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車는 SW 덩어리…한국은 아직 '기계'

일반입력 :2011/12/26 14:55    수정: 2011/12/28 13:57

자동차 제조부문에 고급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 인력 양성이 시급한 화두로 떠올랐다. 우리나라가 제조부문 수출에 기반한 국가경제 성장 기회를 다지려면 SW엔지니어 비중이 특히 높은 독일 자동차 산업의 단면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봉관 MDS테크놀로지 신규사업담당 사장은 지난 23일 독일 자동차산업에서 엔지니어 구성을 보면 SW인력과 '메카니컬' 엔지니어가 50대 50 정도로 거의 같다며 반면 우리나라 한 자동차 제조사를 보면 기계부문 담당이 95, SW기술자는 5 정도로 극히 부족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달리 말해 독일차는 거의 SW덩어리고, 한국차는 아직 기계덩어리라며 이는 앞으로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에 SW엔지니어 수요가 지금보다 2~3배는 더 늘어날 것을 예고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전망은 자동차에 탑재되는 전자제어장치(ECU) 수가 늘면서 이를 다루는 차량용SW(전장SW)가 '자동차 오픈시스템 아키텍처(AUTOSAR)'라는 개방형 표준을 맞추는 일이 중요해졌기에 나온 것이다. 또 이미 주요 제조사들이 부품사들에게 기능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ISO 26262'라는 국제 표준에 따를 것을 요구하는 추세다.

표준에 맞추지 못한 부품을 조립해 생산한 차량은 주요 수출 시장에서 판매될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이는 독일 명차 브랜드로 통하는 BMW, 아우디 등이 현지 임베디드 SW전문업체 '일렉트로비트'와 협력하는 이유로도 이어진다.

이에 따라 AUTOSAR와 ISO 26262 표준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고숙련 SW엔지니어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김 사장은 예고했다. 그리고 지금부터 자동차 SW엔지니어로 실력을 쌓아갈 경우 타 분야에 비해 큰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 사장은 자동차라는 독특한 영역에서 지식과 경험을 쌓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면서 대학의 전산과 컴퓨터 전공 부문 정원이 줄고 단기 과정을 거친 개발자들의 공급 과잉 현상이 국내 SW엔지니어 공급부족 상황을 수요 초과로 급격히 뒤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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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전자장비 운용체계(OS)와 산업장비, 모바일용 개발 플랫폼등 임베디드 솔루션 분야에 주력해온 MDS테크놀로지가 최근 차량용 SW 관련 인력 양성과 OS개발, 인포테인먼트SW 시장 등에 진입한 배경도 이같은 비전에 따른 것이다. MDS테크놀로지와 차량용SW부문 협력관계인 현대자동차의 최근 동향도 이를 방증한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최근 현대자동차가 주요 부품 공급사인 보쉬와 24년 제휴 관계를 정리하고 현대차 R&D 수장에 양웅철 부회장이 등극한 것 역시 차량용SW에 대한 자체역량을 키우려는 의지와도 무관치 않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