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이후 출시되는 스마트폰에는 USIM(가입자인증모듈) 슬롯이 3개가 장착된다.
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도입키로 한 ‘휴대폰 블랙리스트 제도’ 때문.
현재 우리나라 이통사가 운영하는 화이트리스트 제도는 각 휴대폰의 고유번호를 이통사의 전산망에 등록하지 않으면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블랙리스트는 분실·도난폰 등의 고유번호만 이통사가 관리하고 나머지 단말은 이용자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제도다.
17일 방통위에 따르면, 내년 초 도입되는 블랙리스트 제도 단말에는 유심 슬롯이 3개가 기본 장착되고 가입할 때 1개 유심을 쓰다가 사업자를 바꿀 경우에는 빈 슬롯에 해당 사업자의 유심을 추가로 꽂아 넣으면 된다.
일례로, SK텔레콤에 가입했다가 휴대폰은 바꾸지 않고 KT나 LG유플러스로 옮길 경우, 기존 SK텔레콤 유심은 그대로 둔 채 KT나 LG유플러스의 유심만 추가 구입해 끼우는 것으로 번호이동이 가능하다.

이는 PC에 여러 개의 운영체제(OS)가 설치돼 있을 경우 부팅 시 하나의 OS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과 유사하다.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2개 이상의 유심이 꽂혀 있을 때 전원을 껐다 켜면 자동으로 어느 사업자를 선택할 지 묻는다”며 “여기서 사용할 유심을 선택하는 것만으로 간단하게 사업자를 변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이통사를 옮길 때마다 새 휴대폰을 구매해야 하는 비용이나 약정 부담이 앞으로는 상당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하나의 휴대폰에서 3개의 유심이 지원 가능해지면서 개인·법인폰을 따로따로 관리하는 불편함도 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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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이후 개인 휴대폰을 사용할 경우 개인명의의 유심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향후 휴대폰에 유심 슬롯이 3개씩 장착됨으로써 블랙리스트 제도를 소비자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것이 불필요한 휴대폰 구입으로 인한 가계통신비 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