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구글과 자바 특허전 '1보 후퇴'

일반입력 :2012/02/20 10:16    수정: 2012/02/20 10:32

오라클이 자바를 둘러싸고 벌여온 구글과의 법정싸움에서 한발 물러섰다.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자바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며 배상 청구 소송을 벌여온 가운데 뜻밖의 움직임으로 주목된다.

영미권 주요 외신들은 지난 18일 오라클이 구글에 대해 주장해온 특허권 가운데 하나를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오라클은 지난 2010년 8월 안드로이드가 자바 특허를 침해했다며 구글에 소송을 걸었다. 그간 법정에선 양사 중재를 유도했지만 결론이 나긴 커녕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오라클은 자사가 안드로이드로 입은 손실만큼 거액의 배상금을 내놓으라는 입장이고 구글은 자바 특허를 침해한 일이 없다고 맞서왔기 때문이다.

최근 구글은 소송이 진행중인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의 담당 판사에게 오라클 특허 관련 주장을 무력화할 수 있는 증거 요약본을 제출할 기회를 요청했다. 구글이 무력화하려는 것은 오라클이 보유한 미국특허 6192476번에 대한 14번 주장이다.

그런데 오라클은 지난주 법원에 제출한 서신을 통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 과정에 더이상 6192476번 특허를 근거로 활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표면상 이유는 사건을 심리하는 일련의 노력을 지속하기 위한 일환으로 법원과 양측 이해당사자의 여력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다.

오라클 담당 변호사 마이클 제이콥스는 해당 서신을 통해 당일 오라클은 구글이 6192476번 특허에 대해 제출하려는 증거 요약에 대응해 구글측에 이와 별도로 서신을 전달해 6192476번 특허에 대한 14번 주장을 철회한다고 밝혔다며 따라서 오라클은 법원이 구글측 (증거요약 제출) 요청을 논쟁거리로 남겨두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오라클이 철회하기로한 14번 주장은 이미 재판에서 효력을 발휘할 것인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지난해 12월 미국특허청(USPTO)이 재검토를 통해 6192476번 특허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오라클은 이달말까지 특허청의 승인 거부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변호사 제이콥스는 오라클이 이를 재판에 활용하지 않기로 했다는 편지를 보낸 것이다.

오라클이 구글과의 소송전을 통해 거액의 배상금을 받아낼 가능성은 점점 줄어드는 모양새다.

관련기사

이 회사는 소송 초기 최소 14억달러에서 최대 61억달러를 손해배상금으로 요구했다. 보스턴대 재무경제담당교수 이안 콕번의 분석이 근거였다. 당초 자바 전체 권리를 가진 썬이 오라클에 74억달러로 인수된 점과 썬의 나머지 자산가치를 놓고 보면 자바 일부 특허 몇개에 수십억달러 가치가 있다는 주장은 비상식적이란 게 업계 반응이었다.

이후 오라클이 제시한 배상금 액수는 지난해 6월께 26억달러 수준으로 줄었고 최근 내놓은 콕번 교수의 '3번째' 분석에선 1억1천만~2억2천500만달러로 낮아졌다. 물론 처음부터 특허 침해 혐의를 부정해온 구글은 제시 금액이 여전히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