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결산]온라인 유통가 "총성없는 전쟁"

일반입력 :2011/12/29 10:20    수정: 2011/12/29 10:21

남혜현 기자

소셜커머스의 약진, 대형 인수합병 등 올 한해 온라인 쇼핑가는 1년 내내 들썩였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온라인 유통가 최대 이슈는 '모바일·인수합병'이었다. 국내 최대 오픈마켓인 지마켓과 옥션이 한 배를 탔고, 인터파크도 아이마켓코리아(IMK)를 집어삼켰다. 국내 첫 소셜커머스인 티켓몬스터도 리빙소셜에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됐다.

모바일도 새로운 승부처로 떠올랐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올해 2천500만대 이상 보급되면서 '손안의 장터'를 노리는 업체들의 경쟁이 뜨거웠다. 11번가, 지마켓, 홈플러스, 롯데백화점 등이 QR코드를 이용한 가상상점을 열었고 티켓몬스터, 쿠팡 등 소셜커머스에선 실시간 할인쿠폰을 모바일에서 제공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여기에 포털 최대 강자인 네이버도 오픈마켓 진출을 선언,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네이버는 지난 2월 자회사인 NPB를 통해 오픈마켓 진출 의사를 밝혔다. 업계는 이미 지식쇼핑 등 유사한 서비스를 실시해온 네이버가 향후 11번가, 지마켓 등 기존 오픈마켓과 더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

■소셜커머스 열풍...모바일로 ‘확산’

올해 가장 약진한 부문은 단연 소셜커머스다. 지난해 500억원 시장에서 올해 1조원으로, 20배나 몸집을 키웠다.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선 휴대폰서 포털보다 소셜커머스를 더 많이 이용했을 정도다.

특히 상반기 강세를 보인 '지역기반' 서비스에 하반기 '모바일앱'을 접목한 전략이 주효했다. 위치기반서비스(LBS)를 기반으로 가장 가까운 곳의 할인쿠폰을 발급받아 즉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를 얻었다.

쿠팡이 올해 선보인 '쿠팡 타임'이나, 티켓몬스터가 출시한 '티몬 나우' 등이 그 사례다. 쿠팡 타임의 경우 내 위치와 가까운 곳에서 실시간으로 사용 가능한 쿠폰 거래 정보를 모바일 앱에서 조회, 구매할 수 있다. 시간별, 종류별, 할인별 카테고리가 분류돼 있어 사용하기 편리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 타임같은 실시간 서비스들에 대한 호응이 컸다며 전체 매출 중 모바일 쇼핑이 차지하는 부분이 10%를 넘어설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패션, 음식 등에 집중됐던 소셜커머스가 공연, 여행 등 일상 생활 전반으로 퍼졌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소비자들이 정보를 더 이상 포털에서만 찾지 않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만 국한됐던 지역 기반 서비스도 전국 광역시를 비롯한 주요 도시로 확산됐다는 것도 소셜커머스의 성장에 기여했다.

다만 소셜커머스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단계적 신뢰쌓기가 부족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할인율 과장, 위조상품 판매, 포인트 관련 피해 등 소비자 피해 사례들은 향후 소셜커머스 성장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지적됐다.

이와 관련 티켓몬스터 관계자는 후발업체들이 무리하게 따라오려다 실수가 터진 경우가 많았지만 업계에서 이같은 경험을 토대로 내부 프로세스를 다잡아 더 나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소셜커머스가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라인은 지금 ‘인수합병戰’ 중

대형 인수합병도 잇따랐다. 오픈마켓은 물론 소셜커머스까지, 주요 온라인 쇼핑몰들은 올해 성장의 발판으로 인수합병 카드를 꺼내들었다.

가장 먼저 몸집 불리기에 나선 곳은 지마켓-옥션. 국내 1, 2위 오픈마켓이 합병할 경우 독과점 등 사실상 경쟁제한을 가져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도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승인 이후 이베이옥션은 지마켓 인수를 완료, 8월에 통합법인인 이베이코리아를 출범하는 등 순조로운 합병 절차를 거쳤다. 다만 지마켓과 옥션은 별도 상호를 유지하는 만큼, 영업과 마케팅 등 주요 부문을 당분간 독립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인터파크도 지난 10월, 삼성 그룹이 매각을 발표한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자 아이마켓코리아(IMK)를 인수하기로 결정했으며 최근 주식매매절차종료 및 잔금지급을 마치고 합병절차를 종료했다. B2C 사업에 집중해온 인터파크가 향후 B2B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을 닦은 셈이다.

GS홈쇼핑은 최근 디앤샵을 합병하며 온라인 판매 채널 확보에 나섰다. 채널간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최근 대형마트, 백화점, 홈쇼핑들 등 주요 유통업체들이 온라인몰에서 큰 성과를 낸 것이 합병의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국내 첫 소셜커머스 업체인 티켓몬스터도 지난 8월 글로벌 2위 업체인 리빙소셜과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합병에 최종합의했다. 리빙소셜은 국내, 티켓몬스터는 아시아로 시장을 확대한다는 데 뜻을 함께 했다. 연초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던 소셜커머스들도 최근엔 상위 업체를 남겨놓고는 모두 합쳐지거나 정리되는 모습이다.

네이버 오픈마켓 진출, 11번가 급성장

올해를 가장 뜨겁게 달군 화두 중 하나는 '네이버'다. PC 인터넷 시장 절대 강자인 네이버가 연초 오픈마켓 시장 진출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내년 3월경 블로그형태의 오픈마켓 서비스 '샵N'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네이버가 그간 광고로 수익을 올려온만큼, 판매수수료를 받는 대신 광고 유치를 통한 수익구조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네이버의 방문자 수를 강력한 경쟁요소로 평가한다. 일단 거쳐가는 사람이 많은만큼, 구매행위도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네이버가 타 오픈마켓처럼 초기 비용을 과감히 투자하는 형태가 아닌 블로그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한다는 점, 모바일 시장을 선점하지 못했다는 점 등에서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많다는 점에서 네이버가 무서운 경쟁자인 것은 분명하다면서 그러나 기존 오픈마켓들이 탄탄한 업력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경험이 적은 네이버가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라고 평했다.

네이버 등장을 제외하고, 오픈마켓 부문을 살펴보면 올해는 11번가의 성장이 두드러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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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부터 오픈마켓 성장률이 10%를 유지하는 가운데, 올해 11번가는 총 3조8천억원의 매출로 전년 대비 30% 성장을 이뤘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홈쇼핑 등 종합몰의 온라인 성장이 두드러진 가운데 11번가는 성장 엔진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앞세웠다.

11번가 관계자는 할인쿠폰 발행을 늘리는 대신 차액 보상, 배송 지연 보상, 지금 물가 유지 등 소비자 신뢰를 쌓는 서비스 구축을 강조했다며 내년 오픈마켓 경쟁은 더 치열해지겠지만 서비스 구축과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에 힘쓸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