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윈도8 이벤트, 10대 관전 포인트

일반입력 :2011/09/13 04:00    수정: 2011/09/13 09:55

<애너하임(미국)=임민철 기자>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자사가 개발중인 윈도 운영체제(OS) 차기 버전을 공개한다. 일명 '윈도8'의 새로운 모습과 앞서 떠돌던 루머의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행사가 개발자들을 겨냥한 만큼 주로 기대되는 내용은 대부분 윈도 신제품에 관련된 기술 이슈다. MS는 빌드 컨퍼런스를 통해 새로운 변경 사항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아직 루머에 그친 부분으로 인한 사용자와 개발자들의 의문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MS가 확실히 밝힌 것은 없지만 루머와 주변 정황을 통해 기대되는 10가지 관전 포인트를 뽑았다. 현재 윈도8 관련 소식에는 유출된 중간 개발 버전을 통해 해커들이 추정한 루머도 섞였기 때문에 기존 예상의 틀을 깨는 뉴스가 나올 수 있다.

■'윈텔' 태블릿 노림수는

윈도8은 모바일용 기기에 들어가는 ARM 계열 프로세서와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PC에 들어가는 x86 계열 프로세서를 함께 지원한다. MS가 모바일 플랫폼 대응 수위를 높이면서 PC용 제품이었던 윈도를 태블릿 싸움터에도 밀어넣기 위해서다. 더불어 MS는 윈도8 관련 소식들을 공식 기술 블로그 'B8'에서 확인시켰다.

그런데 미국 씨넷은 최근 삼성전자가 인텔 x86 프로세서를 품은 윈도8 기반 태블릿을 빌드 컨퍼런스에 등장시킬 계획이라는 소식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등 경쟁사 태블릿 기기에 들어가는 프로세서가 거의 ARM 기반이었기에 뜻밖이라는 평가다. 단순한 '윈텔' 동맹의 부활인지, MS가 제조 생태계 기반을 확장해 나갈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기본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윈도8은 윈도7까지 이어온 표준 탐색기 기능을 유지하면서 윈도폰 스타일을 확장한 '메트로 UI'도 품었다. 태블릿과 노트북, PC 형태를 모두 지원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2개 UI는 태생과 성격이 전혀 달라 접점을 갖기란 어려워 보인다는 게 사용자들 반응이다.

MS는 어느 쪽을 기본 UI로 채택할지, 사용자가 이를 선택하기 전에 하드웨어(HW) 형태에 따라 결정되는 방식일지 관심이 쏠린다. 기본 UI에 따라 그림판, 계산기, 인터넷익스플로러(IE) 10 등 윈도 OS가 기본 제공할 내장 프로그램들의 UI도 전혀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애플리케이션 호환성, '하이퍼V'와 '민윈'

윈도8은 윈도 이전 버전, 특히 윈도7에서 돌아가는 애플리케이션을 그대로 쓸 수 있도록 하는 비장의 카드를 품은 것처럼 기대된다. 개인용 윈도 컴퓨터에 윈도 서버용으로 쓰였던 가상화 기술이 들어간다는 소식이 최근 알려졌다.

앞서 윈도7 역시 윈도XP 등 이전 버전 윈도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지원하려고 가상화 기능을 응용했다. 그러나 윈도XP를 윈도7 안에서 돌리는 'XP모드'보다 더 개선된 형태로 가상화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윈도8 클라이언트 버전이 품을 서버용 가상화 기술 '하이퍼V' 3.0 버전은 윈도7 XP모드보다 더 작고 보안성이 뛰어난 가상화 윈도 인스턴스, '민윈(MinWin)'을 띄워 돌림으로써 하위호환성을 제공할 전망이다. 그 실체가 컨퍼런스를 통해 구체화될 것인지 주목된다.

■윈도7 대비 성능, 요구 사양

지난달 MS는 이전 세대인 윈도7보다 윈도8 시스템 요구 사양이 더 낮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동일한 결과를 더 낮은 성능의 HW 장치로 얻어 준다는 얘기다. 또는 성능이 같은 HW를 통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한다고 표현할 수도 있다. 이는 태블릿과 노트북같은 휴대기기에서 이동성을 판가름하는 '배터리 수명'과도 직결된다.

신기술을 공개하면서 더 나은 성능을 주장하지 않는 기업은 없다. 그러나 기존과 같은 HW 환경에서 효율과 성능을 끌어올린다는 주장은 매력적으로 들린다. 이는 구체적인 사용 환경에 따라 뒤집힐 수 있는 주장이지만 MS가 이를 어떻게 증명해갈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윈도 SW 장터, 진짜 '앱스토어'?

윈도 차기작에 개발자들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거래공간이 들어설 것이란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이와 함께 MS의 전통적인 거래공간 '마켓플레이스'를 변경할 뜻이 있었다고 판단된다. 이런 전망들은 MS측이 B8 블로그상에서 언급한 35가지 조직명 가운데 '앱스토어'라는 팀 이름을 언급하면서 기정사실화됐다.

그런데 거래공간에 붙을 것으로 예상된 '윈도 앱스토어'라는 명칭이 경쟁사 애플을 따라했다는 반응을 이끌어내 빈축을 샀다. 이와 관련해 유출된 시험 개발판 스크린샷도 비판을 거들었다. 그러나 정말로 MS가 경쟁사를 연상시키기 좋은 '앱스토어'란 표현을 정식 채택할지 아직 의심스럽다.

