 감시대상국에 들어간 나라들의 면면은 ▲온라인 미디어와 저널리즘 접속을 지속적으로 차단하고 물리적 공격을 하는 스리랑카 ▲인터넷에 대한 사이버공격과 함께 온라인정책토론을 막기 위해 네티즌을 체포하는 러시아 ▲새 정권이 직접 유명 블로거를 노리고 있는 이집트 ▲총선을 앞두고 전통미디어보다 더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블로거를 괴롭히는 말레이시아 ▲새로 들어선 정부가 블로거들을 감옥으로 보내고 불경죄 단속이란 미명하에 콘텐츠필터링을 강화하는 태국 ▲여전히 표현의 자유가 취약하고 콘텐츠 필터링을 다시 시작할 것으로 알려진 튀니지 ▲수천개의 웹사이트에 여전히 접속할 수 없고, 콘텐츠 필터링은 물론 네티즌과 온라인저널리스트들이 계속 처벌하고 있는 터키 ▲아랍의 봄에 대응해 사전조치로 정부의 인터넷 감시가 다시 발효된 아랍에미리트 ▲불법다운로드 삼진아웃제와 함께 후속 법률 조치를 실행하는 프랑스 ▲아동포르노물의 범람을 막기위해 콘텐츠필터링제를 실시하는 호주 등이 소개돼 있다.

■‘아랍의 봄’에 대한 인터넷 영향 긍정적

RWB보고서는 인터넷서비스공급자에 대해 다반사로 행해지는 압력, 국내의 정권도전을 옥죄기 위해 어느새 익숙해진 인터넷사업자에 대한 압박과 함께 콘텐츠 제거 등의 새로운 사례등을 통해 인터넷의 미래에 대한 어두운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RWB는 지난 해를 되돌아 보면서 인터넷이 촉발한 ‘아랍의 봄’에 대해서는 평가받아야 할 긍정적인 힘으로 평가했다.

이 단체는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는 결론적으로 저항 및 정보유통 및 자유를 위한 캠페인의 수단이 되고 있다”며 “이전 그 어느때보다도 온라인 표현의 자유가 국내외 정책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고 쓰고 있다.

밝은 점은 올해 보고서에서 무하마르 카다피를 축출하고 새정부가 들어선 리비아에 대한 평가다. 보고서에서 빠진 데 대해 RWB는 “(새 정부가)도전에 직면해 있긴 하지만 카다피정권의 검열을 끝냈다“고 쓰고 있다.

벨라루시는 감시중인 국가였지만 수많은 웹사이트를 봉쇄하고 알렉산터 루카셍코 대통령 정책에 반발하는 블로거 및 인터넷사용자 체포가 늘어나면서 ‘인터넷의 적’으로 위험수위가 높은 나라가 됐다.

■수상한 동거인(Strange bedfellows)은 어느나라?

재미있는 것은 올해 감시대상 리스트에 호주와 프랑스같은 나라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다.

호주는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어린이 포르노를 위한 방어책으로 콘텐츠필터링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기에 리스트에서 제외됐다.

프랑스는 감시대상국 리스트에 2년연속 올랐다. 이번에는 불법 음악,영화를 다운로드하는 사람들에 대한 인터넷접속을 막았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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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레인은 보도 통제 및 이 나라 군주제에 대해 도전적인 블로거를 압박한다는 이유로 올들어 ‘인터넷의 적’에 새로이 편입됐다. 지난해엔 ‘감시대상국(under surveillance)’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바레인은 인상적인 압제적 수단을 무기로 사용해 완벽히 성공한 인터넷 단속 국가의 모델을 제공한다. 여기에는 외국미디어,인권옹호단체억압,블로거및 네티즌체포(이중 한명은 옥중 사망),언론자유운동가에 대한 기소 및 명예훼손캠페인, 통신방해 등이 포함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