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LTE 사라고?…3G폰 2012 종말론

일반입력 :2011/12/26 10:39    수정: 2011/12/26 16:02

김태정 기자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에 밀려 3G만 지원하는 휴대폰이 찬밥 신세다. 내년이면 줄어드는 수준을 넘어 명맥조차 잇기 힘들 것이라는 위기론이 불거졌다.

근래 통신업계 실적 평가 척도는 오직 LTE 스마트폰 판매량. 3G는 일반폰과 스마트폰 모두 마케팅 주력에서 제외한 모습이다.

■LTE 전쟁에 3G 잊혀져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 주요 휴대폰 제조사들은 적어도 내년 초까지 LTE 스마트폰만 출시할 계획이다. 3G만 지원하는 제품 생산은 ‘상황에 따라서’라는 조건을 붙였다.

이 같은 현상은 이미 예고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9월부터 현재까지 출시한 스마트폰 4종 중 3종이 LTE 전용 제품이다. LTE 시장 선점을 위한 총력전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최근 간담회서 “LTE 제품 ‘갤럭시 노트’ 판매량이 국내서만 200만대를 넘길 것”이라며 “세계 LTE 스마트폰 판매량 1위 자리를 굳히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10월 ‘옵티머스 LTE’ 출시 후 아직 잠잠한 상황. 3G 스마트폰 ‘프라다3.0’을 금주 내 출시 후 다시 LTE 공세를 강화한다. 계열사 LG유플러스의 LTE 전국망(시 단위) 구축 완료가 임박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팬택 역시 LTE 올인 작전이다. 경쟁 대기업 대비 투자 여력이 부족하기에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하다.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2종 모두 LTE 제품이며, 내년에도 같은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올해 일반 휴대폰은 1종도 내놓지 않고 스마트폰에만 집중했던 팬택이다.

■3G 미래, 2G에 보인다

소비자 선택권 제한이라는 지적에 대해 제조사들은 이동통신사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제품을 팔아 줄 이동통신사들이 LTE를 원하니 들어줘야 한다는 설명.

휴대폰 제조사 고위 관계자들은 “이동통신사들 간 LTE 가입자 확보 경쟁이 워낙 치열해 3G 휴대폰 납품이 어렵다”며 “제품 개발 단계부터 이동통신사와 논의하는 데 3G 얘기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준 국내 LTE 가입자 수는 110만명에 육박했다. KT 없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약 5개월 만에 세운 기록이다. 이르면 내달 KT까지 LTE에 진입하면 LTE 판은 더 커진다. 이동통신사들도 ‘LTE 올인’에 명분을 제시한다. 소비자들이 빠른 속도를 원하고 LTE에 대한 조 단위 투자도 수익으로 돌려야 한다는 내용인 데, 3G 무제한 데이터 가입자를 줄이려는 상업적 계산도 깔렸다.

SK텔레콤 자료에 따르면 가입자당 월 데이터 이용량이 LTE가 3G 대비 42% 많게 나타났다. LTE가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증대 효과를 증명한 것이다. 수익을 우선 챙기려니 3G가 뒷전이다.

이런 가운데 2G 휴대폰 출시는 가뭄에 콩 나는 수준이다. 올해는 삼성전자만 ‘와이즈 모던’과 ‘와이즈 클래식’ 등 2종을 출시했다. 다른 제조사들은 아예 2G 휴대폰을 출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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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는 3G 스마트폰이 현재의 2G 취급을 받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내년 초 LTE 전국망이 구축되면 3G 수요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라며 “LTE 대비 저렴한 3G도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