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 1조 달러 달성에 반도체 3대공신

반도체 수입·글로벌 팹리스 부재 등 과제 여전

일반입력 :2011/12/05 19:18    수정: 2011/12/06 06:36

손경호 기자

우리나라가 무역규모(수출입 합계) 1조 달러 무역규모를 달성한 세계 9번째 나라가 됐다. IT분야에서는 한국무역협회(MTI 3단위 기준)가 11월 말까지 집계한 결과 반도체가 수출비중 3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5일 수출입 규모를 잠정집계한 결과 우리나라의 무역규모가 수출 5천153억달러, 수입 4천855억달러로 수출입합계 1조달러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이중 반도체는 올해 초부터 지난 11월 말까지 집계한 결과 전년동기대비 1.3% 감소한 458억달러를 기록했다. 수출비중은 선박(1위), 석유제품(2위) 다음으로 9%였다.

지경부 수출입과에 따르면 반도체는 지난해에 507억 달러 수출을 달성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 중 10.9% 비중을 차지하며 1위 수출품목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순위가 2단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불황 속 선방

그러나 정부측은 올해 글로벌 재정위기와 태국 홍수·일본 지진 등으로 대외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반도체가 지난달 40억9천달러(전년동기대비 0.9%↓)를 기록하는 등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나라의 반도체 업체에 비해 비교적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시스템반도체의 수출은 지난달에 전년동기대비 21.7%가 증가한 18억9천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메모리 반도체의 수출 부진을 상쇄했다. 지난달 28일 D램익스체인지가 발표한 2기가비트(Gb) D램의 고정거래가격은 1달러 이하까지 떨어진 바 있다. 지난 3분기 메모리 반도체 실적을 집계한 결과 우리나라는 세계 시장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기록했다. 삼성은 내년 14조원 이상을 반도체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며, 하이닉스 역시 SKT에 인수된 뒤 내년에 총 4조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반도체 수입 비중 높고, 글로벌 팹리스 부재가 한계

그러나 반도체의 수입 비중이 여전히 높은 점은 한계로 지적됐다. 올해 초부터 지난 10월말까지 반도체 수입액은 272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6.5%가 증가했다. 전자기기나 자동차 등에서 퀄컴·TI·인피니언·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NXP 등 주요 외국계 시스템 반도체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중소·중견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팹리스)의 매출 규모가 타이완 팹리스인 미디어텍의 10분의 1수준에 불과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시스템 반도체는 다품종소량생산이라는 특성에 맞게 장기적으로는 핵심기술을 가진 중소·중견팹리스가 산업의 뿌리 역할을 해야한다. 그러나 삼성 등 대기업 중심으로 칩 혹은 핵심기술 거래가 이뤄지는 산업 구도에서는 퀄컴과 같은 글로벌 팹리스가 나오기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달 23일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2012 반도체시장전망 세미나에 연사로 나선 손종형 아이서플라이 코리아 지사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타이완 팹리스인 미디어텍이 35억5천300만달러 매출을 달성하며 10대 팹리스 중 엔비디아 보다 높은 5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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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우리나라는 작년 기준으로 비상장사인 루셈(대표 이상훈)이 3억3천만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이 회사와 2억1천100만달러 매출을 달성한 실리콘웍스(대표 한대근)를 제외하고는 1억달러 미만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한 바 있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신임 장관은 이날 “자동차·조선, 반도체·IT 등 기존 수출주력상품에 더해 바이오·소프트웨어·신재생에너지 등을 미래 수출산업으로 키워가는 동시에 글로벌 전문 중소·중견기업을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