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샌드위치, 앱개발자 고민 덜까?

일반입력 :2012/03/07 11:21    수정: 2012/03/07 18:05

올해 안드로이드 5 '젤리빈'이 공개를 앞둔 가운데 최근 '키 라임 파이'라는 안드로이드 6의 코드명도 알려졌다. 이가운데 지난해말 등장한 아이스크림샌드위치(ICS)가 올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자들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안드로이드 4 버전대인 ICS는 3 버전대의 태블릿OS '허니콤'과 2.3 버전대의 스마트폰OS '진저브레드'를 통합한 플랫폼으로 소개됐다. 사용자들이 쓰기 쉬워졌음을 강조하며 개선된 시스템 알림, 잠금 해제, 멀티태스킹 앱 관리와 태블릿용 '홀로그래픽' 테마를 스마트폰에도 적용케 됐다는 설명이었다. 모바일용 크롬 브라우저도 들어갈 예정이다.

새로운 안드로이드가 나올 때마다 불거져온 플랫폼 파편화 문제가 앱 개발자들의 고민거리다. 플랫폼 파편화란 개발자들이 만든 앱이 단말기 특성에 따라 잘 돌아가기도, 그렇지 않기도 해서 결과적으로 앱 하나를 만들면서 많은 최적화 작업을 감수해야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개발자가 자신의 앱을 가능한한 많은 사용자들이 접할 수 있게 해야 하는 입장에서 여러 예외를 고려해야 하기에 부담이 는다.

구글이 제공하는 안드로이드 개발자 사이트 상의 통계에 따르면 올초 전체 단말기 플랫폼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OS는 진저브레드(55.5%)다. 프로요(30.4%), 허니콤(3.3%)이 뒤를 이었다. 최신버전 ICS는 미미한 수준(0.6%)이었다. 2개월이 지난 현재 기준으로는 진저브레드(62.0%), 프로요(25.3%), 허니콤(3.3%), 이클레어(6.6%), ICS(1.6%)순이다. 4.0 버전(ICS) 비중도 늘긴 했지만 오히려 2.3 버전(진저브레드) 비중이 빠르게 늘었다.

새 단말기가 출시되더라도 제조사들이 이미 생산한 물량을 처분해야 하기 때문에, 제조사가 적극적으로 업데이트를 제공하지 않는 한 구버전 비중이 빠르게 줄길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처음 앱을 만들려는 개발자가 이 자료를 참고한다면 당연히 ICS가 아닌 진저브레드, 프로요를 기준으로 만들고 테스트할 것이다.

■파편화, 언제-왜 발생하나

사실 파편화 문제는 모든 앱 개발 상황에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게 아니다. 주로 단말기 하드웨어 성능을 많이 활용해야 하는 경우 어려움이 커진다고 한다.

지난 6일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소프트웨어인라이프'의 장선진 대표는 안드로이드 뿐아니라 다른 OS까지 지원하는 크로스플랫폼 앱 개발 기술이 널리 쓰이면서 단말기에 따른 UI 파편화 문제를 줄여줬다면서도 단순 정보성 앱을 만들 때는 부담이 작지만 동영상 재생이나 카메라 등 센서 연계기능을 다루고 많은 하드웨어 성능을 끌어다 쓸 때는 대응하기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제품화 과정에 개입하는 사업자들이 입맛에 맞게 시스템 구성을 바꿀 수 있는 오픈소스 플랫폼 특성상 필연적이다. 개발자 입장에선 제조사, 통신사별로 서로 다른 안드로이드 단말기처럼 느껴지는 셈이다.

여기엔 각 사업자들이 이미 출시된 단말기 사용자들의 사후관리에 부실했던 책임도 있다. 새 OS가 나오면 제조사들은 이를 탑재한 신형 단말기 판매에, 통신사는 이를 통한 약정 가입자 유치에 바빴다. 대개 2년 약정에 묶인 기존 단말 사용자를 위한 업데이트 여부는 중시되지 않았던 것이다.

최근 일반 사용자들 사이에서 업데이트 필요성 논란이 일자 사후 지원에도 신경을 쓰는 분위기는 자리잡은 모양새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나온 같은 제조사 단말기라도 선별된 제품만 업데이트가 제공되는 상황이다.

■파편화, 줄어들까?

안드로이드와 달리 소스코드가 개방되지 않은 iOS, 윈도폰 환경은 단말기 해상도나 탑재 센서 등이 일정해 물리적인 최적화 부담이 적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2가지 측면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하나는 출시 단말기 규격을 일정하게 제한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새 OS를 공개하며 기존 출시된 단말기도 업데이트를 제공해 최신 OS 사용자 비중을 높여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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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개발을 주도하는 구글도 파편화 문제를 방치한 것은 아니었다. ICS를 공개하기 앞서 지난해 5월 '구글 업데이트 얼라이언스(GUA)'라는 협력체를 구성한 바 있다. GUA 참여기업들은 최소한 18개월마다 기존 단말기 사용자들에게 정기적인 OS 업그레이드를 내놓기로 약속한 셈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사업자간 협의 내용을 강제할 장치가 없고, 협의체의 권고사항도 하드웨어 인증에 치우쳐 있어 실효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자바 개발자 커뮤니티 OKJSP 운영자 허광남 씨는 안드로이드 4.0 버전 개발 방향 자체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측면에서 파편화 문제를 완화해줄 것으로 알려졌다면서도 실제 시장에 풀리는 (ICS 탑재) 단말기를 통해 사용자 비중이 옮아가야 하기에 파편화 문제가 풀리는 시점은 꽤 나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