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오픈소스 가상화 세몰이…왜?

일반입력 :2012/01/27 08:58    수정: 2012/01/27 08:59

IBM은 x86 가상화 소프트웨어 시장의 주도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레드햇의 KVM, 오픈 버추얼라이제이션얼라이언스(OVA), 오버트(oVirt)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서다.

IBM이 레드햇의 가상화 솔루션 투자는 오래된 이야기다. 하지만 최근 들어 IBM의 레드햇 지원사격이 더 활기를 띄는 모습이다. 과거 오픈소스로 위기를 회복했던 IBM이 가상화 시장서도 같은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최근 미국 지디넷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IBM은 애널리스트 브리핑을 개최했다. 이 행사는 오픈 가상화 기술과 커널기반 가상머신(KVM)의 최신 동향을 애널리스트 커뮤니티에 전하는 자리였다.

IBM은 이 행사에서 KVM 가상화 환경 구축에 대한 지원계획을 논의했으며 KVM, OVA, 오버트 등의 장점을 집중적으로 알렸다.

■오픈소스 가상화와 IBM의 관계

KVM은 리눅스 기반 x86 가상화 솔루션이다. KVM은 다수의 가상머신(VM)을 리눅스나 윈도 이미지 수정없이 운영할 수 있다. 최근 공개된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버추얼라이제이션(RHEV) 3.0을 통해 기존보다 대폭 업그레이드 됐다. 무엇보다 오픈소스기 때문에 상용 솔루션에 비해 50~70% 낮은 비용으로 가상화 환경을 구축 할 수 있다.

OVA는 레드햇 가상화 기술 KVM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개방형 클라우드 협력체다. 일종의 오픈소스 가상화 솔루션 관련업체들의 모임 성격을 갖는다. 마케팅, 교육 활동을 벌이면서 KVM을 이용한 IT인프라 구축의 최적 구성을 제공하고, 성공적인 구축사례를 알린다. 독립소프트웨어개발업체(ISV)를 포함한 써드파티 생태계를 구축한다.

OVA에는 HP, 델, 인텔, BMC소프트웨어, 유칼립투스시스템스 등이 회원사로 가입했고, 현재까지 241개 회사가 참여했다. IBM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행사 개최 후 곧바로 4개의 회사가 OVA에 더 가입했다. 멤버십은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오버트는 KVM과 리눅스 기반 가상화 환경을 관리하는 오픈소스 플랫폼이다. 가상서버 호스트 생성·관리, 고가용성(HA), 라이브 마이그레이션, 스토리지 관리, 시스템 일정관리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오버트는 궁극적으로 KVM 기반 솔루션의 개발 및 매니지먼트 환경 표준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기엔 레드햇, 인텔, 캐노니컬, 수세, 넷앱, 시스코시스템즈 등이 공동창립멤버로 참여했다.

KVM, OVA, 오버트 등 모두에 IBM은 핵심 멤버로 참여했다. KVM 개발에 투자했고, OVA 창립과 오버트 개발을 주도했다.

가상화 기술은 사실 IBM의 메인프레임에서 시작한 것이다. 1967년 첫 가상머신 소프트웨어가 IBM 메인프레임 환경에서 구동됐다. 1997년 가상화는 IBM의 유닉스 운영체제(OS) AIX에 이식됐다.

1998년 VM웨어가 등장했고, 2004년 오픈소스젠이 소개됐다. 이후 인텔과 AMD가 2005년 자사의 x86 프로세서에 가상머신 지원 기능을 추가했다. 이에 2006년 IBM과 레드햇은 '오픈소스 VM 소프트웨어 매니저' 개발 투자를 시작했다. 2007년 KVM, 2010년 OVA, 작년 오버트 등이 세상에 나왔다.

■IBM, 상용 솔루션-오픈소스 동시에 발담근 이유는

흥미로운 사실은 IBM이 VM웨어, 마이크로소프트(MS), 시트릭스 등 가상화 솔루션업체들과 파트너관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경쟁제품에 투자해왔다는 점이다.

IBM은 향후 가상화 환경이 늘어날수록 윈도 시스템이 리눅스 시스템으로 빠르게 교체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리눅스 서버가 가상화 환경에 도입되는 경우, 복수의 하이퍼바이저가 복합적으로 사용될 것이란 점에도 주목했다.

IBM의 노림수는 가상화 분야에서 오픈소스와 상용솔루션의 수준을 평준화하는 데 있다. 기업이 다양한 하이퍼바이저를 복수로 채택하려면, 가상화 솔루션 간 성능차이가 없어야 한다. 상대적으로 지원과 책임이 부족한 오픈소스에 힘을 실어줘 MS 지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시장 확대의 열매를 먹겠다는 계산이다.

복수 하이퍼바이저에 대한 부분도 주목되는 점이다. 윈도와 리눅스가 복수 워크로드에 대한 접근방식에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과거 MS가 출시한 윈도NT 초기판은 버전 불일치, 공유라이브러리 충돌 등 문제로 여러 워크로드를 하나의 물리적시스템에서 돌리기 어려웠다. 가용성과 신뢰성 수준을 높이려면 각 워크로드에 맞는 시스템을 분리 운영하는게 나아 보였다.

이후 MS가 복수 워크로드 지원 성능을 개선한 모습을 보면 각 윈도 애플리케이션과 구성요소가 저마다 다른 서버에 자리잡는다. 워크로드 를 통합하고 하드웨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윈도에서 여러 VM을 돌리려면 별도 작업이 필요하다.

반면, 리눅스의 뿌리는 유닉스다. 유닉스는 수년간 성공적으로 복수 워크로드를 별 문제없이 단일 시스템에서 구동시켜온 시스템OS다. 리눅스 이용자는 워크로드 통합을 위해 소프트웨어 레이어를 추가하지 않아도 된다.

가상화가 물리적인 서버 인프라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효율화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윈도보다 리눅스가 중심에 서는 게 유리하다.

IBM이 오픈소스 가상화 투자를 통해 얻는 또 다른 이익은 매니지먼트 분야다. 가상화 환경에서 KVM 매니지먼트를 위한 API 표준 설정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IBM 주도로 VM관리 API 표준이 마련되면, 경쟁업체 하드웨어 제품에 대한 전반적인 인프라 관리에서 우위를 확보하게 된다.

IBM은 이를 근거로 리눅스 가상화에 대한 지원방안을 구체화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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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IBM은 리눅스를 메인프레임부터 x86서버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하도록 하는 시도를 처음으로 시작했다. z엔터프라이즈 블레이드 센터를 통해 리눅스와 윈도 애플리케이션을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다.

IBM은 KVM을 티어1 가상화 기술로 지원한다. IBM 시스템 디렉터 VM컨트롤, 티볼리 시스템 매니지먼트 솔루션, IBM 클라우드 솔루션 등이 KVM을 일찌감치 지원하고 있다. IBM의 시스템x 제품군도 KVM 기반 가상화에 최적화되도록 개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