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윈도8 태블릿 IE10, '액티브X' 빠지다

일반입력 :2011/09/16 08:05    수정: 2011/09/16 14:28

<애너하임(미국)=임민철 기자>터치 기반의 새 윈도는 인터넷 익스플로러(IE) 10 버전에서 '액티브X'를 쓸 수 없다. 대다수 온라인 결제 시스템이나 인터넷 뱅킹과 플래시같은 플러그인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얘기다. 물론 기존 탐색기 환경의 IE 10 브라우저는 액티브X가 돌아간다.

14일(현지시간) 윈도8 '메트로UI'에서 실행되는 IE10 브라우저가 IE9 버전까지 쓸 수 있었던 액티브X를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메트로UI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제시한 윈도8 클라이언트 운영체제(OS) 사용 시나리오에서 중점적으로 소개된 신형 인터페이스다.

다만 윈도8에서 액티브X를 쓸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기존 '바탕화면'에 표시되는 IE10은 여전히 액티브X를 지원한다. 즉 윈도8에서 플래시, 공인인증서 모듈, 피싱방지 프로그램, 온라인 백신 등을 쓰려면 바탕화면용 IE10를 실행하면 된다.

■메트로 IE10 ≠ 바탕화면 IE10

이는 메트로 환경의 IE10와 기존 윈도 바탕화면, 탐색기 인터페이스로 돌아가는 IE10 브라우저가 어딘가 다르게 만들어졌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그렇다고 해서 MS가 메트로 IE10과 기존 IE10을 완전히 별개인 브라우저로 만들었을 가능성은 낮다. 브라우저 렌더링 기술이나 자바스크립트 엔진 등은 공통적으로 썼을 것으로 예상된다. 액티브X와 그에 기반한 플러그인을 실행하는 기능만 빠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MS는 윈도폰 7.5 '망고' 버전에 데스크톱 버전과 렌더링 엔진이 동일한 IE9 모바일 브라우저를 만들어 보였다. 즉 데스크톱 환경에서 IE9를 업그레이드한 IE10 버전과 태블릿용 모바일 IE10 버전이 공존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해외서는 이미 액티브X 사용 환경이 특수한 경우로 제한된지 오래다. HTML5 웹표준 등장으로 태블릿과 일반PC용 웹 환경의 차이도 그만큼 줄었다. 다만 국내 온라인 서비스 업계에 파급 효과가 있을 수는 있다.

■파급, 얼마나?

웹표준을 적용하면서 플러그인에 의존하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문제될 게 없다. 최근 국내 주요 포털들은 플래시를 걷어내는 움직임에 속도를 내는 추세고 일반 웹서비스 관련 업체들이 이를 뒤따르고 있다.

다만 국내 금융권을 예외로 둬야 한다. 웹표준에 기반한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공인인증서를 다루는 플러그인 프로그램까지 걷어내진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제 기능이 핵심인 온라인 쇼핑몰 쪽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들은 모바일 웹 서비스 환경이 보편화되자 해당 플랫폼에 대응되는 뱅킹, 쇼핑 앱을 일일이 만들어 내놓고 있다.

이 회사들이 윈도8 정식판이 나오기 전까지 낡은 액티브X 기반 서비스를 퇴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윈도 태블릿용 앱'을 따로 만든다면 그나마 나을 수 있다. 사용자들에게 '플러그인을 설치할 수 있는 윈도용 브라우저를 사용하라'고 명령하거나 '이 사이트는 IE9 이하 브라우저에 최적화돼 있다'고 버틸 수도 있다.

국내 공공부문도 사정이 복잡하다. 전자정부 민원,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및 현금영수증 서비스, 국방부 예비군 홈페이지, 명의도용 방지를 위한 '아이핀' 발급업체 등 수많은 공공지원 사이트가 액티브X 또는 플러그인 프로그램에 의존해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한다.

■촉박하진 않지만…

윈도8 정식판 출시 시점까지 공공부문의 현재 상황이 이어질 경우 새 윈도를 도입하는 개인이나 기업 사용자들은 공공부문 서비스를 이용시 최신 인터페이스의 이점을 활용하지 못할 전망이다. MS 입장에선 달갑지 않을 소식이다.

윈도8 출시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는 MS의 제품 출시 주기상 3년을 채우는 내년이 윈도8 정식판을 선보이는 시점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MS는 지난 14일 개발자를 위한 프리뷰 버전을 공개했고, 향후 베타 버전, 최종 평가판(RC), 정식판(RTM), 최종 안정화(GA) 버전을 내놓을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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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7의 경우 지난 2009년 1월 베타 버전이 공개됐고, 같은해 9월 정식판이 나왔다. MS가 윈도8 베타 공개 일정을 명시하진 않았지만, 윈도7과 비슷한 단계를 밟아갈 경우 내년 상반기 출시는 어려워 보인다.

스티븐 시노프스키 MS 윈도 및 윈도라이브 총괄 사장은 '빌드(Build)'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윈도8) 개발팀은 (개발) 날짜보다 '품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