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700만원 버는 소셜게임…성공 비결은?

일반입력 :2011/09/15 09:26    수정: 2011/09/15 09:41

전하나 기자

최근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피버스튜디오 사무실에는 마침 따끈따끈한 꿀타래 몇 상자가 배달돼 있었다. ‘에브리타운’ 이용자들이 추석을 맞아 정성으로 손수 마련한 것이었다. 김대진 피버스튜디오 대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면서 “과일, 화분 등 유저들의 사랑은 종류도 다양하다”고 연신 싱글벙글 웃었다.

아이돌 팬덤 열풍이 부럽잖은 주인공, 에브리타운은 동화 같은 마을에서 농장을 경영하는 내용의 소셜게임. 이 게임은 지난 1월 싸이월드 앱스토어를 통해 서비스되기 시작해 첫날 약 2천5백만원의 매출을 기록,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 대표는 “첫 수익으로 2천5백만원은 당시 처음있는 일이라 무척 놀랐었다”며 “그런데 그 기록이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고, 매출 1위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더 신기하다”고 말했다. 에브리타운은 지금까지도 월 2억원 이상 매출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일 평균 700만원을 벌고 있는 셈이다.이처럼 에브리타운이 많고 많은 소셜 게임 중에서도 특별히 인기를 얻고 있는 비결은 뭘까. 그는 “1월 5일 서비스를 론칭한 이후 업데이트를 한 주도 쉰 적이 없다”며 “이 같은 노력을 유저들이 알아주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온라인게임과 소셜게임의 가장 큰 차이점도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게임은 특정 매뉴얼에 의해서 전체 이용자를 상대하지만 소셜게임은 한명 한명을 감성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매출을 내고 트래픽을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것은 게임만 좋으면 가능하지만 이를 유지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얘기”라며 “돈이 안된다고 업데이트 안하면 유저들은 눈치가 빨라서 다 안다”고 말했다. 피버스튜디오는 소셜게임 개발사로는 유일하게 3명의 정규직 사원으로 구성된 고객만족(CS)팀을 꾸리고 있다.

이 회사는 얼마 전 소셜게임 최초로 주제가를 만들고 뮤직비디오까지 선보였다. ‘에브리데이 에브리타운’이라는 이름의 음원은 현재 벅스, 도시락, 엠넷, 네이버 뮤직, 싸이월드 뮤직 등의 음원사이트에 올라와 있다. 김 대표는 “순수한 취지로 저렴한 제작비를 들여 가내수공업하듯이 만든 것”이라며 “소셜게임은 아마추어리즘으로 운영하는 것이지 상업적으로 넘어가면 ‘소셜’ 고유의 특성이 사라진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렇다면 그는 처음부터 ‘에브리타운’의 성공을 예견하고 있었던 걸까. 김 대표는 “농장게임을 만든다고 했을 때 주변의 99%가 말렸다”고 회상했다. 당시 시장에는 이미 농장게임의 절대 강자, 징가의 ‘팜빌(Farm Ville)’이 존재했다. 후발주자로선 자칫 ‘카피캣’이 되기 십상이었다.

그러나 그는 뒤집어 생각하는 지혜를 발휘했다. 김 대표는 “게임이 쏟아지는 것을 보니 돈이 되는 시장이라고 판단했고, 성공하려면 큰 시장에 도전해야 한다고 여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이용자가 원하는 것은 독특한 게임이 아니라 매일매일 자신이 쉽게 즐기고 싶은 게임을 찾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남들과 똑같이 만들 수는 없었다. 김 대표는 “우리는 좀 더 예쁘게 그리려고 했다”며 “피버의 중요 자산 중의 하나가 7명의 원화팀”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에브리타운은 입체 만화 같은 그래픽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그는 “사실 원화로 오브젝트를 그린다는 것은 오래 걸리고 돈도 많이 들기 때문에 경제성을 포기한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하지만 시장에서 이처럼 차별화된 시도를 하고 나니 이용자들이 알아보고 돈을 써주더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피버스튜디오를 창업하기 전, 플래시게임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던 제이인터랙티브에서 몸담았었다. 이 회사에서 일하던 2004년, 그는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게임샵’ 콘텐츠를 만들었던 적이 있다.

해당 서비스는 자신의 홈피에서 친구들과 함께 미니게임을 할 수 있고, 방문 기록을 누르면 친구들의 홈피로 넘어가는 방식이었다. 김 대표는 “수익이 크게 나지 않아 중단했던 이 서비스는 전세계 최초로 시도됐던 것”이라며 “따지고 보면 지금의 페이스북 소셜 게임 구조와 같은데 성공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관련기사

이후 제이인터랙티브가 엔씨소프트에 인수됐고, 김 대표는 뜻이 맞는 몇몇 동료들과 지금의 피버스튜디오를 창업했다. 페이스북의 흥행을 보면서 싸이월드의 실패를 두번 다시 겪지 않겠다는 각오였다. 8년 넘게 캐주얼 게임을 만들며 쌓아온 노하우를 살리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이를 뒷받침했다.

국산 소셜게임의 ‘대박 신화’를 보여준 피버스튜디오는 현재 세계로 뻗어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이달 중 페이스북 버전과 스마트폰 앱 ‘에브리팜’을 선보일 예정이며,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 장르의 차기작도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유저만 보고 간다”는 김 대표의 마음가짐이 이번에도 시장에서 통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