■SW 개발도구, 프로그래밍 언어는

상반기말 윈도8 애플리케이션을 HTML5와 자바스크립트같은 웹기술로도 만들 수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웹기술에 기반한 '쉬운 앱 개발'을 강조하면서 크로스플랫폼과 N스크린 전략을 아우르는 행보로 주목되고 있다.

MS 간판 개발환경 '비주얼스튜디오'의 계보를 잇는 '비주얼스튜디오 V넥스트'도 지원 기능과 웹 개발용 확장을 추가할 것으로 기대돼 여전히 인기있는 개발툴로 남을 전망이다. 기존 프로그래밍 언어 기반 SW개발도 유지될 것이란 얘기다.

다만 기존 리치인터넷애플리케이션(RIA) 플랫폼 기술 '실버라이트'의 향방은 안갯속이다. 윈도8에 앞서 IE 9 버전부터 HTML5를 강조한 MS는 실버라이트의 방향성을 구체화하지 않는 인상을 풍긴다. 실버라이트 5 최종평가판(RC)이 나왔지만 윈도8과의 접점을 찾기 어렵다.

■오피스 차기작, 클라우드 오피스와 연계

윈도8이 PC와 노트북, 태블릿을 아우른 전략을 품을 경우 단지 OS 수준의 변화만으로 그 가능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사용자들이 그 OS안에서 '실제 가능한 것'들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MS 주력 솔루션인 설치형 SW '오피스'와 이를 여러 환경에 연결해주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연계가 어떻게 강화될 것인지도 관건이다. 앞서 MS는 PC 오피스 프로그램과 웹오피스, 윈도폰용 오피스 앱을 통해 모바일과 웹, 데스크톱간 연결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

MS가 태블릿이라는 플랫폼과 윈도8이라는 신형 OS를 통해 이 연결고리를 어떻게 강화해낼 수 있을지 두고볼 만 하다. 이번 행사와 관련이 없을 수 있지만 또다른 차기작 '오피스 2012(오피스15버전)'의 출시와 변화도 집중할만한 부분이다.

■윈도8 개발, 출시 상세 일정

윈도8 개발과 출시에 이르는 일정도 수많은 개발자, 제조사들의 관심거리다. MS 본사는 아직까지 윈도8 출시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힌 사례가 없다. 다만 '내년 언제쯤'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런 예상이 현재까지 유출된 중간 개발판의 완성도와 MS가 관련 정보를 내놓는 타이밍을 볼 때 유력시된다.

업계는 MS가 이번 빌드 컨퍼런스를 통해 '프리릴리즈' 상태의 윈도8을 시연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 정의를 잘라 말하긴 어렵지만 개발자들이 해당 플랫폼에 맞춘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테스트하고 새로운 기능들을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이렉트X 새 버전 나올까

일각에서 윈도8 출시가 내년으로 점쳐지는 만큼 게임 개발에 필수적인 프레임워크 '다이렉트X'의 최신판 등장 여부도 귀추가 주목된다. 다이렉트X는 MS 윈도 기반의 게임 경험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래픽 프로그래밍 프레임워크로, 윈도 시리즈와 함께 굵직한 새 버전이 등장해왔다.

태블릿 환경에서 다이렉트X 기반 게임을 지원할 경우 초래될 적잖은 변화에 맞춰 다이렉트X 12 버전이 나올 수 있다. 최신 버전인 다이렉트X 11 버전은 윈도7 출시와 함께, 이전판 다이렉트X 10은 윈도 비스타와 함께였다. 시기상 3년이나 된 윈도8이 출시될 때에 맞춰 새 버전이 나와주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있다.

그러나 이는 규칙적인 업데이트 주기를 예고하는 단서로 보기 어렵다. MS가 2000년초 윈도XP를 기반으로 다이렉트X를 만들어온 흔적을 보면 다이렉트X 9버전대 업데이트 기간이 유독 길었음을 알 수 있다.

■윈도8, 코드명 아닌 진짜 이름은?

MS가 윈도7 다음으로 선보일 OS 공식 명칭은 윈도8이 아닐 수 있다. MS측은 윈도8을 단 한번도 실제 출시될 제품 이름이라고 인정한 적이 없었다. 사실 윈도7도 '코드명'이라 말해오다가 진짜 제품명이 된 사례지만, MS가 똑같은 일을 반복하리란 보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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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초기 내부 문서상으로도 윈도8을 가리키는 표현이 '윈도 차기 버전(Windows the next version)'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후 바뀐 윈도8이라는 차기 버전의 코드명이 각종 루머를 통해 퍼졌다. 스티븐 시노프스키 윈도 및 윈도라이브 총괄 사장도 올초 윈도8을 공식 언급할 때 이것이 코드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직 실제 제품명을 추론할만한 단서가 적다.

다만 윈도8 클라이언트 버전과 함께 개발중인 '윈도 서버8'은 좀 더 예측이 쉬울 수 있다. 앞서 출시돼온 윈도서버 시리즈의 계보를 이어 '윈도 서버 2012' 또는 '윈도 서버 2013'이 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