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EE "美기업, 한국의 패스트 팔로워 배워라"

일반입력 :2012/02/29 10:47    수정: 2012/02/29 15:32

손경호 기자

미국은 한국의 ‘패스트팔로어(Fast Follower)'전략을 배워야 한다.

스마트폰의 발빠른 선구자 애플을 뒤쫓아 추월까지 하고 있는 삼성전자같은 한국 스마트폰업체의 성공비결로 발빠른 후발자(Fast follower)전략을 꼽은 국제전기전자엔지니어협회(IEEE)의 칼럼이 화제다.

28일(현지시간) IEEE의 웹진 ‘스펙트럼’은 미국기업에게 한국 IT기업의 속도전을 배우라고 역설하는 ‘한국으로부터 배워야할 교훈’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기고자인 그렉 자카리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 교수는 칼럼에서 스마트폰 분야의 ‘퍼스트무버(First Mover)'인 애플에게 ‘한 방’을 먹일 수 있는 삼성과 같은 기업이 출현하게 된 것은 한국의 패스트팔로워 전략의 성공에서 나온 대표적 성공사례라고 주장했다.

자카리 교수는 “미국은 차세대 기술과 과학에 집중한 대신 일자리와 수익을 잃었으나 한국은 기존 시스템을 개선해 수익을 내는데 집중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미국정부가 기존 기술을 더욱 개발하기를 꺼리는 반면 한국정부는 기존에 갖고 있는 기술의 수익성을 향상시키는데 집중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는 그의 분석이다.

칼럼은 이에 대해 이근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일본을 롤모델로 삼은 것이 행운이었다”고 말한 점에도 주목했다. 일본의 정책을 따라해 퍼스트무버가 되기보다는 패스트팔로어가 됐다는 것이다.

자카리 교수는 미국기업의 경우 대체에너지 기술과 전기차와 같은 미래 자동차에 너무 많은 직접투자를 한 점이 실패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현대·기아자동차가 기존 자동차의 성능을 더욱 높이는 방법을 통해 수익을 얻었던 것과 비교된다는 것이다.

물론 자카리 교수가 한국의 패스트팔로워전략에 대해서 칭찬만 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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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의 한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응용과학에는 강한 대신 순수과학이 취약한 점에 대해 우리나라 과학기술관계자들 사이에서 “미래의 성공을 현재에 저당 잡혀있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2에 참석한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중국기업들이 10년 전에 우리가 했던 일을 그대로 하고 있어 긴장된다”고 밝혔다. 패스트팔로어에만 머물러 있기에는 중국·타이완 등의 성장세가 무섭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