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개발 ‘투잡’ 하면 어때요?

일반입력 :2011/10/02 15:49    수정: 2011/10/02 15:51

정현정 기자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열풍에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붐도 거세다. 앱 개발자로 전업을 시도하는 개발자들은 물론이고 제2의 인생을 기획하는 일반인들의 러시도 이어지고 있다.

앱스토어에서 대박신화를 낳은 앱들이 소개되면서 앱 개발자 과정을 교육하는 전문 학원도 생겨나는가 하면, 비교적 개발이 쉽고 저비용으로 창업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1인 창업이나 투잡 아이템으로도 각광받는 추세다.

30일 KT의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교육 프로그램 ‘에코노베이션 스마트 스쿨’의 앱 개발 전문가 과정을 수료하고 첫 상용앱을 내놓으면서 막 앱 개발자 세계에 뛰어든 아마추어 개발자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들어봤다.

최고령 개발자 복진세(53세)씨는 제2의 창업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경우다.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운영하며 독학으로 웹디자인과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다 한계를 느끼고 스마트스쿨을 찾았다. 교육 과정을 통해 앱 개발에 매력을 느껴 현재는 개발사 창업을 구상 중이다.

복진세 씨는 “머릿속으로 구상하던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고 이를 세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애플리케이션 개발은 매력적”이라면서 “얼마 전 58년 개띠들의 자살율이 높다는 뉴스 보도처럼 우리 세대는 좌절하고 포기하는 세대지만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고 중장년층의 용기를 북돋았다.

주부 김유니씨는 육아 경험을 살려 만든 유아용 앱 ‘위드베이비’로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기존 유아용 앱에 아쉬움을 느끼고 막연히 아이에게 보여줄 앱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김 씨는 “앱을 만들어놓고 보니 생각보다 어려운 일은 아닌 것 같다”면서 “처음부터 복잡한 기능을 구현하려고 하면 어렵겠지만 이미 소스도 많이 공개가 돼 있고 기본적인 것부터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한다면 누구든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을 마술도구처럼 활용할 수 있는 ‘매직스타’ 앱을 만든 김현수씨는 다소 다른 생각을 내놨다. 앱 개발 기술을 직장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게 좋을 것이란 설명이다.

김현수씨는 “스마트폰 앱 개발을 전업으로 하기에는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로 전업을 하다보면 수익이 생각만큼 나지 않아 공모전에 의지하게 된다”면서 “웹페이지 열풍으로 웹 개발자 붐이 함께 일었듯이 마켓보다는 여러 기업들과 연계해서 기업맞춤형 앱을 개발하는 프리랜서로 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스마트스쿨 운영을 총괄한 구민신 KT 스마트에코담당 과장은 앱 개발자를 꿈꾸는 사람들의 꿈이 ‘무모한 도전’이 되지 않기 위한 조언을 전했다.

구민신 과장은 “시장이 빨리 변하기 때문에 아이디어만 가지고 주저하다가는 다른 사람이 이미 똑같은 사업을 시작할 수도 있다”면서 “마음을 먹었다면 전문적으로 뛰어들되 그 전에 기초 교육과정 등을 통해 가능성을 판단하고 아이디어가 확실하다면 사업화해야한다”고 말했다.

경험삼아 안일하게 도전했다가는 성공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번 교육과정 동안 그는 수강생들에게 상용화에 중점을 두면서 디자인 등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의 중요성도 특히 강조했다.

향후 앱 시장의 사업성에 대해서는 “기대했던 것 만큼 시장이 열리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기회는 확실히 있고 그 기회는 계속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 과장은 “이 시장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경쟁 하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굴곡이 많은 시장에서는 물고기 잡는 그물이 특수하거나 그물 만드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사람 혹은 빨리 던질 수 있는 힘이 있다던지 하는 본인만의 특별한 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니인터뷰]졸업발표회 수상작 개발스토리 들어보니...

■산악자전거 매니아용 ‘MTB 프로’ 만든 ‘드림팀’

드림팀이 개발한 ‘MTB 프로’ 앱은 산악자전거계의 포털 같은 앱이다. 복진세씨가 산악자전거 동호회 활동 하면서 부족하고 아쉬웠던 점을 앱으로 개발하게 됐다.

드림팀은 이번 전문가 과정 최고령 수강생이었던 복진세씨(53세)를 중심으로 재중교포인 김일광(35세)씨와 막내 권오남(27세)씨로 이뤄졌다. 재중교포인 김일광씨는 잘 나가던 웹 개발쪽 일을 그만두고 아이폰에 흥미를 느껴 아이폰 앱 개발자로 전향한 사례디. 권오남씨는 웹디자인과 플래시 개발자로 근무하다가 아이폰 프로그래밍 개발자로 거듭나고자 이번 과정을 택했다.

복진세씨가 혼자 개발을 시작했다가 힘에 부쳐 다른 팀에 소속됐던 김일광씨와 권오남씨를 영입(?)하면서 곡절끝에 완성됐다. 두 사람이 복씨를 ‘형님’이라고 부를 정도로 가까워진 드림팀 팀원들은 앞으로 함께 개발사를 차려 영유아용 교육 콘텐츠를 담은 e북을 중점적으로 개발한다는 게획이다.

■스마트폰이 마술도구로? ‘매직스타’

‘매직스타’는 스마트폰을 마술도구 처럼 활용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용 앱이다. 팀원 김동규씨가 마술동아리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살려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곧 안드로이드마켓에 출시해 기본 9개 아이템을 1천원에 제공하고 추가적인 마술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유료로 판매할 계획이다. 판매수익의 10%를 세이브더칠드런이나 유니세프에 기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매직스타팀의 조장인 김현수(28세)씨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하던 직장생활을 4년 정도하다가 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고 생각해 앱 개발자 전업을 결심했다. 25살 동갑내기인 김동규씨와 김동현씨는 컴퓨터와 정보통신을 전공하는 대학생이다. 방학기간을 이용해 전문가과정을 수강했다.

세 사람은 앱 개발에 대해 아이디어 장벽이 없고 개발기간이 짧다는 점을 장점으로 들었다. 또, 마음만 먹으면 모든 기기들을 연동할 수 있는 점도 매력으로 꼽았다.

■2세 이하 영유아용 ‘위드베이비’

‘위드유(With You)’ 팀이 만든 ‘위드베이비’ 앱은 2세 이하 영유아에 초점을 맞춘 놀이기구 앱이다. 팀원 중 아이를 키우는 김유니씨가 스마트폰에서 제공하는 까꿍놀이하던 동영상을 아기가 보고 좋아하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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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각자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프로젝트팀 형식으로 연령을 세분화해서 단계별로 만들고 시리즈화 할 계획이다.

위드유 팀은 위드베이비와 함께 수능 언어영역 기출문제 정답을 체크하면 오답 여부와 취약 부분 분석을 제공하는 ‘언어영역’ 앱도 함께 만들었다. 팀원 나준호(38세)씨가 다른 전공을 공부해 보고 싶어 수능 공부를 다시 시작해 공부하면서 불편했던 점을 앱으로 만든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