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절전 반도체 축전지 개발...‘무어의 법칙’ 지속

일반입력 :2011/09/15 09:40    수정: 2011/09/15 10:26

이재구 기자

미국의 과학자들이 배터리처럼 작동하는 강유전체 물질 기반의 축전지를 사용, 전하를 축적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전압을 더욱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전자를 축적하는 기기는 전지처럼 작동하는데 초저전압 컴퓨팅의 길을 열어 놓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씨넷은 1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버클리대(UCB) 컴퓨터공학과 연구팀이 지난 2008년부터 이 대학 아시프 칸 전기공학과대학원생과 세이프 살라후틴 조교수의 주도로 연구한 결과 이같은 성과를 이뤄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버클리대 과학자들은 납아연티탄산염(Lead Zinc Titanate)으로 만들어진 강유전체물질이 전기절연체와 짝을 이루었을 때 네거티브 커패시턴스라는 현상을 보이며, 주어진 전압으로 트랜지스터를 움직이는 전하량을 극대화할 수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들 연구진이 축전지를 만드는데 사용한 강유전체는 전압이 걸려있지 않았을 때에도 양전하와 음전하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 물질이다. 축전지 맨위에 있는 강유전체의 전기 양극성은 외부 전계에 따라 바뀔 수 있는 성질을 가진다.

이는 일반적으로 높은 전압을 필요로 하는 전하를 낮은 전압으로 만들어 낼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이 기술을 프로세서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에 적용하면 온-오프 점멸 신호로 ‘0’과 ‘1’을 표시하는 2진법 컴퓨팅 연산시 필요한 전하를 지금까지보다 낮은 최소한의 전압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기본적인 트랜지스터 작동의 물리학 법칙에 따라 최소한으로 요구되는 전력공급은 10년에 1볼트 정도 내릴 수 있었다. 그 이하의 전류는 트랜지스터가 온오프 스위칭 상태 변화를 보일 만한 전하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이는 더많은 트랜지스터를 칩에 집적할수록 프로세서가 더 뜨거워지며 과학자들이 효율적으로 열을 빠르게 분산시키기 어렵다는 의미다. 동시에 이들은 화재의 위협을 줄이지 않고는 칩의 크기를 줄일 수 없다는 의미다.

살라후딘과 그의 팀은 이번 성과로 기존 트랜지스터를 강유전체를 디자인에 적용시킬 수 있는 방식을 제안할 수 있게 됐다.

보도는 강유전체 축전지가 작은 전압으로부터 충분한 전하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되면서 보다 열을 적게 발생시키는 트랜지스터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또 반도체 크기도 지속적으로 줄일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성과를 자동차에 비유하면 보다 효율적인 엔진을 만들어 보다 적은 휘발유를 사용해 고속으로 달리면서도 엔진이 과열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연구팀은 강유전체 물질이 트랜지스터 외의 다른 용도, 즉 메모리,에너지저장기기,전기차충전기, 그리고 다른 전자기기 등에 적용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보도는 수개월 전 미항공우주국 나사역시 전자부품을 냉각시키는 새로운 방식을 소개한 바 있다면서 “만일 이 두가지가 결합된다면 CPU의 클록스피드를 늘리기 위한 훨씬 나은 방식을 갖게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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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컴퓨터프로세서는 트랜지스터로 만들어진다. 트랜지스터칩의 수가많아질수록 연산력은 커진다. 1970년대에 최초로 소개됐을 때 칩에는 수천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된 데 불과했었다. 무어의 법칙은 트랜지스터의 수가 2년마다 2배가 될 것이라고 보았다. 현대의 칩은 수십억개의 트랜지스터를 가지고 있다.

무어의 업칙은 수년간 더 지속되는 동안 칩 하나에 집적되는 트랜지스터의 수는 지난 2005년 이래 안정기에 들어섰음을 보여 왔다. 이것은 엔지니어들이 트랜지스터의 크기를 더욱더 줄일 수 없게 됏기 때문이 아니라 줄어든 크기가 칩을 작동하는데 필요한 전반적 전력축소를 이끌어 내기 못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