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바로보기①] 가족간 소통의 벽, 게임으로 허문다

일반입력 :2012/02/02 11:50    수정: 2012/02/06 10:38

전하나 기자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지금의 청소년들에게 온라인게임은 새로운 놀이 규범이자 문화공간이다. 또래 친구들과의 대화창구가 되어 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게임이 아이들과 어른들간 소통도구가 될 수는 없을까.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전문 활동가들과 게임업계가 나섰다.

최근 게임을 테마로 한 교육워크숍이나 체험활동이 부쩍 늘고 있다. 게임을 통해 부모와 자녀, 또는 교사와 학생이 대화하고 또 게임을 활용해 보다 다양한 놀이문화를 발굴하자는 취지다.

지난달 넥슨은 지역아동센터와 다문화, 저소득층 청소년 60명을 선발해 2박3일 ‘F.L.Y(Fun & Leadership for Youth) 스키캠프’를 진행했다.

겨울철 대표 레저인 스키를 통해 흥미를 돋구고 놀이로 사회성과 자신감을 향상시키기 위한 취지다. 아이들은 캠프에서 몸으로 음악을 표현하는 활동 등으로 스포츠맨십을 익히거나 게임 기획서 작성을 통해 게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하고 올바른 게임이용방법 등을 배웠다.

넥슨 관계자는 “캠프에 참여한 이들이 게임을 주제로 다양한 즐거움을 느릴 수 있었다”며 “특히 어떻게 하면 가족, 친구와 유기적인 소통을 할 수 있는지 깨닫게 된 것 같다”고 캠프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가족이 모두 함께 참여하는 캠프도 있다. 지난해 네오위즈게임즈와 넷마블이 개최한 ‘그린피망 1박2일 캠프’와 ‘온 가족 게임캠프’가 대표적이다.

이들 캠프에선 상담이나 토론을 통해 부모와 아이의 교류상태를 점검하고 게임을 활용한 소통 역할극, 게임 제작 체험하기, 게임 운영자 특별 강연 등이 이뤄졌다. 가족 모두가 함께 대화를 하면서 온라인게임을 했다는 것 또한 특별한 체험이다.

일례로 넷마블 캠프에선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있는 장르인 역할수행게임(RPG)을 오프라인으로 재현하는 이색적인 활동을 벌였다. RPG는 말 그대로 역할에 몰입해 즐기는 장르로 이용자들이 하나의 캐릭터를 선택해 조작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정해진 끝이 없고, 충성도가 다른 어느 게임보다 높아 중독성이 강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캠프 참여자들은 이를 직접 오프라인으로 풀어내면서 게임 속 세계관과 이용동기 등을 살펴볼 수 있었다. 또 이러한 교육 내용을 바탕으로 ‘가족게임기획단’을 구성, 직접 게임을 기획하는 시간도 가졌다.

캠프에 참여한 양태윤 학생은 “엄마 아빠와 같이 게임을 하니까 훨씬 재밌었고 평소보다 더 가까워진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학부모 박선영씨도 “아이들이 컴퓨터 앞에서 게임을 하면 무조건 화부터 내곤 했는데 오늘 이렇게 게임을 배워보니 아이들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빨리 집에 돌아가서 아이들과 함께 게임을 해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게임으로 인해 부모와 자녀간의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가족간의 대화 단절과 서로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발생한다”며 “게임을 매개로 가족간 공감대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캠프와 교육활동 등을 통해 확인했다”고 했다.

게임을 활용해 다양한 학습활동과 놀이를 체험하는 ‘게임으로 영화찍자’, ‘게임으로 연극하자’와 같은 프로그램도 있다. 이러한 게임창작 워크숍은 온라인게임을 연극으로 재해석하거나 게임영상을 캡처해 영화로 재가공하는 활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009년 이후로 1년에 2~3차례씩 꾸준히 열려 이미 교육 전문가들 사이에선 청소년들에게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교육 분야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을 주제로 하는 만큼 교육 과정은 설명보다 체험 위주로 구성된다. 특정 게임을 교재 삼아 아이들이 시나리오의 세계관과 캐릭터 등을 분석·토론하게끔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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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연극의 경우 콘티나 연기는 물론 무대미술까지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다채로운 체험이 가능하다. 또 영화를 만들기 위해 아이들이 감독, 촬영감독, 작가, 배우, 성우 등의 역할을 분담하면서 직업에 대한 고민도 할 수 있었다.

해당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노리단 관계자는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잠재력과 창의성을 확인하고 자신감을 얻으면서 만족감을 나타냈다”며 “게임이 문제가 된다면 드러내놓고 이야기하는 교육적 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