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토종 OS 개발 ‘맞손’

일반입력 :2011/08/22 16:48    수정: 2011/08/22 16:53

김태정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정부 주도로 손잡고 차세대 모바일 운영체제(OS) 개발에 나선다. 구글과 애플 등에게 끌려 다니지 않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풀이된다.

구글이 최근 모토로라를 인수, 직접 스마트폰 제조에 직접 나서면서 OS 역량이 부족한 국내 기업들의 고전이 예상되기에 더 주목되는 프로젝트다.

22일 김재홍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3차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 프로젝트 일환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참여하는 모바일 OS 개발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르면 10월경 OS 공동 개발을 시작하며, 팬택을 비롯한 다른 제조사들도 참여를 검토 중이다. 각사 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스마트폰 2천만대 가량을 판매, 1위 애플에 근접한 성적표를 받았다. 자체 OS ‘바다’ 인기가 미미하지만 구글 ‘안드로이드’를 주력으로 내세워 승승장구했다. 대표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도 모두 안드로이드를 탑재했다.

앵글을 돌려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인기는 안드로이드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세계 톱을 다투는 휴대폰 제조사가 구글에 의존하는 것이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공급을 중단하면 큰일이라는 우려가 나온 이유다.

이런 가운데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를 선언하면서 위기감이 부쩍 늘었다. 모토로라에게만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을 밀어주면 다른 제조사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당연히 제기됐다.

자체 OS가 아예 없는 LG전자와 팬택, HTC 등은 삼성전자보다 위기감을 더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지경부는 OS 중심 휴대폰 시장서 국내 기업들이 밀리지 않도록 정부 차원 프로젝트를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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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실장은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후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이 OS 개발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며 “장기적으로 구글만 믿고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지경부는 해외 제조사들도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시킬 방침이다. 이용자가 많아야 안드로이드처럼 방대한 OS 생태계 조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