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레이저, 한국서 LTE 빠진 이유

일반입력 :2011/10/19 17:13    수정: 2011/10/19 18:01

정현정 기자

모토로라는 모빌리티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LTE 스마트폰 신작 ‘드로이드 레이저(Droid Razr)’를 공개했다. 현재 출시된 스마트폰 중 가장 얇은 7.1mm 초슬림 두께를 최대 특징으로 내세웠다.

산자이 자 모토로라 최고경영자(CEO)는 “모토로라는 지구상에서 최상의 스마트폰을 디자인했다”며 “드로이드 레이저는 시장에 출시된 어떤 제품보다 얇고 스마트하며 강한 제품”이라고 자랑했다.

이로부터 몇 시간 뒤 한국에서도 이와 동일한 제품이 언론에 공개됐다. 하지만 19일 모토로라코리아가 발표한 ‘모토로라 레이저’에는 4G LTE 지원 기능이 빠져있었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HTC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초고사양 LTE 스마트폰 경쟁을 벌이는 상황인지라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정철종 모토로라코리아 대표는 “국내 환경이 아직 LTE 커버리지가 완전히 보급돼있지 않은 상황이고 데이터 요금제도 기존 3G 요금제에 비해 변동이 있어 소비자 전략 차원에서 3G 제품을 출시하는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직 서비스 모델이 자리잡지 않은 4G LTE 대신 3G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하지만 각 통신사와 제조사별로 LTE 마케팅이 한창인 지금 LTE 지원이 빠짐으로써 세일즈 포인트가 애매해져 버렸다.

모토로라 레이저는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구글에 인수된 후 처음으로 내놓는 글로벌 전략 스마트폰이다. 과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레이저’라는 모델명을 다시 사용하며 과거의 영광을 재현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그 필살기로 내세운 게 7.11mm 초슬림 두께다. 얇은 두께 외에도 다이아몬드컷 알루미늄 액센트, 곡선형 글라스 등 고급스러운 외관 디자인과 제품 후면에 적용한 케블라 섬유, 방수 코팅이 된 고릴라 글래스 등 소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지나치리만치 디자인을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경쟁에서 두께는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초슬림 디자인’ 만으로는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구글과의 시너지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도 모토로라의 신작은 다소 실망스럽다. 정 사장은 “구글과 합병하게 되면 함께 일하는 부분에 있어서 더 나아질 수 있지만 현재와 비교해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설명했다.

차후 구글이 레퍼런스폰 제조사로 모토로라를 지목하지 않겠냐는 기대에 대해서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진저브레드를 탑재한 모토로라 레이저의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업그레이드 계획에 대해서도 현재로써는 내부 검토중이므로 자세한 일정은 추후 공식 발표하겠다는 답변이 전부였다.

같은 시간 삼성전자가 홍콩에서 구글의 최신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탑재된 ‘갤럭시 넥서스’를 발표하고 있었다는 점 때문에 아쉬움이 더 부각되기도 했다.

하드웨어 사양도 크게 눈에 띄지는 않는다. LTE 스마트폰 경쟁이 격화되면서 1.5GHz 듀얼코어 프로세서가 흔해진 상황에서 1.2GHz 듀얼코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로는 ‘눈 깜빡할 사이’라는 속도를 강조하는 최근 스마트폰 사이에서 눈에 띄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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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G 통신 역시 SK텔레콤과 KT가 제공하는 HSDPA+ 망의 최대 전송속도 21.1Mbps 대신 14.4Mbps급 HSDPA를 지원하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모토로라는 이런 아쉬움을 채울 무기로 일종의 퍼스널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인 ‘모토캐스트’와 ‘랩독’과 ‘내비게이션독’ 등 독(Dock) 액세서리를 들고 나왔으나 다소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다.

모토로라가 피처폰 시절 ‘레이저’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며 야심차게 들고 나온 모토로라 레이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과거 이름값을 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또, 향후 구글과 합병 후 어떤 시너지 효과를 보여줄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