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믿지 비켜"…위치기반 앱 무한진화

일반입력 :2011/08/31 11:46    수정: 2011/09/01 09:46

전하나 기자

이용자가 현재 위치한 곳을 기준으로 주변 정보를 알려주는 위치기반서비스(LBS)가 소셜커머스, 메신저 앱, 모바일 게임 등에 다양하게 적용되면서 무한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동안 해당 서비스는 연인 간 서로의 위치를 추적해 전송하는 메신저 앱 ‘오빠 믿지’가 유명세를 탄 이후 일반 사용자 사이에선 사생활 침해 논란과 불가피하게 연관되는 것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이미 스마트폰을 쓰는 이용자들 대부분은 SNS 등을 통해 자신의 일상 이야기를 남기고 자신과 가까운 위치에 있는 다른 사람들과 이를 공유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때문에 LBS 앱은 관련업계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이용자가 간단한 정보만을 입력, 로그인한 뒤 자신의 발자취를 남기는 방식의 앱 뿐 아니라 색다른 게임성을 더한 위치기반 앱들이 나와 눈길을 끈다.

이달 초 국내 앱스토어, 안드로이드 마켓에 출시된 ‘시크릿 박스’는 LBS를 활용해 인맥을 넓혀간다는 설정의 앱이다. 이용자는 현재 자신이 위치한 장소나 평소 자주 가는 동네에 특정 메시지를 담은 박스를 묻어두고, 그곳을 지나는 다른 사람들이 이를 찾아내면 친구가 될 수 있다.

이 앱은 주변 탐색 기능을 이용해 나와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들을 거리와 접속 시간 순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또 자신의 메시지가 댓글이나 추천을 받게 되면 ‘뿅사탕’이라는 보상도 얻게 되는데 이는 일정포인트로 집계, 전국/지역구의 인기 이용자 순위에도 반영되는 묘미가 있다.

현재 해당 앱 개발사인 네시삼십삼분(대표 권준모)은 매일 밤 1시 이후에 전국에 숨겨진 이벤트 박스를 가장 많이 찾는 사람에게 경품을 제공하는 독특한 형식의 이벤트를 진행,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아예 경품을 제공하기 위한 이벤트 앱도 있다. 블루리본스튜디오(대표 이인호)가 지난 7월 아이폰과 안드로이폰 버전으로 선보인 LBS 앱 ‘리얼레이스’가 대표적인 예다.

해당 앱은 이벤트 시작 30분 전 이용자들에게 메시지로 장소와 시간을 공지한다. 이를 확인한 이용자들은 도주경로가 실시간 업데이트 되는 술래 도주맵과 추격 채팅창을 통해 술래를 잡으면 경품을 타갈 수 있다.

한편 LBS를 접목해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시도하는 모바일 게임도 잇따라 나와 눈길을 끈다. 얼마 전 KTH(대표 서정수)가 내놓은 모바일 SNG ‘헬로, 씨푸드’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LBS를 연동해 게임성을 보다 배가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게임은 자신만의 씨푸드 레스토랑을 만들고 친구들과 함께 경영해나간다는 스토리로 이용자는 자신이 살고 있는 실제 위치에 근거해 게임 내 자신의 레스토랑에 고유한 매장 주소를 부여 받을 수 있다. 가령 ‘용산구 1호 점’, ‘해운대구 2호 점’ 등과 같은 식이다.

로드컴플릿(대표 배정현)이 개발한 ‘범핑 베어’ 역시 기본적으로 LBS에 착안한 모바일 SNG다. 이 게임은 다마고찌처럼 이용자가 곰을 키우는 내용이다. 기본 콘셉트는 기존에 나와있는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용자가 직접 큐피트가 돼 다른 이용자의 곰과 데이트시킬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이 때 활용되는 것이 바로 LBS다.

이렇게 네트워크 상에서 다른 이용자와 게임을 함께 즐길 수도 있는가 하면 나중에는 이들끼리 직접 만나 서로의 기기를 블루투스로 연결해 연애 중인 곰을 결혼시키는 재미도 꾀할 수 있다. 해당 게임은 캐나다를 시작으로 해외 앱스토어에 먼저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연내 국내 이용자들에게도 선보여질 예정이다.

이처럼 LBS가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점차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패러다임이 옮겨가면서 ‘공간’이란 개념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가능케 한다는 점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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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인맥이나 랜덤 추천 방식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친구가 아닌 ‘위치’를 기준으로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데 이용자들이 호감과 흥미를 느낀다는 것이다. 특히 LBS는 플랫폼 효과를 극대화하는 매력적인 장치로 작용할 뿐 아니라 기능적인 재미요소를 추가한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해당 서비스에 대해 아직까지 명확한 규제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 한 업체 관계자는 “현행법상으로는 위치정보에 대한 법률용어도 모호할 뿐 아니라 LBS 사업모델에 따라 신고제와 허가제가 따로 구분되어 있어 혼선을 빚기 쉽다”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