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스타 PT 3인 3색

일반입력 :2011/10/17 10:51    수정: 2011/10/17 11:08

봉성창 기자

수많은 IT업계 거물 중에서도 스티브 잡스 애플 전 CEO의 팬이 유독 많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카리스마 넘치는 그의 프리젠테이션(발표) 능력도 그 중 하나다.

스티브 잡스는 매년 신제품을 발표할 때마다 특유의 자신감넘치는 표정으로 청중을 사로 잡았다. 그의 프리젠테이션 스킬을 배우기 위한 사람들이 적지 않고 심지어 책으로 출간돼 상당한 인기를 얻기도 했다.

IT업계에는 스티브 잡스만큼 유명하지는 않더라도 저마다 특유의 프리젠테이션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주요 컨퍼런스나 신제품 발표 현장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이들은 각 기업의 대표 얼굴이기도 하다.

지금은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의 프리젠테이션을 다시 볼 수는 없지만, 그에 못지 않은 글로벌 IT업계 스타 프리젠테이셔너들을 살펴봤다.

■이든 물리 인텔 PC부문 부사장

이든 물리 인텔 부사장은 최근 CES2011에서 2세대 코어 프로세서 코드네임 ‘샌디브릿지’를 비롯해 인텔의 신제품이 발표될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매번 발표 때마다 트레이드 마크인 베레모를 쓰고 등장하는 물리 부사장의 프리젠테이션은 특유의 유머러스함이 특징이다.

전반적인 발표 전략은 산업 전반에 대한 분석과 시장 흐름을 짚어주며 청중들과 배경 지식을 공유 한다음 이후 인텔의 제품 전략에 대해 풀어나간다. 인텔의 사업 분야 자체가 고도의 기술지식을 요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참으로 적절한 전략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그는 이야기 중간마다 다양한 비유와 농담을 섞어가며 청중들이 지루하지 않게 해주는 기술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이러한 그의 발표 스타일은 마치 탈무드의 이야기 전개 방식을 연상케 한다. 실제로 이스라엘 출신인 물리 부사장은 독특한 이스라엘식 억양이 섞인 발음으로 본토 영어사용자들에게 상당히 특별하게 전달된다는 후문이다.

■필 매키니 HP 수석 부사장 및 CTO

KFC 할아버지 풍채를 지닌 필 매키니 수석 HP 부사장 및 CTO는 업계에서 미래 기술 전도사로 잘 알려져 있다.

매번 발표 때마다 신기하고 놀라운 제품 컨셉트나 신기술을 들고나와 시종일관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매키니 부사장은 전 세계 개발자들에게 늘 관심 집중 대상이다.

지난 2월 상하이에서 열린 HP 뉴월드 발표회에서 그는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메타워치를 비롯해 마음껏 구부렸다 펼 수 있는 화면 표시장치인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특히 그는 발표가 끝난 이후에도 수많은 청중들에게 둘러쌓여 질문 공세를 받고 스스럼없이 토론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필요하다면 이후 e메일을 통해서도 기술에 대한 허심탄회한 토론을 즐길 정도로 학구적인 모습도 엿보인다.

직설적이면서도 대담한 특유의 화법도 필 매키니 CTO의 특징 중 하나다. 발표 중간 가벼운 분노를 표출하거나 잘못된 기술적인 흐름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도 서슴지 않는다. 무엇보다 능구렁이처럼 피해가는 스타일이 아니라 직접 부딪치며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려는 모습이 그의 최대 강점이라는 평이다.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지난 CES2011에서 키노트를 맡은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은 국내 IT업계 인물 중에서 해외 무대에서 가장 통하는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포근한 형님 같은 인상을 가진 윤 사장은 그에 걸맞는 감성적인 발표를 즐긴다. 원어민에 가까운 유창한 영어 실력은 아니지만 부드러운 어조와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오히려 서양인들의 귀에 쏙쏙 들어온다는 평가다.

특히 그는 지난 2009년 독일 가전전시회에서 기조 연설을 한데 이어 올해 1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2011에서 기조 연설을 함으로써 양대 전자 전시회 모두 기조 연설을 한 인물로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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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조연설을 한 CES2011에서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주연 배우인 제이콥 클레멘트와 호흡을 맞추며 시종일관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발표 구성으로 주목 받았다.

그의 이러한 발표 능력은 글로벌 기업으로서 삼성전자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