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태양전지업계 파산 도미노..중국이 '웬수'

일반입력 :2011/09/18 13:56    수정: 2011/09/19 11:04

손경호 기자

미국 태양전지 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씨넷,EE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간판 태양전지제조업체인 에버그린·솔린드라 등이 최근 파산을 선언한 데 이어 칼리솔라가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미국의 태양전지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값싼 중국산 태양광 패널 수입금지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美업체 잇따른 파산에 민주당도 부글부글

가장 최근에 발생한 상황은 칼리솔라의 구조조정이다. 美씨넷 1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 업체는 태양전지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생산에 집중하기로 결정하면서 전 직원의 22%에 해당하는 80여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지난 상반기 동안 미국 태양전지 업계에서는 대표적인 3개 업체가 파산했다.

EE타임즈는 지난 31일 미국 솔린드라의 파산을 보도했다. 이 업체는 기존 결정질 태양전지를 대체하는 화합물(CIGS) 계열 박막 태양전지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대표적 업체다. 미 연방 정부는 이 업체에 5억3천500만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투입했으나 끝내 중국산 저가 패널 공세에 무너지고 말았다. 이에 앞서 에버그린솔라는 미국 공장가동을 중단하고, 중국 공장만 유지하는 결단을 내렸다. 지난 2008년 인텔에서 분사한 태양전지 제조업체 스펙트라와트도 지난달 파산을 선언했다.

미국 내 주요 태양전지 기업들이 무너지자 미국 민주당 론 와이든 상원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작년과 비교해 올해 중국산 태양광 패널 수입액이 240%나 증가했다”며 “정부당국의 리더십 없이는 태양광 산업 종사자들의 정리해고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또한 오레곤 주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반덤핑법이나 수입품에 추가로 관세를 매기는 상계관세 등 충분한 수입금지책이 있다”고 씨넷은 보도했다. 이에 따라 중국과 무역마찰에 대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업체, 힘의 원천은?

미국 투자전문지 시킹알파(SeekingAlpha)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태양전지·모듈 생산량을 총 40기가와트(GW)까지 늘릴 계획이다. 전 세계 태양전지·모듈 수요가 15GW인 점을 감안하면 시장 수요의 두 배 이상 제조역량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중국 업체들은 가격경쟁력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게 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 퍼스트솔라(1천398MW생산, 3위)를 제외하고 전 세계 생산량 상위 4개 업체가 중국업체들이라고 시킹알파는 전했다.

국내 태양광 산업 전문 시장조사업체 솔라앤에너지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은 태양전지용 폴리실리콘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웨이퍼부터 모듈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이들 업체들은 이를 통해 국내 모듈업체 대비 제조비용을 약36% 가량 낮췄다고 솔라앤에너지측은 밝혔다.

■국내 업체에도 악영향

이러한 상황은 우리나라 업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익하락을 피하기 어렵게 만드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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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태양전지 생산업체인 현대중공업은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2.6%수준에 불과했다. STX솔라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59.9%를 기록했고, 신성솔라·S-에너지 등은 약 5.4%대를 유지했다.

정택중 솔라앤에너지 상무는 “오히려 미국 업체들보다도 우리나라 태양전지·모듈 제조업체들이 받는 타격이 더 심하다”며 “주요업체(Top Tier)는 물론 후발업체들의 경우 사업을 접거나 큰 기업에 인수·합병되는 일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