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IT인력 확보...IT서비스 업계 불똥?

IT아웃소싱 매출저하 및 인력이탈 예상

일반입력 :2011/08/22 11:51    수정: 2011/08/22 18:49

김효정 기자

금융 분야의 정보기술(IT) 인력을 총 임직원의 5%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법 개정에 따라 일부 IT서비스 업체의 타격이 예상된다. 계열사 및 대형 금융회사의 통합 ITO(IT아웃소싱)을 담당하던 업체들은 해당 사업의 매출저하와 인력 이탈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금융위원회는 IT, 보안 분야 관련 인프라 확보 등이 포함된 '전자금융감독규정개정안'을 공고했다. 농협, 현대캐피탈 등 최근 해킹 사건에 대해 금융거래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응책이다.

특히 개정안 중 인력과 조직에 대한 부분은 ITO 사업이 주된 수익원인 IT서비스 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안 제2절 제8조를 살펴보면, '정보기술부문 인력은 총 임직원수의 100분의5 이상, 정보보호 인력은 정보기술부문 인력의 100분의5 이상을 확보할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만약 1만여명의 규모의 은행이라면 무려 500여명의 IT인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500명 중 50%(250명) 이상은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한다. 외주(아웃소싱) 인력은 50%를 넘어서는 안된다는 점도 개정안에 포함돼 있다.

■은행 전산계열사 및 IT서비스 업계 타격 예상

이에 따라 그룹내 금융계열사의 통합ITO를 맡고 있는 삼성SDS 등 주요 IT서비스 업체와 우리FIS 등 대형 금융사의 IT계열사의 타격이 예상된다.

우리FIS는 우리은행의 통합ITO를 맡고 있다. 우리은행의 총 임직원수는 1만5천90명(지난 5월기준)으로, 개정안에 따르면 최소 755명의 IT인력을 확충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은행 소속 IT인력은 약 30~40명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이론적으로 300명 이상의 IT인력을 충원해야 한다.

삼성SDS는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통합ITO를 담당하고 있다. 총 임직원수는 삼성생명 6천62명, 삼성화재 5천343명, 삼성증권 3천92명, 삼성카드 3천91명 등 규모가 크다. 이외에도 산업은행(총 임직원 2500여명)의 통합ITO도 담당하고 있어 이번 개정안에 직간접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삼성SDS가 맡고 있는 모든 금융사가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삼성증권의 경우 100여명의 자체 IT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SDS에서 250여명의 외주인력이 들어와 있다. 5%를 채우기 위해서는 75명의 자체 IT인력(총 150명)인력을 보유하면 되니 이미 기준을 충족한 상태다. 산업은행 역시 자체 IT인력 90명과 삼성SDS 외주인력 190여명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계열사 중 규모가 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경우 자체 IT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의 고위관계자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일부 계열사는 자체 IT인력이 부족해 이번 개정안에 따른 일련의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홍보팀 관계자는 이 건에 대해 아직 실무쪽에서 전해들은 바 없다. 일반적으로 금융위 개정안이면 이에 따라 충원을 해야 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전했다.

■자체 인력 확보, 금융권에서 그치나?

이번 금융위 개정안으로 인해 기존 ITO 사업 구조에 변화가 예상된다. 당장은 일부 IT서비스 업체만 영향을 받겠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금융 IT인력 운영 방침이 바뀔 수도 있다.

기업은행의 소지섭 IT기획부장은 금융위의 조치는 자체적으로 우수 전산인력을 확보해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을 하라는 것이 핵심이라며 향후 인력이나 조직 운영 측면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정안은 권고 사안이 아니라 의무라며 인력에 대해서는 2년간 유예기간을 두지만 금융위가 이행실태를 경영실태에 반영할 정도로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수년 전 금융사들이 효율성 등을 고려, 자체 IT인력 대신 IT계열사나 전문 IT서비스 업체에 통합ITO를 맡기던 추세가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금융뿐 아니라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봇물을 이루고 있는 해킹 사건에 따라, ITO 기업 고객들도 자체 IT인력 보강에 차츰 눈을 돌리는 것도 예측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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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주요 IT서비스 업체의 한 관계자는 회사 전체적으로 볼 때 당장은 큰 타격이라 할 수 없지만, 그동안 '고정 수익원'이라 할 수 있는 부문의 매출 감소에 대해 장기적으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 시행에 따라 매출 저하와 IT인력의 유출 등의 파급효과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위가 공고한 개정안에 대해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등에서 관련사의 의견을 수렴했으며, 특별한 이의가 없다면 9월초 확정 공표될 예정이다.