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바다폰' 파상공세, 애플 제칠까?

일반입력 :2011/08/26 11:54    수정: 2011/08/27 13:10

남혜현 기자

삼성전자가 '바다폰'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25일 자체 운영체제(OS)인 '바다2.0'을 선보인데 이어 내달 2일 독일서 열리는 가전전시회 IFA서 '웨이브3' 등 신형 바다폰 3종을 공개한다.

하드웨어 강자 삼성이 자체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에 나선 것은 스마트폰 시장 급성장이 가장 큰 이유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 12월 바다OS를 처음 선보이며 스마트폰 플랫폼 시장에 진출했다. 일명 '애플 쇼크'로 불렸던 아이폰 상륙에, 국산 OS 개발로 맞서겠다는 명분도 내걸었다.

이후 삼성전자의 '바다폰' 전략은 보급형 스마트폰에 맞춰졌다. 지난해 2월 스페인서 열린 MWC에서 바다OS를 탑재한 스마트폰 '웨이브'를 공개한 후, 120여개국에 총 7종의 바다폰을 출시했다. 국내선 지난 2월 웨이브2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미미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바다폰은 총 205만대가 팔려나가며 점유율 1.9%에 머물렀다. 이는 시장점유율 1, 2위인 안드로이드(43%)와 애플 iOS(18.2%)에 비해 크게 뒤처진 수치다.

때문에 삼성으로선 바다폰 확산으로 플랫폼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지난 24일 홍원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이 사장단 회의서 삼성의 과제는 휴대폰 시장 글로벌 1위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 등의 신흥시장에서 200달러 이하의 매스폰 시장에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한 것도 같은 이치다.

■잡스 없는 애플, 삼성이 제칠까?

올해 8월은 스마트폰 역사상 가장 숨가쁜 달이었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집어 삼키고 '제2의 애플'을 노리는가 하면, 팜을 집어삼켰던 HP는 수익성을 이유로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담당하는 퍼스널시스템그룹(HP) 매각 가능성을 내비쳤다.

핫이슈는 잡스의 사임이다. '아이폰' 하나로 스마트폰 돌풍을 불러일으켰던 스티브 잡스가 애플 CEO직을 내놓으며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랐다. 일각에서는 오는 10월 출시를 전망했던 아이폰5가 일정대로 출시될지 의문을 제기하는 상태다.때문에 삼성엔 잡스의 빈공간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신종균 무선사업부 사장이 IFA 참여를 뒤로 하고 미국서 스마트폰 거래선 등 미팅에 집중하겠다는 것도 애플의 상황변화에 따른 급박한 전략 수정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드웨어만으로는 시장 장악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삼성의 오랜 고민이다. 애플이 단순하 하드웨어만 잘 만들어서 스마트폰 지배자가 된 것이 아니라는 점은 그동안 수없이 지적돼 왔다. 동맹으로 여겼던 구글마저 모토로라를 인수하며 하드웨어 시장에 나선 것이 삼성으로 하여금 바다 지원을 강화하게 했을 것이란 풀이도 우세하다.

■바다2.0, 어떤 점이 달라지나?

삼성이 자체 플랫폼에 투자하고, 이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서서히 안드로이드 비중을 낮추기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때문에 2.0 버전의 바다는 사용자와 개발자들의 요구사항을 반영, 최신 스마트폰 기능을 대거 탑재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주요 기능으로는 ▲최대 300Mbps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와이파이 다이렉트' ▲모바일 결제가 가능한 최신 근거리무선통신 기술 'NFC' ▲음성으로 기능을 실행시키는 '음성 인식' ▲멀티태스킹과 푸시 기능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스마트폰에서 웹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최근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HTML5를 지원하고 플래시 기능을 강화해 웹 사용성을 크게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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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C 2.0 표준을 지원해 바다 기반 앱 개발 저변을 크게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개발환경 편의성도 강화했다. 개발자들이 실제 바다폰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것과 동일한 환경을 제공하는 에뮬레이터 기능, 개발한 앱의 성능을 쉽게 분석할 수 있는 퍼포먼스 어넬라이저와 프로파일러 등을 신규 적용했다.

신종균 사장은 이날 바다의 기능 개선과 생태계 구축에 지속적으로 힘쓸 것이라며 바다를 탑재한 웨이브 폰을 확대해 바다를 스마트폰 플랫폼의 한 축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